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운송을 포함한 물류서비스 선두 업체인 UPS의 한국지사장 정명수(59) 대표이사는 “UPS코리아는 단순한 소화물 운송을 넘어 수출 관련 물품, 정보, 그리고 자본의 흐름을 돕는 종합적인 물류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UPS가 고객의 물품, 정보, 자본의 흐름을 도와주는 것처럼 책은 세상과 자신을 연결시켜 준다고 말한다. 심지어 “책을 읽는다는 건 지식, 정보의 습득이란 측면에서 인간의 숙명”이라고까지 강조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공부만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란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인지 지금도 책을 읽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

 “책 읽을 시간이 없으면 서점에라도 갑니다. 책은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경제·경영서, 그리고 인문서 위주로 선택합니다.”

 정사장은 인문서를 읽는 이유에 대해 “나를 부정할 수 있어서 읽는다. 사고가 정형화되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인문서는 나의 사고를 깨뜨리고 확장시켜 준다. 소설 같은 경우 ‘요즘 사람들’의 사고방식, 라이프스타일을 접할 수 있는 매개체여서 <동인문학상 수상집> 등을 꼭 읽는다”고 설명했다.

 경영서를 읽는 게 경영에 도움이 되느냐란 질문에 정사장은 책이 경영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CEO란 그릇 자체를 견고하게 만들어 준다고 답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개별 회사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적용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겠죠. 그리고 수많은 경영서에 나오는 내용들이 제각각일 것 같지만 핵심은 비슷합니다. 랑그(Langue;잠재적이고 사회적 언어)와 빠롤(Parole;실현적이고 개인적 언어)의 관계처럼 핵심을 다른 단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영서의 경우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시선을 옮기며 키워드를 찾는 방식의 속독을 하는 편인데, <Good To Great> <Bobos in Paradise> 같은 경우는 시간을 두고 곱씹으면서 정독한다. <Bobos in Paradise>의 경우는 1년째 읽고 있다. 2001년에 나온 구간(?)이지만, 정사장 말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류 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이 책처럼 유효한 것은 없다고 한다.

 정명수 사장은 <Good To Great>을 경영의 핵심을 전달하는 최고의 책이라고 말한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UPS의 기업 이념, 경영 철학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People Oriented(사람 위주)’와 ‘윤리 경영’이 바로 그것인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이란다.

 신문의 북섹션, 혹은 1주일에 한두 차례 하는 대형 서점 나들이를 통해 신간 정보를 접한다는 그는 인터뷰가 있기 전날에도 서점에 들러 <먹고, 쏘고, 튄다>란 책을 샀다. 문장 부호 사용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책인데, 채팅과 이메일 등을 통해 우리의 문자언어 역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책을 고른 이유였다.

 ‘웃찾사’를 보며 웃을 줄 아는, 즉 젊은 세대와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정명수 사장은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직원들과 대화할 줄 알고 그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경영의 첫걸음이라는 것이 정사장의 경영철학이었다.



 정명수 대표이사 추천 도서 10

 1 The Fred Factor 우체국 프레드

 (마크 샌번, 랜덤하우스중앙)

 2 Eat, Shoots & Leaves 먹고, 쏘고, 튄다

 (린 트레스, 김영사)

 3 Bobos in Paradise 보보스

 (데이비드 브룩스, 동방미디어)

 4 Preparing for Aging Society 에이지 붐 시대

 (조성남,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5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최순우, 학고재)

 6 2010 대한민국 트렌드(LG경제연구소, 한국경제신문)

 7 10년 후 중국(박한지, 해냄)

 8 Lincoln on Leadership(도널드 필립스, Warner Books)

 9 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김영사)

 10 신념의 마력(CM 브리스톨, 아름다운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