학 분야와 달리 경영학에서 ‘권위자’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워낙 광범위하고 경계가 모호한 분야이기 때문에 경영학 이론에 대해 공로를 어느 정도 부여하고 인정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과학 분야에서는 노벨상이든 획기적인 발견이든 간에 관련된 발견이나 치료법 또는 해답의 개발에 참여한 개인이나 연구팀의 추적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경영학에서는 권위자를 가려 내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가히 ‘마케팅의 대가’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책자는 다른 마케팅 이론서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이며, 마케팅 담당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해당 분야에서 코틀러는 전설적인 존재로서 경영학 전공자라면 교과서를 통해 그의 이론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미래형마케팅 Kotler on Marketing>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오늘날 같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마케팅을 수행하는 건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고객들의 요구는 보다 다양하고 복잡해졌으며, 동시에 가격에도 더욱 민감해졌다. 이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하길 기대하고,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아무런 거리낌 없이 경쟁사로 전환하곤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들은 예전에 비해 그다지 큰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상품들도 서로 엇비슷하고 가격 측면에서도 타 경쟁사들이 발 빠르게 추격하는 실정이다. 광고료는 비싸진 반면 그 효과는 기대보다 미약하고, 영업 인력을 운영하는 비용도 오르고 있다. 따라서 코틀러는 기업들이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 저서에서 코틀러는 다음 네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1. 어떻게 신규 시장을 발굴하고 수요를 창출할 것인가?

 2. 무조건 신규 고객 확보에 몰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마케팅 기능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수익성 있는 고객을 찾아내고 키울 수 있을 것인가?

 3. 상품, 가격, 유통 및 프로모션 등 마케팅의 4P를 오늘날의 마케팅 환경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4. 마케팅 조직이 복잡해지면서 발생하는 조직적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코틀러는 오늘날 마케팅 조직들이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아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마케팅 강의를 수강한 경영학 전공자들은 아마도 4P이론을 배웠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4P는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될 핵심 마케팅 프레임워크이다. 4P는 코틀러가 만든 신조어로서, 모든 마케팅 전략의 기본이 되는 바이블과 같은 핵심 마케팅이론이다.

 4P 중 첫 번째는 상품(Product)이다. 이 항목에서는 상품의 다양성, 품질, 디자인, 성능, 브랜드, 포장, 규격, 서비스, 보증 기간, 수익률 등을 고려한다. 두 번째는 가격(Price)이다. 표시가격, 할인, 공제, 지불 방법, 기간 및 신용구매 조건 등이 해당된다. 세 번째는 특별 프로모션(Promotion)으로 판매 촉진, 광고, 영업력, 홍보 및 직접 마케팅 등이 포함된다. 네 번째는 유통(Place)으로 채널, 지역적 분포, 유형, 위치, 교통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포괄적이며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위 요소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이어 코틀러는 리눅스(Lexus), 크라이슬러(Chrysler), 엘엘빈(L. L. Bean) 등 4P 중 특정 항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 사례를 통해 이들이 경쟁사로부터 차별화하기 위해 어떻게 핵심역량을 개발하였는지를 보여준다.

 경영을 전공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개념이기보다는 예전에 교과서에서 접했던 이론을 새롭게 정리하고 업데이트하는 정도이겠지만, 몇 년 동안 실무에만 전념하다가 기초적인 마케팅 개념과 이론을 다시 접하는 것도 신선할 것이다.

 경영 비전공자들이 읽기에는 경영학 교과서와 같은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약간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4P와 그 요소들이 어떻게 마케팅 전략의 네 가지 축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얻는다면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근본적인 마케팅이론에 관한 아주 훌륭한 지식을 제공하며, 국내 경영인들이 꼭 읽어 볼 만한 비즈니스 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