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 젖은 셔츠, 담배 냄새에 찌든 쾌쾌한 냄새, 2% 부족해 보이는 노총각과 절대 견줄 수 없다. 메트로섹슈얼(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남성을 일컫는 용어)의 대표 싱글 박준홍(37) 원장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부과 전문의 박준홍씨는 다방면에서 실력이 출중하다. 탁월한 패션 감각을 지녔을 뿐 아니라, 수준급 요리도 손수 만들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운동실력도 대단하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양한 취미와 문화생활, 쇼핑까지 아주 잘 즐길 줄 아는 그야말로 화려한 싱글이다. 병원에서 만난 그는 첫인상에서부터 깔끔하고 감각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얀 가운 안으로 보이는 붉은색 셔츠가 그를 말해준다.

“붉은색 셔츠 어때요? 잘 어울리지 않나요?”

딱딱하고 과묵한 의사라는 고정관념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많은 사람을 접하는 피부과 의사다보니, 말투도 아주 다정하다. 스스로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꼽았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사람이 왜 싱글일까.

“일과 연애, 결혼에는 모두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 보면 싱글은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사람들은 보통 결혼을 안 하면, ‘뭔가 문제가 있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것에 찬성은 하지만, 저는 문제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일상에 치여 사는 경우가 많아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기 어렵다. 하지만 박 원장은 틈나는 대로 취미생활을 즐기며 살려고 노력한다. 보통 오후 7시나 9시에 퇴근하면 골프 연습장으로 달려간다. 일주일에 한 번은 그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스하키를 한다. 6개월 전부터 하기 시작한 아이스하키는 이제 시합을 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졌다고. 또 친구들과의 간단한 파티를 즐기기도 한단다. 일주일 중에 비번인 화요일에는 그간 하지 못했던 쇼핑을 한다.

“쇼핑하는 걸 좋아해요. 한 번은 밤색구두에 맞는 의상을 사기위해 백화점을 4시간 동안 돌아다닌 적이 있었어요.”

특별한 모임이 있을 땐, 큰 맘 먹고 파티에 입을 셔츠를 구입하기도 한다. 2년 전, 케이블TV에서 싱글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다방면에 능력이 많은 싱글들의 삶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라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었는데 박 원장도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출연하려면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촬영 3개월 전쯤 제가 관심 있어 하던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쿠킹 클래스’에서 요리를 배웠다. 그때 배운 요리 실력은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면 발휘된다. 양식요리에 자신 있다는 그는 수프, 파스타, 메인요리인 스테이크 그리고 디저트인 호두파이까지 척척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스키 마니아인 그는 수준급 실력임을 증명해 주는 배지 1급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다.

“굳이 싱글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에요. 때가 되면 결혼이라는 것을 하겠죠. 싱글이 느끼는 행복보다 커플들이 느끼는 행복이 더 진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만 싱글을 즐기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