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조율해 테라피를 실천하는 것

스파, 참 쉽고도 어려운 이야기인 듯하다. 10년 전 ‘스파’ 하면 무작정 온천을 떠올렸고, 5년 전에는 찜질방과 사우나에서 스파라는 용어를 유행처럼 사용했다. 그래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욕조에 꽃 띄울 정도는 생각하고 바디 마사지, 얼굴 훼이셜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은 다행이다.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겠지만 불과 1~2년 전만해도 줄곧 온천, 찜질방, 월풀 등의 단어에서만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그 작고도 큰 변화에 필자는 그저 감동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정작 이 분야에서 경험을 더 해 갈수록 일반인에게 스파가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혹시라도 치장하고 표현이 많아질수록 일반인들에게 복잡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주제가 될 것 같은 조심스러움은 아직 스파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그렇다면 도대체 스파의 범주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정답은 앞에서 언급된 온천, 찜질방, 사우나, 월풀, 아로마 발향기, 마사지, 얼굴 훼이셜 등 모두다. 그만큼 스파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기 위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스파의 기원은 온천이다. 18세기 벨기에 리리에(Lilie)주의 스파우(Spau)라는 마을의 온천수가 유명해지면서 ‘스파’라는 용어가 온천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꼭 온천, 수압 마사지 등만을 스파라고 국한시키지는 않는다.

흔히 들어봤을 법한 오감 테라피는 스파에서 행하고 있는 기본적인 테라피다. 테라피(Therapy)란, 약이나 의술에 의존하지 않는 자연 치유 요법을 말한다. 그 근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월을 따라 거듭 발전해 온 민간요법이다.

지금은 현대인들이 살아오면서 갈망하는 자연으로의 귀화를 위한 다양한 테라피로 발전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테라피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스파이며, 그 테라피를 하는 전문가를 테라피스트(Therapist)라고 한다. 그리고 테라피는 다양한 트리트먼트(Treatment)로 또 다시 세분된다.

일단 스파에 들어서면 은근한 아로마 향의 자극이 있다. 이것이 후각 요법이며, 동시에 릴렉스해지는 음악이 흐르는데 이것이 청각요법이다. 또 다양한 바디 마사지, 수압 마사지, 스톤 마사지 등의 촉각 요법, 독특한 인테리어 또는 칼라테라피의 시각 요법 그리고 건강한 식단에 맞춰지는 스파 퀴진과 스파 드링크 등에 해당하는 미각 요법이 그것이다.

스파란 우리의 오감을 조율해 건강을 찾고자 하는 테라피를 실천하는 것이며, 그러한 스파를 집에서 스스로 실천하는 것을 ‘홈스파’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무엇보다도 스파는 가던 길을 멈추고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작은 여유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스파는 행복하고, 반성하고, 계획하고, 삶에 대해 돌아보며 감사할 수 있는 겸손을 실천할 수 있는 찰나를 선사할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오감의 조율을 스스로 깨고 살고 있는가. 우리의 시각은 컴퓨터 모니터의 노예가 되어가고, 잔업의 가중으로 목과 어깨는 가히 딱딱한 바위와 같아지고,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식물과 꽃 향을 맡아 본지 오래다. 상사의 잔소리 또는 고객의 불평을 음악 삼는 것이 버릇이 됐다. 또 조미료와 카페인, 알코올로 우리의 몸은 꽉꽉 채워지며 실로 우리의 몸은 독소의 컨테이너가 되어 가는지도 모르며 그렇게 살고 있다.

점점 살기 좋아진다고 하는데 우리의 환경과 건강은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 그것은 결국 자연과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소유했던 원래 상태의 환경은 자연의 푸르름, 녹음, 신선함 그 자체였는데 편하게 살기 위한 부작용으로 매연, 오염, 황사, 탁한 공기 등의 상태가 자연스러워진지 오래 됐다.

그 안에서 더 발전하고 더 앞서가기 위해서 치열함이 생활이 된 우리는 목까지 차오르는 스트레스, 압박감에서 달아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자연의 푸르름, 녹음, 신선함이 그대로 있는 산, 들, 바다가 아닐까. 그러나 우리가 언제나 휴가를 떠나고 언제나 달아나버릴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하는 것은 어느 위치에 있든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나 자신을 다스리고 오감의 조율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을까? 내 자신에게 맞는 운동, 명상, 취미 등등이 그 역할을 해주겠지만 이제 가끔 스파라는 걸 한번 해 보면 어떨까? 마음만 먹으면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럭셔리 스파, 리조트 형태의 스파, 메디컬과 함께 치료의 효과가 강조되는 스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찜질방 스파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요즘은 직접 재료를 만들고, 실천하는 홈스파도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편하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파 이용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홈스파는 요즘 열풍처럼 불고 있는 아름다움이 더욱 강조되는 몸짱, 얼짱인 나 자신을 관리하는데 필수 요소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반신욕, 족욕, 마사지, 얼굴 스킨케어, 바디 스크럽(각질 제거), 바디 팩, 홈 스파 드링크 등 그 종류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그 중 다음 호에는 바디 스크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것을 예고하며 이번 호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연인과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초콜릿 홈스파로 연재를 시작한다. 2008년에는 홈스파와 함께 조금 독특하고 재미난 발렌타인데이를 보내보도록 하자는 의도에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가 해피 발렌타인데이를 보내기 바라며….

집에서 즐기는 초콜릿 풋 스파

코코아 또는 초콜릿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을 함으로써 염증을 억제하고 암을 예방한다. 폴리페놀은 코코아 외에도 적포도주, 녹차 등에 들어있는데 노화를 방지하고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초콜릿은 제과·제빵 재료를 파는 곳에서 스틱이나 바 형태로 구입해도 되고 무가당 초콜릿 파우더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구입하기가 번거롭다면 집에서 타서 마시는 코코아 가루로 대체할 수도 있다. 넓은 대야가 있다면 두 사람이 함께 발을 넣고 족욕을 하자. 아니면 욕조에 넉넉히 재료를 준비해 식구들끼리 발장난을 하며 밀린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1. 우유 4~5컵을 따뜻하게 중탕하여 적당량의 초콜릿 파우더, 1티스푼의 바닐라 파우더, 1/3컵의 옥수수 녹말을 넣고 섞어 걸쭉하게 만든다. 이때 초콜릿과 우유만 있어도 상관없다. 재료를 완벽하게 갖출 필요는 없다.

2.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그릇에 담아 녹기를 기다린다.

3. 족욕기 또는 대야에 1번의 재료를 넣는다.

4. 섭씨 38~40도에 맞춰 족욕을 한다. 연인 또는 가족이 함께 발을 담그고 있다면 발과 발을 자연스럽게 터치하며 마사지 효과를 준다.

5. 2번의 아이스크림이 피부에 바르기에 지나치게 차갑지 않을 정도로 녹았으면 적당량을 덜어 서로의 발을 교대로 마사지해준다. 따뜻한 초콜릿과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번갈아가며 사용해 냉온 교차욕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