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이다. 봄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봄꽃이 가장 먼저일 텐데, 흐드러지게 만개하는 봄꽃을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화려하고, 더러는 현란하기까지 한 봄꽃은 4~5월이 제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3월의 꽃들은 단아하면서도 품위를 갖추고 있다. 동백꽃을 필두로 매화, 산수유, 유채꽃 등이 그것이다.
 | 여수 오동도 동백꽃 |



 오동도까지 동백열차를 타고 들어가 동백꽃 붉은 숲 속을 걷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작은 섬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동백꽃 터널을 드나들며 느끼는 감흥은 잔잔하지만, 새로운 계절에 대한 설렘을 가져다준다.

 오동도란 이름은 옛날에 이 섬에 오동나무가 빽빽하게 자랐기 때문에 붙은 것이라고. 또 멀리서 보면 생김새가 오동잎을 닮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오동도에는 3000여 그루의 동백이 자라고 있는데 3월에 꽃이 피기 시작해 4월까지 온 섬이 붉은 꽃으로 장식된다. 이러한 풍경은 코끼리바위, 거북바위 등의 기암절벽과 동백나무, 후박나무, 산죽과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동도 안에는 1998년 개관한 관광식물원이 있는데 이곳에는 관엽식물, 야자류, 향료식물, 선인장 등 265종의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다.

 3월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동백꽃축제가 열린다.

 문의 061-690-2249(여수시청 관광홍보과)



| 고창 선운사 동백꽃 |



 선운사 동백꽃의 장관을 얘기할 때 흔히 ‘필 때보다 질 때 더 서럽도록 아름답다’고 한다.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의 가사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 나온다.

 천연기념물 제184호인 고창 선운사의 동백 숲은 3000여 그루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수령이 500년을 넘는다. 국내 동백군락지 가운데 가장 늦게(3월 말~4월 말) 피는 덕에 벚꽃, 진달래와 동백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여행지다.

 문의 063-560-2225(고창군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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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동백꽃 여행지



●강진 백련사 | 전남 강진의 백련사 주변에는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룬다. 천연기념물 제151호이기도 한 이곳의 동백꽃은 강진만과 천년고찰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서천 마량리 | 충남 서천 마량리의 동백 숲(천연기념물 제169호)은 수령 500년이 넘은 동백들로 이루어져 있다. 3월부터 4월까지 부챗살 같은 가지마다 붉은 꽃이 피어올라 장관을 이룬다. 3월25일부터 4월8일까지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열린다.(문의 041-950-4224)

●거제 학동 | 거제도 학동의 동백꽃 군락지는 절벽과의 조화가 이색적인 곳이다. 학동 해안을 따라 효자산 아래까지 우거진 동백 숲은 38ha, 3만여 그루로 이루어져 있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 제주 유채꽃 |



 봄이 오면 제주도 전역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은 볼 때마다 장관이다. 제주도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유채꽃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이색적인 돌담길을 끼고 노랗게 이어지는 유채꽃은 제주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성산 일출봉 인근.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에서부터 성산으로 향하는 해안도로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상업적인 재배지가 대부분이어서 유채꽃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으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 산방산과 송악산 일대 역시 유채꽃 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서귀포시에서는 3월25일부터 이틀간 제주유채꽃잔치를 한다.

 문의 064-735-3544(서귀포시 관광진흥과)



 | 구례 산수유꽃 |



 산수유나무는 ‘대학나무’로도 불렸다. 산수유나무 세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이 높았기 때문이다. 10월이면 빨갛게 익는 산수유열매는 주요 한약재로 각종 성인병이나 부인병, 요실금 등에 효과가 좋다.

 ‘산수유 마을’로 불리는 지리산 산동마을은 봄이면 산수유 꽃으로 동네가 온통 노랗게 채색되고, 가을이면 산수유열매를 말리느라 마을이 온통 빨갛게 물든다. 이곳은 전국 산수유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산수유꽃 축제는 지리산온천관광지와 산동마을을 중심으로 3월25일부터 4월2일까지 열린다. 산수유꽃 촬영대회, 고로쇠 약수마시기, 오이 먹기 대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가득하다.

 문의 061-780-2224(구례군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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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의 산수유꽃 여행지



●이천 백사 산수유 마을 | 경기도 이천 백사면 경사리와 도립리 일대에 산수유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도립리는 마을 전체가 산수유 군락지여서 3월 말부터 4월에 이르기까지 온통 노랗게 채색된다. 절정기는 4월10일 전후.

●양평 개군면 | 양평 개군면 내리, 주읍리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 군락지이다. 4월이면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데 산수유묘목 판매전, 산수유 백일장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 광양 매화 |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있는 매화마을은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3월 내내 섬진강변 산기슭을 따라 10만여 평의 재배지에 만개해 있는 매화의 매력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 원래 마을이름이 섬진나루가 있어 섬진마을이었으나 매화와 매실로 유명해지면서 매화마을로 불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산중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제일이다. 매화꽃 사이사이로 푸른 섬진강의 풍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매화가 지고 초여름에 열리는 청매실은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끈다. 매화마을에서는 매년 3월 광양매화문화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3월11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된다.

 문의 061-772-4066(청매실농원)/ 061-797-2731(광양시청 문화홍보과)



 | 제주 왕벚꽃 |



 사계절 내내 축제가 이어지는 축제의 섬 제주도에서도 제주왕벚꽃잔치는 명성이 높다. 봄철이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벚꽃축제가 릴레이처럼 이어지는데, 제주왕벚꽃잔치가 선발주자다. 3월 중순 제주도의 왕벚꽃이 만개했다 하면 곧이어 남부지방에서부터 벚꽃축제가 북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상 저온현상 때문에 벚꽃이 만개하지 않아 축제조직위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문의 064-750-7413~4(제주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