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센세이션은 젊은이들의 권총 자살뿐 아니라 베르테르가 즐겨 입던 노란색 조끼를 유행시켰다. ‘위대한 개츠비’ 시절엔 개츠비 옷장에 들어 있던 실크 셔츠 하나로 여자들이 숱하게 웃고 또 울었다. 얼마 전부터 한국의 비즈니스맨들 역시 ‘파리의 연인’ 박신양식 와이드 타이를 일찌감치 자신들의 ‘must have’ 아이템으로 쇼핑 목록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비즈니스맨을 위한 슈트는, 어깨가 넓어지고 허리선이 강조된 1980년대 룩의 부활이 주류를 이룬다. 캐주얼하거나 변형된 스타일보다 전통에 충실한 클래식 디자인이 트렌드. 타이는 좌우 너비가 와이드한 것이 선호되고 있지만, 셔츠는 화이트와 그레이, 블루 등 클래식한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보수적인 컬러가 인기다.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단색보다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스트라이프가 이전에 비해 진화된 것도 특징이다. 간격이 아주 미세한 것부터 널찍널찍한 것까지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패턴의 색상도 또렷해졌다. 청색이나 그레이 등 평범한 컬러 외에도 빨강이나 오렌지, 핑크 등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컬러 매치가 감각적으로 조합되어 있다.   

 세련된 트렌드 슈트를 소화해 내려면 버튼 스타일을 고르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 슈트는 쓰리버튼, 투버튼, 더블버튼, 원버튼으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이다. 쓰리버튼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에 맞는 무난한 스타일. 투버튼은 슈트의 기본으로, 다른 디자인에 비해 더욱 클래식하고 포멀한 느낌을 준다. 더블버튼은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즐기고 있다는,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이번 시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이투 버튼. V-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슈트의 깃이 만나는 곳)이 깊이 파이면서도 옷깃 칼라의 너비가 좁아 세련돼 보이며, 몸에 약간 달라붙는 듯한 실루엣이 특징. 때문에 전체적으로 날씬해 보이고 특히 하체가 길어 보이는 의외의 효과를 선물한다.

 마지막으로 슈트를 입었을 때 보다 멋지게 소화하는 가장 기본 노하우는 자신의 체형을 반드시 고려한 스타일을 고르는 것이다. 슈트와 짝을 이루는 셔츠와 타이, 슈즈의 매치 역시 잊어선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극도로 선호하는 블랙 슈즈 대신, 올 가을엔 브라운 컬러나 좀 더 활동적인 로퍼를 신어 보는 것도 고리타분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분 좋은 전환이 될 것이다.



Cooperation Hugo BOSS, EMPORIO ARMANI, 사진 류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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