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창립 당시부터 업계는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던 여행사 넥스투어. 인터넷 기반의 여행사이자 개인여행시대를 연 개척자이기도 하다. 2004년 4월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의 다국적 온라인 여행 포털인 주지(Zuji)로 인수 합병되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창립 이후 매년 80~100%의 성장률을 보여온 넥스투어를 이끌고 있는 홍성원 대표는 여행사 사장답게 미식가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배우 같은 멋진 외모에 털털한 성격을 가진 그와 일본식 퓨전 레스토랑 ‘옌’에서 맛깔 나는 대화를 나누었다.
 옌’은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우연히 식당에 들렀다가 단골이 됐습니다. 전신인 마니 시절부터 드나들어 남경표 사장과도 친하게 지내고요.

 비즈니스 때문에 식사는 주로 외식을 하시겠군요.

 아닙니다. 저는 집에서 먹는 음식을 좋아합니다. 술도 거의 못해서 주중에 별일이 없으면 저녁식사는 집에서 합니다. 어린 시절 20명 정도 되는 대가족이 모여 살았어요. 당연히 밥상에 반찬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때부터 집에서 먹는 한정식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일반 가정에서 먹는 반찬보다는 음식 가짓수가 훨씬 많습니다. 때문에 아내가 4년 정도 요리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집에서는 주로 어떤 음식들을 드시나요. 요즘 유행하는 건강식도 하는지요.

 그런 건 없습니다. 다만 제 몸에 받는 음식과 안 받는 음식이 명확한 편입니다. 인공조미료나 가공식품을 먹으면 몸이 먼저 알고 거부합니다. 숟가락이 저절로 가지 않지요. 미역이나 콩잎 쌈, 톳나물, 고등어나 갈치조림 등을 즐겨먹습니다. 별미로 해삼 창자를 계란 노른자에 풀어서 먹는 음식을 좋아합니다.

 집에서 먹는 음식치고는 독특하군요. 가족들과 외식은 자주 하는 편인가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외식을 합니다. 아내하고 둘이서만 할 때는 전라도 한정식 집 중 잘하는 집을 찾아다니고, 아이들하고 다닐 때는 고깃집을 자주 갑니다. 고기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한 서울 마장동의 ‘대도식당’이나 양재동의 ‘청계산장’이 제 단골집입니다. 하지만 뷔페는 싫어합니다. 음식을 이것저것 섞어 놓은 것이 마음에 안 들거든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 외국에 많이 나갈 텐데 외국에서 먹었던 음식 중 인상 깊었던 게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최근 넥스투어를 인수한 주지(Zuji)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엘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꼭 페퍼크랩을 먹었습니다. 강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머드크랩을 말씀하시는군요. 최근에는 국내에도 소개되지 않았습니까.

 최근 서울 강남 청담동에 전문점이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잘 가지는 않습니다. 본고장에서 먹은 맛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또 기억나는 외국 음식이 있습니까.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차이나타운에서 먹었던 중국 음식이 생각납니다. 생선을 간장에 조려서 밥에 얹어먹던 음식인데, 이름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정말 즐겨 먹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중국 음식을 잘 먹지 않습니다. 한국식 중국 음식은 저한테 잘 맞지 않더군요.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양고기 스테이크도 기억에 남습니다. 양고기는 입에도 못 대던 아내가 여행 내내 먹었을 정도였지요. 국내에서도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내 식당이 양고기를 잘하더군요. 그곳에 가면 꼭 (양고기를) 먹습니다.

 골프를 좋아하시나보죠.

 골프는 물론이고 승마나 패러글라이딩, 스키 등 레포츠를 즐기는 편입니다. 술을 못해서 그런지 레포츠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식당을 고르는 기준이나 정보 같은 것은 어디서 얻습니까.

 식당 정보는 잡지에서 많이 얻습니다. 요즘 TV나 신문에서 추천하는 집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녀보면 실망스러운 경우도 더러 있더군요. 정보의 양은 역시 미디어지만, 질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집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주 가는 식당들을 좀 소개해주시죠.

 외국인들이 국내에 오시면 이곳 ‘옌’을 주로 이용합니다. 그러나 친구들이나 가까운 사람들과는 허름하고 맛있는 집들을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약수동에 있는 닭찜, 막국수가 맛있는 ‘처가집’은 이 집과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최고의 식당입니다. 저만의 식당 리스트가 꽤 있지만 한 곳을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면 많이 가는 편입니다. 이곳저곳 다니죠. 강남의 ‘박서방’이나 선능역 부근의 곱창집 ‘곰바위집’도 생각나는 곳입니다. 남들로부터 결단력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음식 먹을 때만큼은 우유부단해집니다. 세상은 넓고 먹을 음식은 많기 때문이죠.

이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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