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희’란 제목으로 1948년 한국에서 초연돼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팜므파탈 캐릭터의 모태가 된 오페라 ‘카르멘’ ‘별은 빛나건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주옥같은 아리아들과 푸치니의 사실주의 오페라로 현실감이 살아 있는 ‘토스카’ 등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세 편의 오페라가 공연되는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이 6월14부터 열린다.

 마피스 원작·베르디 작곡의 ‘라 트라비아타’, 메리메 원작·비제 작곡의 ‘카르멘’, 빅토리아 사르두 원작·푸치니 작곡의 ‘토스카’. 이들 세 작품은 모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을 표현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여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는 구성상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각각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강하게 살아 숨쉰다.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는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을 떠도는 ‘라보엠’의 ‘미미’와 종종 비교돼 가난한 처녀 출신의 여인이 폐결핵을 앓으면서도 순진한 청년과의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는 애틋한 사랑을 그려낸다.

 카르멘의 ‘카르멘’은 일명 ‘하바네라’로 불리는 아리아를 부르며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야성의 섹시함을 지닌 스페인 집시여인으로 ‘니벨룽겐의 반지’의 아이스 여왕보다 강한 뇌쇄적인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토스카에서의 ‘토스카’ 역시 카르멘만큼이나 도도하며, 18세기말 극장의 배우로 당시 뭇 남성들의 사랑과 스카르피아의 애욕을 뿌리치며 한 사랑을 위해 의연한 죽음을 맞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수많은 오페라 여주인공 중에서도 가장 깊숙이 감춰진 현대 여성의 내면을 보여주는 이들 작품은 동서고금의 수많은 예술 작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 오페라의 대중화 선언

 특히 이번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해외 오페라단 내한 공연이 몇명의 솔리스트와 제작진만으로 무대에 올려졌던 것과는 달리 세계 최정상급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단의 모든 단원과 스태프, 그리고 무대 및 의상까지 그대로 올려져 음악뿐 아니라 종합적인 앙상블을 이뤄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단은 1792년 트랜실바니아 지방의 문화적 중심지인 클루즈 나포카극장이 세워진 이래 루마니아 오페라단 중 가장 오래 된 전통 있는 오페라단이다. 1920년 베르디의 ‘아이다’를 초연한 이래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후궁으로의 탈출’ 등 대표적인 오페라와 오페라떼, 발레 등 200여개의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총 334명의 스태프로 구성돼 있으며, 유럽 최고의 전통을 가진 엄격하고 품위 높은 오페라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번 페스티벌은 클래식 오페라와 대중문화 사이의 두터운 간극과 편견을 무너뜨리는 대중화를 선언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아 왔다.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3600석의 올림픽홀에서 국내 최장기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를 국내 최저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서울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6월30일까지 공연된다. 문의 1544-7920.



 우리춤 스타 Big4 초대전

 초여름 밤 우리춤 속으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김매자, 김말애, 조흥동, 정재만 등

4명의 중진 무용가들이 펼치는 우리춤의 대향연이 초여름 밤을

달군다. 한국 근대 춤의 유파별 춤 빛깔과 향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 무용계의 기획시스템 정착 방법론을 제시해 온 공연기획 MCT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무대다. 스타급 중진 한국 무용가들이 참여해 품격 높은 예술춤을 펼침은 물론 그들의 작가 정신과 예술적 완숙함, 그리고 화사한 춤사위와 격조 높은 우리춤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중진 무용가 4인(김매자, 김말애, 조흥동, 정재만)을 통해 그들의 유파별 춤 빛깔과 향기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무대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들 4인의 무용가는 제각기 50여년 이상 우리춤을 스스로 갈고 닦아 오면서 각자 자신의 활동 영역을 펼치며 전통춤과 신무용, 그리고 민속무용의 소중한 자산들을 바탕으로 창작춤 무대를 통해서도 이미 독특한 작품 발표로 일가를 이룬 베테랑이다.  때문에 이들이 선사할 ‘4인4색’의 다채로운 춤의 경연장에 무용계는 물론 문화예술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근대 춤의 유파별 빛깔과 향기 가득

 ‘꽃신’‘춤본’‘하늘의 눈’‘심청’‘얼음강’ 등의 창작 작업을 통해 프랑스 리옹댄스비엔날레 등 세계적인 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안무자와 춤꾼으로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김매자 춤의 특징은 한국적 전통에 근거하면서도 이를 우리 현실에 맞도록 강한 실험 정신으로 현대화한 것이란 평을 듣고 있다.

 또 어렸을 때부터 춤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김문숙 선생을 거쳐 경희대 무용학부에서 김백봉 선생에게 한국춤을 사사한 김말애 경희대 교수는 당시만 해도 척박했던 여건에서도 좁은 입지를 극복하고 독특한 춤세계를 꿋꿋이 일궈 온 무용가다. 그는 한국무용의 창작적 춤사위와 표현 영역을 확대하며 무용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연스러운 춤사위와 풍부하고 진중한 표정이 잘 드러나는 특징을 지닌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은 기품 있는 외모와 균형 잡힌 체형을 바탕으로 무대에서의 화려함과 함께 남성 춤꾼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한국 무용계의 대표적 무용가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안무 총괄을 맡았던 인간문화재 정재만은 한국 전통춤의 대표적인 벽사춤의 계승자로, 그의 춤은 우아하고 아름다우면서 역동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심오하고 신비로운 화려함의 극치와 함께 격조 높은 품격을 지녔다는 평도 듣는다.

 호암아트홀에서 6월24, 25일 이틀간 공연된다.

 문의 (02)2263-4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