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른다는 것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찾는 소중한 일이다. 조직원 한 사람 한사람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그 조직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58)은 증권업계에서 ‘산행 경영 전도사’로 불린다. 환갑을 앞둔 나이임에도 매주 산에 오른다는 김 사장은 경영과 조직을 관리하는 데도 ‘산행’을 이용한다. 여타 CEO들이 경영 성과와 인력 관리를 위해 영업 현장이나 직무실의 서류뭉치 앞에서 씨름하고 있는 동안에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임직원을 데리고 전국 방방곳곳의 산을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5월 현대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 가장 먼저 190여명의 임직원을 데리고 실시했던 ‘불수도북 대장정’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불수도북 대장정’이란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 등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대표적인 명산들을 1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종주하는 것으로,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무모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7월 무더운 날씨에 증시 침체로 직원들의 사기마저 꺾여 있던 터라 무작정 산을 오르다가는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었다.

 “사실 18시간 동안 산행을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불수도북을 완주한 직원들도 있었지만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중도에 하차한 직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주했냐 못했냐’ 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임직원 모두가 ‘무엇을 느꼈느냐’다.”

 김 사장은 불수도북 대장정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결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불수도북을 감행했던 김 사장의 뜻이 이루어진 것.

 “기록을 만들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일이다. 산을 오르면서 임직원들끼리 업무 고충 등 그동안 할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산행의 목표였다.”

 산행을 통해 얻은 조직의 결속력은 현대증권의 영업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현투증권 매각으로 위기를 맞았던 현대증권은 최근 랩어카운트 부문 업계 1위 등 자산관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을유년에도 김 사장의 산행 경영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2005년 새해 들어 부서장급들과 관악산에서 신년 하례회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석 달간 전국 지점 순회 계획을 마련해 지역별 지점 직원들과 근방의 유명한 산을 오르면서 서슴없는 대화의 장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 올랐던 산이 27년이 지나면서 생활의 일부가 된 느낌이다. 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모양새를 바꾸지만 어느 때든 모든 사람을 반긴다”며 심신 수련을 원한다면 등산을 하라고 권유했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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