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카니발의 등장을 반기는 사람들 중에는 유독 30~40대 남성들이 많다.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량의 안쪽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떨어져서 외관을 살피는 품새에서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진지함이 감지된다.
 7년 전, 기아차를 몰락 직전에서 구한 베스트셀러 카니발이 ‘그랜드 카니발’로 모델 풀 체인지를 하며 다시 태어났다. 프라이드에 이어 기아차의 대표적인 모델인 카니발의 신 모델 출시는 올해 초 정의선 기아차 사장 체제로 전환한 기아차의 넘치는 의욕이 엿보이기도 한다. 성공 여부에 따라 정 사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베스트셀러 ‘카니발’의 출시는 관심을 여러모로 모은다.

 정밀한 표본을 통해 엄격한 설문조사를 한 건 아니지만 이중 구조 라디에이터 그릴, 와이드 범퍼에 삼격형 헤드램프가 어울린 차량 앞모습은 ‘크기에 걸맞은 위용을 갖추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앞모습보다 더 신경 쓰이는 뒷모습 또한 SUV(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의 전형에 충실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판매에 있어 경쟁 차종으로 분류되는 타 회사의 최근 출시 차량들이 디자인 측면에서 ‘지나친 기교’를 부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는 측면도 있다.

 정작 외관보다 마음을 끄는 건 널찍한 실내 공간과 고급스런 시트다.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앞바퀴축과 뒷바퀴축 사이가 3020mm로 국산 경쟁 차종 중 가장 길다. 적어도 내부 공간 크기만큼은 외국의 유명 미니밴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면 과장일까. 기존 카니발 운전자들이 카니발의 장점으로 꼽았던 ‘착용감 좋은 시트’는 한결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문제는 3열 뒷좌석의 협소한 공간. 그랜드 카니발의 등장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11인승 가장 뒷자리의 협소함은 일정 부분 예상되었던 요소다. 4~5세 미만의 아이들이 아닌 이상 뒷자리에서 1시간 이상을 편안하게 달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랜드 카니발이 자랑하는  11인승은 단순히 ‘세금 감면을 위한 장치’라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하다.

 차량 양쪽 옆문이 리모콘, 버튼 조작으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오토 슬라이딩 기능은 그랜드 카니발의 가장 큰 특징. 때론 무리하게 힘을 들여 열고 닫아야 했던 불편함이 크게 신경 쓰였던 사용자들이라면 충분히 호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편의 장치란 생각이다.

 운전석에 올랐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장치는 좌석의 높낮이와 등받이, 헤드 부문을 조절하도록 만들어진 ‘시트 컨트롤러.’ 8개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데 일단 운전자의 적절한 시트 위치를 저장시켜놓으면 다시 탈 때는 자동으로 시트가 그 모양으로 고정된다.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운전석 시트가 뒤로 밀려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국산 승용차에도 이 같은 기능이 포함되는 추세인데 승합차로 미니밴인 그랜드 카니발에도 포함돼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그랜드 카니발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시동 시 덜덜거리는 소리와 주행 시 엔진 소음은 디젤 차의 상징이려니 생각하고 시동을 건다. 예상보다 부드러운 시동음으로 화답한다. 엔진 배출음과 외부 소음 차단에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풋 브레이크로 되어 있는 엔진 브레이크를 풀고 가속기에 힘을 가하자 신중하게 움직인다. 차체의 크기와 중량을 고려한다면 지나친 반응력보다는 신중한 반응이 나을 수도 있겠다.

 가속력은 크게 흠잡을 데 없지만 변속 과정이 매끄럽지 않고 뭉툭하게 걸리는 느낌이 든다. 140km/h까지의 가속은 무난하다. 150km/h로 경사지를 오르는데도 여유가 있다. 회사측이 발표한 그랜드 카니발의 연비는 1리터에 10.2km. 게이지의 하향 속도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느리다.

 11인승으로 제작된 그랜드 카니발은 1종 면허 소지자만 운전이 가능하다. 2종 면허를 가지고 있는 이들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오성택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