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 고혈압, 뇌졸중에 각종 알레르기 질환까지 요즘 현대인들은 각종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웰빙시대라고 몸에 좋은 음식과 각종 건강보조제가 쏟아져 나오지만, 스트레스를 잡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스트레스에 강해져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성개발연구원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뇌심혈관계 및 정신질환을 앓는 여성 근로자가 지난 3~4년 동안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링크(www.joblink.co.kr)는 지난해 직장인 10명 가운데 8명은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381명(남 1천97명, 여 1천284명)을 대상으로 ‘직장 스트레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8.7%(1천674명)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을 앓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질병의 종류로는 불면증이나 불안, 우울 등이 25.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신경성 소화기장애(22.9%), 긴장성 두통이나 기억력 감퇴(19%), 탈모(17.5%), 혈압상승이나 두근거림(9.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대부분이 폭음, 폭식,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스트레스 각종 질병 유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 변화는 처음에 체온 및 혈압이 저하하고, 혈액 농축 등의 쇼크로 이어진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이 약해지면서 결국에는 생체에 여러 가지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스트레스 반응이 오는 것은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근육이나 뇌, 심장에 더 많은 혈액을 보내는 반응 작용이 생겨나고, 더 많은 산소를 얻기 위해 호흡이 빨라진다. 에너지도 더 필요해지므로, 혈액 중에 있는 당이나 지방, 콜레스테롤의 양도 증가한다.

 이런 신체 변화는 만성피로와 두통, 불면증으로 이어지고, 구토나 안면홍조, 가슴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정신적으로는 분노와 좌절감이 심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불안한 심리는 행동으로도 나타나 안절부절 못하며 손톱을 깨물거나, 자신도 모르게 울고,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만성적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체내 세포의 노화에도 작용을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정신의학과 엘리사 에펠 박사팀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일수록 세포 내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더 짧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으로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그 길이가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려 준다. 연구팀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여성 39명과 건강한 자녀를 둔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혈액샘플에서 얻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분석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머니가 그렇지 않은 어머니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짧게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이용하면 능률이 오른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모든 상황을 다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기보다 스트레스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스 대처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뇌조직으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뇌의 산소 공급을 증가시키고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적당한 운동은 체내 염분 배출을 돕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는 탁월한 선택이다. 또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은 뇌조직에 에피네프린(epinephrine, 아드레날린)과 노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호르몬의 분비가 부족할 경우 나타나는데, 운동으로 이들 호르몬 분비의 대처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또 체력이 강해지면 외부자극에 대한 신체 저항력이 강해지므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쉽게 피로해지거나 에너지 소모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반대로 체력 손실이 가중되거나 경쟁적인 운동에서 패배감, 열등감을 경험하게 되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도 있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스트레스 상황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단 조금 더 스트레스를 잘 견디게 해줄 뿐이다.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스트레스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데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를 갖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수첩에 하나씩 적는 것이 좋다. 회사상사 때문에 화가 나서 당장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지만, 그런 감정은 상황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질 않는다는 걸 누구나 안다. 혼자 화내 봐야 해결될 일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의 첫 단계다. 또 화내고 언성을 높이며 분개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와 감정이 증폭돼 감정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다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옆에 다시 적는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이때 스트레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나가려면, 그 순간 자신이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하나씩 배우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자기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배울 것은 있다. 회의에 참석할 사람 수를 정확히 몰라서 브리핑 자료를 넉넉히 준비하지 않아 상사에게 야단을 맞았다면, “그게 내 실수야, 왜 먼저 말해 주지 않아서 나만 골탕먹게 만들어”라며 화만 내지 말고, “다음부터는 내가 먼저 상사에게 회의 참가자 수를 물어 봐야지”라고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명상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가나 기체조, 위파사나 명상법 등 정신의 휴식을 위한 노력은 의외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고 투덜대지만 말고 아침에 일어나 5분 정도라도 눈을 감고 앉아 깊은 호흡만 해도 지속하다 보면 명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없애려면 투덜대며 남의 탓 하는 생활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차근차근 문제 푸는 연습을 해라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연구해 보면 자신에게 눈에 띄는 유능함이 없다고 자각할 때 스스로 위축되기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자기주장이 강하지 못한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더 쉽게 노출된다. 다른 사람의 요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을 때, 적절하게 거절을 하는 것도 능력이다. 자기가 갖고 싶은 유능함, 자기주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싶은 자신감 등은 자기의 노력 없이 다른 누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한꺼번에 욕심내기보다 하나씩 차근차근 성취해 나가려는 자세는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 오늘까지 결산보고서를 다 작성하기, 올해 말까지 몇천만원 모으기 따위의 과도한 욕심과 목표는 스트레스만 높일 뿐이다. 실수했을 때 남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한 관심은 줄여야 한다. 남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높다. 칭찬받거나 야단맞는 것에 너무 들뜨지도, 반대로 기죽을 필요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론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고도원씨는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이 쓴 연설문을 보고 잘 했다거나 못 했다거나 하는 식의 반응이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불면증으로 잠도 못 자고 식욕부진으로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그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새벽마다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시작했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과 좋아하는 글귀를 친한 친구들에게 아침마다 메일로 보내면서 마음의 안정을 취했다. 자신의 글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얻으면서, 그는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었다. 그때 시작한 달리기로 몸은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고도 한다. 스트레스에 당하면 건강을 해치지만 잘 이용하면 더 큰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