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딱딱하고 일률적인 사각 공간 안에 편안하고 섬세한 감각으로 한국 전통의 이미지를 풀어 놓은 라스베가스 관광청 사장 쏘니아 홍(48세)의 집을 찾았다
스베가스와 네바다주 관광청 한국 대표인 쏘니아 홍의 집은 소박하고 편안하다. 어려서부터의 오랜 외국생활과 그녀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이국적인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한강변에 자리한 그녀의 집은 겉에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막상 집 안으로 들어서면 한국의 여느 집들보다 더욱 한국적인 분위기가 사뭇 남다르게 느껴진다. 한국 전통 가구와 서양식 가구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눈길 끄는 집…. 거실의 중심이 되는 소파와 테이블은 모던 스타일의 서양식 가구로 배치해 놓았고, 사이트 테이블과 소파 맞은편 가구는 한국 전통 가구로 배치해 놓았다. 이처럼 거실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스타일의 가구는 동떨어진 느낌이라기보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믹스&매치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또 하나 거실과 주방 벽면을 메우고 있는 액자 역시 이 집의 인테리어 감각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소품이다.

한국 집들보다 더 한국적인 멋, 그리고 단정하고 예쁘고 소박한 그녀의 집은 그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그녀의 집을 찾는 손님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외국에서 온 손님을 만나는 일이 잦은 쏘니아 홍 사장은 손님들을 주로 집으로 초대하여 손수 만든 음식을 내거나 간단하게 와인 한 잔 대접하기도 한단다. 손님 초대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상다리가 부러져라 음식을 차려두고 손님이 배불리 먹는 것을 미덕으로 삼지만 쏘니아 홍 사장은 그것보다 우선 손님들에게 한국에 대해 보다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은은한 한국의 멋이 느껴지는 그녀의 집은 이 같은 그녀의 생각을 반영하여 꾸민 공간이다. 거실 뿐만 아니라 집 안 곳곳에서 두 가지 스타일의 가구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것은 단지 가구의 디자인뿐만 아니다. 가구와 가구를 연결하는 소품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가구 주변에 그녀가 하나둘 모아 놓은 소박한 소품을 아기자기하게 연출하여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한 것. 거실의 분위기를 바꾸는 스탠드, 계절바다 바뀌는 화분의 꽃, 테이블 위의 작은 소품까지….

가만히 보면 그녀의 일 또한 이 같은 소품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 여행 상품의 개발로 한국과 라스베라스라는 도시를 연결하는…. 공간에 어울리는 멋스런 소품 하나 놓듯이 전문 에이전트 교육을 통해 다리를 놓고, 또한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을 접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그녀가 다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저는 라스베가스와 네바다주만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제가 홍보하는 곳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한 해외 경험은 한국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장려되어야 한다고 봐요. 해마다 네바다 주지사와 각국의 관광청 사장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다보면 중국과 인도의 빠른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그때마다 저 자신부터 좀 더 공부하고 노력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는 맨 파워를 기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해외여행을 제시한다. 자신과, 더 나아가 나라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외 경험을 쌓아 눈과 귀를 넓혀야 한다고. 그녀는 손님맞이를 위해 집을 단장하듯 그녀의 맨 파워를 기르기 위해 자신을 가꾸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