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무자(戊子)년 쥐띠 해다. 2008이란 숫자가 기독교의 그리스도 탄생 년을 기준으로 연도를 표시한 것(AD)이라면, 무자(戊子)는 동양의 전통적인 날짜(시간) 표기 방식인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 연도를 표기한 것이다.

쥐(鼠)는 십이지 동물 가운데 예지와 다산,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띠 동물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8년 2월25일까지 전시하는 <무자(戊子)년 쥐띠 해! 특별전(이하 쥐띠전)>은 쥐의 문화적 의미를 살피고 있다.

쥐띠전은 동양의 시간과 공간을 표기하는 방식으로써의 십간십이지의 역사와 띠 동물이 주는 문화적 상징 등을 ‘십간십이지와 쥐’, ‘쥐와 상징’, ‘생활 속의 쥐’라는 작은 주제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십간십이지와 쥐’에서는 ‘십간십이지’의 역사와 그 안에서 ‘자(子)’가 갖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십간십이지가 시간과 방위를 표기하는 방식이었던 만큼 해시계, 윤도 등 전통적인 시간과 방위를 측정하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띠 동물 전시에 나오지 않았던 <약사불회상도(藥師佛會上圖; 설법하는 약사불탱)>가 전시된다. 약사신앙이 밀교적 성격을 띠게 되면서 약사불의 12대원(大願)과 약사경을 독송하는 신중들을 보호하는 12야차가 십이지와 연관하여 해석된다.

‘쥐와 상징’에서는 예지력의 상징으로서의 쥐가 갖는 의미와 한 해의 풍요를 예측하는 풍습, 또한 사람의 미래를 점치는 것과 같이 쥐라는 동물이 갖는 생태적, 생물적 특징에서 비롯된 여러 상징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생활 속의 쥐’에서는 예지력을 지녔다거나 또는 부지런해서 부자로 산다거나 하는 여러 고전에서 언급되는 쥐의 상징과는 달리 실제 창고의 쌀을 축내는 존재로서의 쥐와 쥐꼬리에서 연상되는 단어 등 실재 우리 생활에서 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999년 기묘(己卯)년 토끼해부터 시작해 매년 연말연시에 십이지와 띠 동물 전시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것은 우리 생활 속에 배어 있는 동양적 생활환경과 문화를 드러낸다는 의미가 있다.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우리를 지금껏 있게 한 역사와 문화적 환경을 되돌아보게 하듯이 상고시대부터 있었던 간지와 띠 동물 역시 동양인의 자연에 대한 생각과 철학에 대해 되짚어 보게 하는 문화 코드라는 생각에서.

①<납석제십이지상-쥐(蠟石制十二支像-鼠[子])>, 신라 제44대 민애왕릉에서 발견된 납석으로 된 십이지상 가운데 쥐상 토우. ②<십이지번-쥐(十二支幡-子像)>, 불법을 수호하는 십이신장 가운데 하나인 쥐(子)신장이다. 절에서 큰 행사를 할 때 각 해당 방위에 걸어 잡귀의 침범을 막는 역할을 하는 불화(佛畵) . ③<일월십이지도(日月十二支圖)>, 천체를 대표하는 해와 달을 그리고 그 주위로 열두 방위에 십이지를 배치하고 있어 십이지를 시간과 호석(護石)이나 석관의 내부 장식. ④민들레 잎을 먹은 쥐 그림(鼠齧花葉), ⑤열매를 갉아 먹고 있는 쥐 그림(鼠齧果實).

쥐와 관련된 이야기들

猫頭懸鈴(묘두현령):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뜻으로, 실행할 수 없는 공론을 이름.

首鼠兩端(수서양단): 쥐가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갈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

鼠月土鷄腸(서두계장): 쥐와 닭의 장이 같다는 말로써 도량이 좁다는 뜻.

梁上君子(양상군자): 들보 위에 숨어있는 도둑, 또는 쥐를 가리킨다.

梧鼠五技(오서오기):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변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도움이 되지 못하다.

▶쥐가 배에서 내리면 폭풍우 조짐이 있다.

(풀이) 배에 살던 쥐가 본능적으 로 폭 풍 우가 예상되면 미리 대피한다는 뜻.

▶쥐띠는 밤에 나면 잘 산다.

(풀이) 쥐는 밤에 먹이를 찾으므로 자생(子生)으로서, 밤에 태어난 사람은 잘 산다는 말이다.

/ 자시(23~01시): 쥐가 제일 열심히 뛰어 다니는 때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풀이) 아무리 비밀히 한 말도 누군가가 듣는다는 뜻으로, 항상

말조심을 하라는 말이다.

▶늙은 쥐가 독 뚫는다.

(풀이) 늙으면 꾀가 많고 의뭉해진다.

▶쥐도 새도 모르게

(풀이) 아무도 모르게 자신만 알게 하라는 말이다.

▶쥐새끼도 밟으면 짹 한다.

(풀이) 북한어-사물의 현상을 판단하는 것이 몹시 근시안적임을 비꼬는 말

▶쥐 포육 장사라

(풀이) 북한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주 좀스러운 짓을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쥐구멍에도 부어 넣으면 들어간다.

(풀이) 북한어-대상과 환경에 따라 알맞은 방법으로 쓰면 할 수 없던 일도 이루어질 수 있다.

▶쥐구멍에 다람쥐가 나온다.

(풀이) 북한어-전혀 생각지 않았던 뜻밖의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쥐도 들 구멍 날 구멍이 있다.

(풀이) 무슨 일을 하든지 질서와 절차가 있어야 하고 나중 일을

생각하고 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딸 먹는 것은 쥐 먹는 것 같다.

(풀이)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딸에게 드는 비용을 합쳐 보면 양이 많다.

▶약은 쥐가 밤눈 어둡다.

(풀이) 남 보기에 약은 것 같으나, 허점이나 약점이 있다.

▶고양이 죽은 데 쥐 눈물만큼.

(풀이) 고양이가 죽었는데 쥐가 무엇이 슬프고 괴로워서 눈물이 나겠는가? 아예 없거나 양이 극히 적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