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de of Africa(아프리카의 자존심)’, ‘The Most Luxurious Train Trip in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기차 여행)’.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을 달리는 로보스(Rovos) 레일투어는 19세기 후반 유럽의 귀족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식민지 여행을 일컫는다. 남아공 내의 독립국가인 스와질랜드의 왕립 골프장에서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상품의 고급성을 짐작할 수 있다. 1년에 단 세 번만 출발하는 VIP들만을 위한 테마여행,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로보스 레일투어는 남아공의 대표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시작된다. 증기기관의 경적소리와 덜커덩 기차 움직이는 소리가 섞이면서 테마여행의 출발을 알린다. 

 로보스 레일은 19세기 말 영국이 점령자인 네덜란드를 몰아내고 완전한 영국의 식민지화를 이룩했을 때 귀족들과 군대가 지나간 발자취를 상품화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과거의 영화에 젖은 유럽, 특히 영국 귀족들에게 이 기차는 타임머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차는 당시의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돼 있다. 모든 객실은 ‘디럭스 스위트’(12평방미터), ‘로얄 스위트’(16평방미터) 두 종류로 식당칸, 다이닝칸, 전망대칸 등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 휴식공간에는 24시간 음료와 주류, 그리고 간단한 스넥 등의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룸서비스는 물론 위스키 및 브랜디도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70여명의 탑승객을 위한 승무원이 무려 40여명에 달하는데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서비스의 질을 짐작할 수 있다. 매일 저녁식사는 갈라 디너로 전식·메인·후식 등의 풀코스가 제공되며 각 테이블마다 담당 웨이터 및 웨이트리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과거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한 인테리어, 미래지향적인 럭셔리한 서비스 등으로 여행객은 VIP로서 최상의 여행을 만끽하게 된다. 

 골프와 사파리가 함께하는 로보스 레일투어의 특징은 크루즈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 있다. 14일 동안 매일 저녁 늦게 목적지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식사 후 골프를 희망하는 여행자와 사파리 관광 및 시내 관광을 희망하는 여행자가 별도의 일정을 진행한 뒤 저녁에 기차로 돌아와 합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공 내 독립국가인 스와질랜드공화국에 도착하면 골프를 선택한 여행객들은 오전 최고급 골프장인 ‘로얄 스와지 선 골프클럽’에서 라운딩을 한다. 이곳의 시설은 다른 골프장에 비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스와질랜드의 국민소득이 남아공의 30분의 1 정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뛰어난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매년 왕이 주최하는 골프대회가 열린다. 스와질랜드는 명목상 입헌군주국이지만 이는 10여년 전 선진국의 눈총을 피한 명목상의 제도일 뿐 아직까지는 절대 왕권이 유지되는 국가다. 그러나 정작 스와질랜드의 왕은 골프를 치지 못한다.

 반면 골프를 선택하지 않은 여행자들은 스와질랜드의 의회 및 시내 관광, 그리고 수제 유리공장을 방문하고 쇼핑을 한다. 그리고 중식 후 골퍼들과 합류해 음카야(Mkaya)에서 사파리를 한다. 



 골프와 사파리가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

 15박16일 동안의 레일투어를 통해 방문하게 되는 대표적인 관광지는 남아공의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와 썬시티, 그리고 케이프타운이다.

프리토리아는 구릉지대로 둘러싸여 있으며 정원과 관목 숲으로 유명하다. 또 각종 기념물과 조각으로 유명한 행정부 건물인 유니온 빌딩과 국립 동물원 정원도 볼 만하다.

 썬시티는 라스베이거스를 방불케 하는 초호화 호텔과 카지노, 각종 오락시설과 세계적인 골프장이 갖춰진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 1991년 태양의 계곡 발견 이후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했다. 4개의 고급호텔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카지노, 온천시설, 골프코스, 각종 회의시설 등이 고루 갖추어져 있어 대형 행사의 개최지가 되기도 한다. 1992년 12월 개장한 로스트 시티는 아프리카의 전설을 바탕으로 건축됐는데, 호텔의 시설과 규모가 초특급으로 전 세계적인 명물이다. 또 그 화려함에 힘입어 미스 월드 선발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관문이라 자처하는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의 의회가 있는 입법부 수도다. 케이프타운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천 년 동안 사냥이나 낚시 등으로 자신들만의 생활터를 가꾸어가던 이곳에 ‘안토니오 데 살다나’라는 백인이 테이블베이를 통해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 후 500여년 동안 건물, 항구가 만들어지는 등 변화를 거듭해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는 도시지만 17세기 이후에는 유럽 열강들의 영토 확장을 위한 각축장이 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소외된 원주민들이 생기고, 흑백 갈등의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 이곳에는 평화가 정착되었다.

 케이프타운에 어둠이 내리고, 거리의 조명들과 함께 테이블마운틴의 조명이 빛을 발하면 아름다운 야경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비단 황홀한 야경뿐만 아니라 낮에는 아담한 단층 건물들이 푸른 녹음과 어우러져 지중해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지중해 기후와 비슷하고 하얀색 집들이 많은 케이프타운은 전 세계의 부호들이 별장을 마련해 일 년에 단 며칠이라도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한정곤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