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람에 떨고, 실내외의 기온차로 인한 두통에 시달리고, 하나 더 얹어 업무 스트레스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몸 여기저기가 결리고 쑤신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따뜻한 물이 가득한 욕조와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오일이 있는 향긋한 욕실. 1분1초를 쪼개 써야 할 만큼 바쁜 사람들을 위해 간편하고 효율적인 홈스파를 소개한다.
Style Skin Care





지친 피부를 위한 홈스파




파는 직역하면 ‘온천’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몸과 마음의 가장 편안한 상태를 가리키는 ‘웰빙’을 추구하는 행위의 뜻으로 쓰인다. 굳이 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온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쓰거나 아베다, 아유르베다 등의 제품을 이용한 향기요법, 침술이나 경혈을 이용한 마사지 등이 모두 스파의 범주에 든다. 홈스파는 간단히 말해 뷰티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전용 제품들로 스파 전용 숍에서 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집에서 누리는 것을 말한다.

 홈스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목욕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목욕은 청결을 위해 단순히 씻는 행위가 아니다. 목욕에는 휴식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몸에 쌓여 있는 피로를 풀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목욕이다. 온도 변화가 극심한 겨울에는 몸이 지치기 쉽다. 추위, 자외선, 탁한 공기 등으로 시달린 몸을 릴렉싱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목욕을 즐기는 것이 홈스파의 기본 조건이다.



 정신까지 맑아지는 아로마테라피 목욕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장시간 스키나 스노우보드 등의 레저 활동을 즐기거나, 지나친 난방으로 인해 건조해진 사무실에서 장시간 업무를 보게 되는 겨울철에는 강렬한 태양에 선탠한 것보다도 피부가 훨씬 건조하고 거칠어지기 쉽다. 이렇게 예민하고 거칠어진 피부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묵은 각질을 제거하는 것. 흔히 ‘이태리타월’이라 부르는 때수건으로 때를 밀지만 극도로 건조해진 피부 상태의 경우에는 피부의 유분을 조절하기 위해 필요한 각질까지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피부가 거칠어지기 쉽다. 따라서 스펀지나 부드러운 해면에 젤 성분의 스크럽제를 발라 살살 문질러 주거나 거품 목욕제를 이용해 온몸을 가볍게 마사지하듯 문지르면서 각질을 제거한다. 단, 각질은 몸이 불어 있을 때 잘 제거되므로 반드시 따뜻한 물로 몸을 적셔 주는 것을 잊지 말자.

 적당한 목욕물의 온도는 자신의 몸 상태나 기대하는 효과에 따라 다르다. 피부 미용을 위해서는 39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이 좋고, 슬리밍과 근육 이완의 효과를 위해서는 43~44도 정도의 뜨거운 물이 좋다. 물이 너무 차가우면 신진대사에 안 좋고 너무 뜨거우면 피부가 거칠어진다. 장시간 야외 활동으로 피부가 트고 따끔거리며 가려울 때는 뜨거운 물을 절대 피할 것. 자칫하면 화상으로 번질 수 있다.(겨울철은 여름철에 비해 자외선 강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쌓인 눈에 의한 빛의 반사율이 크기 때문에 여름철 자외선만큼 위험하다. 때문에 스키장 같은 산속 북쪽 기후에서는 바람에 살갗이 타지 않도록 여름철보다 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샤워기로 몸을 적신 다음에는 욕조에 물을 받아 발부터 시작해서 하반신, 상반신으로 차츰 몸을 담그고 5분 정도 그대로 있는다. 목욕할 때는 한 번에 20분 이상 욕조에 몸을 담그지 않도록 한다. 너무 오래 있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탈진하기 쉽다. 욕조에서 쉴 때는 접은 타월이나 찜질 주머니를 베개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식사 후에는 적어도 40분이 지난 뒤에 목욕이나 샤워를 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편안하게 풀어주는 가장 손쉬운 홈스파는 목욕물에 아로마 오일이나 스파용 소금, 구슬 모양의 배스 비즈(bath beads)를 섞어 몸을 담그는 것이다. 욕조에 물이 삼분의 일 정도 찼을 때 수도꼭지 아래로 아로마 오일 두세 방울을 떨어뜨리면 흐르는 물과 함께 제품이 골고루 섞인다.



 목욕 후의 보습과 마사지 

 머리를 맑게 하는 데는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얼굴 마사지가 좋다. 영양 크림이나 마사지 크림에 에센셜 오일을 섞어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바디 용품 전문 브랜드 록시땅의 홍보담당자인 이수정씨는 “지성 피부는 피부 진정 효과가 뛰어난 베르가못 두 방울에 긴장을 풀어주는 제라늄 한 방울, 민감성 피부는 숙면에 좋은 카모마일 두 방울과 근육통을 진정시켜 주는 라벤더 한 방울, 건성 피부는 피부염 치료제로 쓰이는 자스민 두 방울에 알레르기를 진정시키는 로즈 한 방울을 섞어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면 모공이 열리면서 노폐물이 배출되어 피부가 깨끗하고 상쾌해진다”고 타입별 오일 선택법을 제시한다. 피부 속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소금 목욕은 따뜻한 물에 바스 솔트를 두세 스푼 정도 넣고 몸을 충분히 담그면 끝. 입욕이 끝나면 간단하게 온몸을 클렌징해 주어야 하는데 거품 목욕은 클렌징 효과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별도의 클렌징 과정이 필요 없다.

 목욕을 하면 노폐물과 함께 보습인자도 빠져나가므로 목욕 뒤에는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필수. 에스테틱 전문가인 갭플러스의 박선영 원장은 “피부가 아직 촉촉할 때 보디로션이나 오일, 크림 등을 바르는 것이 좋다. ”며 “보습제는 전신에 꼼꼼하게 펴 바르는데, 바르면서 마사지를 동시에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허벅지나 장딴지 같이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 있는 부위는 가볍게 주먹을 쥐고 두드려 주고 팔 안쪽이나 허벅지 안쪽 등 지방이 두껍거나 늘어져 있는 부위는 손가락으로 꼬집듯이 살살 주물러 준다.

 보습제의 보습 작용을 강화하려면 바르기 전에 비타민E 캡슐 한 개를 섞는다. 보습제가 없으면 노화 방지 성분과 비타민을 함유한 맥아 기름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뭐든지 지나치면 금물. 아무리 건강과 피부에 좋다고 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목욕을 하면 피부 보호막이 벗겨져 오히려 피부 손상이 커질 수 있으므로 피한다. 목욕은 매일 샤워를 한다면 한 달에 한두 번,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