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목욕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그의 왕비 알영이 동천과 북천에서 각각 목욕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조선시대에는 청결 위주의 대중목욕이 중시돼 6월 보름이 되면 계곡과 냇가에서 목욕과 물맞이를 했고 제례 전에는 반드시 목욕재계하는 관습이 성행했다.

 우리나라 목욕은 몸을 깨끗이 씻어낸다는 목적 외에 미용, 건강 측면 및 종교의식의 일부로 발전해 왔다. 이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큰일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목욕재계(沐浴齋戒)’ 한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꼭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 여러 가지 행사나 의식을 앞두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결심을 다짐하는 하나의 절차가 되어주기도 하는 목욕. 실제로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은 단순히 때를 민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화시키는 경건한 의식까지 포함한다. 몸에 쌓여있는 묵은 때를 벗겨내는 절차는 마치 마음의 묵은 짐까지 벗겨주는 듯 그 조용하고도 정결한 의식으로 나 자신에게 온통 집중하며 하루를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실제로 자바섬의 귀족 아가씨가 시집을 가기 전 일주일 동안 매일 한다는 전통 목욕의식이 있듯 옛날 우리네 여인들은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었다. 창포의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꽂으면 병마를 물리친다는 풍습이 있는 것과 같이 세계 어디를 가나 목욕과 관련된 의식은 그 역사와 문화가 함께 공존한다.

 그렇다면 입욕이든 반신욕이든 그 하나만으로도 정말 묵은 때를 벗겨낼 수 있을까? 그렇게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얼마나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태리타월을 이용해 빡빡 밀어주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는 사실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스파 전문가의 입장이나 실제 생활에서의 개인적 사견으로나 때는 밀지 말 것을 권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노화가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잦은 샤워와 외부의 자극으로 피부는 건조하고 민감해진다. 거기다 거친 타월로 문지르기까지 한다면 피부는 도대체가 당해낼 재간이 없어진다.

 적당량의 각질은 피부를 보호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과도하게 축적돼 있으면 각질층의 수분 유지력이 감소돼 피부가 건조하게 된다. 게다가 묵은 각질은 모공을 막아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바른다고 해도 피부의 수분, 영양 공급을 방해하게 됨으로 각질을 적당히 제거해주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각질을 너무 많이 제거 하는 방법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고 민감하게 만드는데, 그것이 우리가 흔히 하고 있는 때를 미는 방식이다.

 따라서 부드럽게 각질 제거를 해 보습·영양크림이 침투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홈 스파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바디 스크럽’이다. 바디 스크럽은 피부 표면에 쌓여 있는 각질을 제거해 모공을 열어주어 뒤에 따르는 다른 스파 관리나 보습제가 더욱 깊숙이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파에 있어 스크럽은 미립자 형태의 재료를 사용해 각질 제거와 동시에 부드러운 마사지가 시행돼 혈행이 자극되고 전체 순환이 원활해져 몸에 쌓여 있는 정체된 수분과 노폐물이 빠져 나올 수 있는 일차적인 도움을 준다. 스크럽의 재료는 견과류 및 곡물 등을 고운 미립자 형태로 만들어서 얼마든지 취향에 따라 응용할 수 있다. 단 10분정도 스크럽을 이용해 내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과정은 스스로 나를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작은 의식이 될 것이다.

요거트와 율무가루 스크럽

적당량의 곡물을 분쇄기에 따로 갈아놓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필요시마다 로션이나 크림 등에 섞어 손쉽게 스크럽을 할 수 있다. 요즘은 슈퍼마켓에서 고운 가루 형태로 판매되는 쌀, 현미, 율무 등의 분말을 이용하면 좋다. 그중에서도 율무가루와 요거트(떠먹는 요구르트)를 섞어 각질을 제거해주면 보습효과와 더불어 부드러운 스크럽 마사지를 할 수 있다.

요거트 -> 4 티스푼

율무가루 (시중에 판매되는 분말 형태) -> 1~1.5 티스푼


1. 시중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율무가루를 이용한다면 쉽게 각질 제거팩을 만들어 얼굴까지 사용할 수 있다. 요거트와 율무가루를 섞어 작은볼(bowl)에 담아 놓는다. 그리고 몸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스크럽을 실시한다.

2. 전체 스크럽이 마무리 되면, 별도의 바디클렌저를 사용할 필요 없이 물로 헹궈내고 마른 수건으로 닦고, 피부에 물기가 약간 남아있는 상태에서 바디로션을 발라주면 된다.

바디클렌저와 쌀가루 스크럽

어느 종류의 스크럽이든 미립자 형태의 재료만 있다면 본인이 이용하고 있는 바디클렌저와 함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거품이 있는 바디클렌저와 재료를 섞으면 스크럽 마사지가 수월하고, 세정 효과와 각질 제거 효과가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운동 후 땀을 많이 흘렸을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쌀가루 -> 1 티스푼

바디클렌저 -> 적당량


1. 쌀가루와 바디클렌저를 섞어 볼(Bowl)에 담아 놓는다.

2. 적당량의 재료를 손바닥에 덜어 물과 섞어 거품이 나면 부위별로 스크럽을 시작한다. 재료에 물을 첨가해 거품이 나도록 한 뒤 사용해야 부드러운 스크럽 마사지가 가능하다. 먼저 전신에 물을 뿌려 주어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