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름이 지나쳐서 생기는 번들거림은 피부 건강 상태를 무너뜨리는 위협 요소다. 점점 더 이미지가 중요해지는 시대, 지저분한 피부 상태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올 여름 번들거리지 않는 말끔한 얼굴을 자랑하는 담백한 남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날씨가 더워질수록 남자들의 얼굴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번들거리는 피지. 순 우리말로는 ‘개기름’이라고 한다. 농담 삼아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거나 잘 먹어서 기름기가 줄줄 흐른다고도 하지만 파리가 앉았다가 미끄러질 정도로 얼굴이 번들거리는 것은 결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오죽하면 남자들이 스타일을 망치는 원인 중의 하나로 ‘개기름’을 지목하는 광고까지 나왔을까. 이 개기름은 나이가 들어 피부가 좀 당긴다 싶어도 얼굴에 여전히 도는 경우가 많다.

 개기름은 남자들이 느끼는 주요한 피부 고민 중 한 가지다. M&C 리서치가 2004년 12월부터 2005년 4월 사이에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한 ‘남성 화장품 U&A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남성의 15.5%가 얼굴 전체의 번들거림이, 22.8%는 T존(이마와 코를 연결하는 부위, 알파벳 T자와 같은 모양이라 T존이라고 부른다)의 번들거림이 고민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남성의 5분의 1에 달하는 남성들이 최소한 T존의 번들거림을 고민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남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번들거림이 왜 여름에 더 심해지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개기름이 왜 남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기름은 모공을 통해 분비되는 유분으로, 이 개기름이 있기에 피부 수분을 외부에 덜 빼앗기고 외부의 오염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문제는 개기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것. 개기름 분비는 남성 호르몬에 의해 자극되기 때문에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서 더 번들거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신체 활동이 활발할수록 피지 분비량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피부 활동도 활발해지게 되므로 많이 움직이는 더운 여름에는 얼굴이 그만큼 더 심하게 번들거리게 되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개기름의 부작용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은 것이 하나이고, 피부 건강을 해치는 것이 다른 하나인데, 이 두 가지는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개기름이 나오는 양이 많아지면 이를 피부 밖으로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 모공이 커지게 되고, 모공이 커지게 되면 피부결이 거칠어 보이게 된다. 또한 모공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쌓인 개기름은 공기와 접촉하는 끝부분이 까맣게 산화되어 검은 여드름(Blackhead)이 되어 피부를 지저분해 보이게 하며, 때로는 빨긋한 트러블로 발전하기도 한다. 게다가 피부 위에서 번들거리는 개기름은 공기 중의 먼지나 오염물질과 합쳐쳐 피부를 더러워 보이게 하며, 공기와 만난 개기름은 피부 위에서 산화하여 피부 가장 바깥쪽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의 턴오버(Turnover : 오래된 각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새로운 각질이 올라오는 과정)를 저해하여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이에 따라 피부는 탄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건강한 투명함을 잃고 칙칙해 보이게 된다. 각질층이 두꺼워지면 화장품을 발라도 피부 속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가 더욱 나빠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겉은 번들거리면서도 속은 건조한 최악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미관상으로나 건강상으로 좋지 않은 개기름으로 인한 번들거림을 잡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남성 뷰티 전문 북 <Men’s Grooming>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만 잘 지켜도 전문 피부관리 없이 담백한 이미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세안을 자주 해야 한다. 땀과 번들거림으로 얼룩진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피부가 끈적거려 답답한 것은 물론 피부 상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번들거린다 싶으면 세안을 해서 피부에 묻어 있는 개기름과 노폐물을 씻어낸다. 단 세안할 때마다 클렌징 폼을 사용하면 피부에 꼭 필요한 개기름까지 씻어낼 수 있으므로 아침저녁으로는 클렌징 폼을 사용해서 세안하되 낮에는 물로만 세안하도록 한다. 세안할 때의 물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가 좋으며, 마무리는 찬물로 하여 피부에 상쾌함을 주는 동시에 모공을 수렴시키도록 하자.

 둘째, 흔히 기름종이라 불리는 오일 컨트롤 필름(Oil Control Film)이나 피지 컨트롤 에센스 같은 개기름 관리 도구와 제품을 사용한다. 기름종이는 개기름으로 인한 번들거림을 잡는 데 효과적인 간편한 피부관리 도구이다. 피지 컨트롤 에센스는 모공에 작용하여 개기름이 과다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컨트롤하는 동시에 피부 위에서 번들거리는 피지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여름철 번들거리는 남자 피부 관리를 위한 필수품목이다. 기름종이는 필요할 때마다, 피지 컨트롤 에센스는 아침저녁으로 발라준다. 여름에는 끈적임이 싫어서 얼굴에 무엇을 바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남자들이 많은데, 그럴 경우 피부는 오히려 더욱 끈적끈적해지고 피부 속은 건조해지게 되므로 이런 상태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피지 컨트롤 에센스와 같은 아이템을 꼭 챙겨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현재 자신의 피부에 맞는 피부관리 화장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남자들의 경우 계절에 따른 피부의 변화에 둔감하여 일년 내내 같은 제품만을 고집하거나 아니면 여름에는 아예 바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본적인 피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좀더 보습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피부가 번들거리는 여름에는 피지 컨트롤과 수분 공급 위주의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기껏 피부 관리를 위해 사용한 화장품이 피부 번들거림을 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셋째,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해야 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개기름 분비를 촉진하는 원인 중 하나. 따라서 열 받을 일이 많을수록 얼굴이 번들거릴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는 심호흡이나 운동, 혹은 몰입할 수 있는 취미 생활 등을 통해 건강하게 해소해야 피부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