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북극 탐험가 난센을 비롯해 피어리, 아문센, 새클턴 등으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극지탐험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생명을 건 이들의 도전과는 달리 일반인들에게도 극지여행의 길이 열려 외국에서는 이미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위대한 탐험가들처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온갖 시련 끝에 만나는 극지여행은 아니다. 바다를 가르며, 유유자적 이동하는 호화 크루즈에 몸을 맡겨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극지의 위대함을 감상하면 그만이다.
 면적 2600만㎢로 지구의 5%를 차지하는 북극은 전체 면적의 30%만이 육지다. 북극해를 중심으로 스발바르 제도(스피츠베르겐), 그린란드,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그리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 등이 이 육지를 차지하고 있다.

 백야현상으로 온종일 태양이 머리 위를 맴도는 스발바드 제도의 니알슨에는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2002년 세계 일곱 번째로 문을 연 우리나라의 ‘다산과학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북극까지

 사진이나 TV를 통해서만 접해왔던 북극. 그 미지의 땅과 바다. 너무 멀게만 느껴져 차마 꿈조차 꾸지 못했던 그곳을, 이제 크루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북극 크루즈는 1년에 단 한차례만 기회가 주어진다. 총 17일간의 일정으로 올해는 7월8일 코스타 크루즈가 출발한다. 코스타 크루즈는 매년 여름, 북극권을 통과해 노르웨이 북부와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버겐 섬을 돌아보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14박15일간의 북극 크루즈 일정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된다.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크루즈 선박의 첫 기항지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베르겐. ‘피요르드의 수도’라는 별칭을 가진 베르겐은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여름시즌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크루즈 승객들은 위대한 피요르드와 자연의 악조건에서도 험한 산등성이에 삶의 터전을 개척한 노르웨이인들의 자연에 도전해온 역사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크루즈 선박은 게이랑거와 헬리쉴트로 뱃머리를 향한다. 게이랑거는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웅장한 피요르드를 자랑하는 곳이다. 세찬 폭포와 험준한 산맥 그리고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작은 농장들이 경이롭다.   빙하산맥과 그림엽서 같은 마을, 갖가지 폭포와 협곡, 600미터 아래로 떨어져 바다와 만나는 거대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옛 바이킹들의 항구였던 헬리쉴트는 게이랑거보다는 조용하지만 한층 숨 막히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새하얀 거품이 이는 수천 미터의 폭포들과 빙하·호수로 덮여있는 달스니바 산으로의 기항지 관광이 가능하다.

 북극권에 진입해서는 노르웨이 북부의 호닝스바그에 정박하게 된다. 유럽에서 가장 북단에 위치한 노스케이프로 가는 관문이다. 호닝스바그에서 노스케이프까지는 약 34km로, 중간에 툰드라지대와 암석지대를 만나게 된다.  주변의 빈약한 초목들은 5000여 마리의 순록에게 목초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가는 길에 순록을 만날 수도 있다. 5월 중순에서 7월 말까지, 노스케이프의 300m 절벽에서 북극의 바다 위로 보이는 백야현상은 비로소 지구의 끝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베이스캠프 스피츠베르겐

 이제 노르웨이 본토를 지나 북극권에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로 향한다. 스발바르(Svalbard) 제도는 ‘차가운 해변의 땅’이라는 뜻으로, 9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바이킹 시절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개방되었다. 육지의 60%가 연중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지만 160여종의 새를 비롯해 1800여종의 해양 무척추동물과 북극곰, 북극여우, 바다표범 등의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 스피츠베르겐 섬은 스발바르 제도에서 가장 대표적인 섬이며, 북쪽으로 1300km 지점에 북극점이 있다. 80~130년 전 난센 등 많은 북극 탐험대가 이 섬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탐험에 나섰다.

 스피츠베르겐 섬을 항해한 크루즈는 북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막달레나 피요르드를 만난다.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울퉁불퉁한 왁곤웨이 빙하 바로 앞에 펼쳐진 막달레나 피요르드는 환상적인 주변경관으로 스발바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빙하로 꼽힌다. 이어 막달레나 피요르드를 지나 니알슨으로 향한다. 위도 78도의 극한지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최북단 지역중 하나다. 현재 약 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여름에는 전 세계에서 100여명의 연구자들이 프로젝트를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이곳에 바로 다산북극기지가 위치하고 있다.

 백야의 땅 롱이어비엔의 인구는 약 1500명으로 스발바르의 수도이자 스피츠버겐에서 가장 큰 도시다. 광부들이 석탄채취를 위해 정착해왔던 이 도시는 오늘날 가장 큰 북극 과학탐사 중심지로 변모했다. 북극 제비갈매기 둥지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검은 기러기와 긴꼬리 오리, 붉은 깝작도요가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스발바르 제도를 지나 다시 노르웨이 북부의 트롬쇠와 올덴을 거쳐,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북극 크루즈의 대장정을 끝마치게 된다.

 코스타 크루즈의 북극 크루즈 일정은 항공과 호텔을 포함해 총 17일간으로, 인천에서 항공편으로 암스테르담까지 이동한 뒤 암스테르담에서 크루즈에 승선하게 된다. 크루즈 경비는 항공과 호텔을 포함해 오션뷰 객실을 기준으로 779만원이며, 발코니 객실의 경우 839만원이다. 조기 예약시 최대 50만원까지 할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