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을 치켜들어 하늘을 찌른다. 다른 한 손은 허리 위에 두고 몸은 45도 각도로 비튼다. 표정은 자신감 있게 그리고 약간은 거만하게.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존 트라볼타가 보여준 ‘디스코’라는 몸짓은 오스트레일리아 3형제 밴드 비지스의 음악과 함께 1970년대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2007년, 존 트라볼타만큼 열정적인 디스코와 비지스의 음악이 우리에게 다시 찾아왔다.

2007년 뮤지컬계는 대중음악을 뮤지컬에 결합한 ‘팝 뮤지컬’이 휩쓸고 있다. 전설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야기 <올 슉업>, 지난 시대 대중을 사로잡았던 팝그룹 아바를 기리는 <맘마미아>, 비지스의 음악과 디스코라는 문화코드를 내세운 <토요일 밤의 열기>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팝 뮤지컬의 원류(?)는 지난 1998년 런던에서 첫 무대를 가졌던 <토요일 밤의 열기>로부터 시작한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는 존 트라볼타를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탄생한 뮤지컬이다. 대중문화사에 디스코라는 새로운 유행을 전 세계적으로 불러일으킨 상징적인 작품인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가 <그리스> <토미> <에비타> 등 유수의 뮤지컬 영화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RSO의 로버트 스틱우드의 손길을 거쳐 1998년 재탄생 한 작품이 바로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다. <토요일 밤의 열기>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1970년대 한세대를 아우른 ‘비지스’의 음악과 디스코와 함께 라틴댄스, 재즈댄스, 허슬 등의 현란한 춤에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돼 한층 세련되고 화려한 볼거리를 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찔러대며 일사분란하게 디스코를 추는 신이다. 1977년 뉴욕 뒷골목 클럽을 보다 화려하게 옮겨놓은 무대도 이 장면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달콤쌉쌀한 청춘’이라는 테마도 누구나 겪는 혹은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기에 10대에서 60대까지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작품의 장점이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비지스의 음악을 뺀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이 작품에선 그들의 히트곡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 ‘나이트 피버(night fever)’ 등을 라이브 연주로 듣는 즐거움을 준다. 물론 흥겨움 넘치는 비지스의 대표곡들 중에서도 약간은 ‘말랑말랑’한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how deep is your love)’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영화에는 없는 ‘이모탈리티(immotality)’와 ‘퍼스트 앤드 래스트(First & Last)’는 비지스가 이 작품만을 위해 특별히 만든 곡들이니 귀 기울여 들어볼만하다.

이번 <토요일 밤의 열기>는 영국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웨스트엔드 공연 팀 중 최고의 캐스트로 구성된 인터내셔널 투어 팀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탁월한 연기와 춤 솜씨, 음악적 역량으로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아낸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인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의 진수를 한국에 소개할 예정이다.

▶일 시 : 서울 2007년 1월12일 ~3월3일,

         대구 2007년 3월9일 ~ 3월18일

▶장 소 :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대구 오페라하우스

▶문 의 : 1544-1555

유쾌한 늑대와 여우들의 심리전

연극 <달링>


옷을 벗어던진 미녀들, 그 상황을 무마시키려는 남자들의 거짓말. 히트작 <라이어>의 원작 인 <Run for your wife>의 작가 레이 쿠니의 또 다른 작품 <달링>이 국내 초연된다.

바람둥이 이사 톰과 순진한 디자이너 제리, 톰의 정부 스트립 걸 비비안, 그녀의 남편 잭, 잭의 정부 디디, 그리고 톰의 부인까지 모든 주인공들이 모피 코트 하나를 두고 얽히고설키며 충돌한다. 발바닥에 진땀나게 뛰어다니면서 모피코트를 미끼로 여자들을 꾀어보려 거짓말에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남자들과, 이를 얻기 위해 수시로 홀딱 벗고 돌아다니는 미녀들의 발칙한 도발이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펼쳐진다.

1973년 영국에서 초연된 <달링>은 1998년 책으로 출판되었고, 2006년 지금까지도 DVD가 출시될 만큼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수영복 수준으로 노출되는 이 연극에 극단 측은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문구를 달기도 했다.

연출 고유미씨를 비롯해 여성 스태프들이 만든 로맨틱 섹시 코미디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고유미씨는 “달링은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고, 인물들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다”며 “즐거움과 유쾌함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국내 초연작인 만큼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일 시 : 2007년 3월 25일까지

▶장 소 :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문 의 : 문화아이콘 02)762-0810

미술관에서 상상력을 만나다

르네 마그리트 展

상식과 고정관념을 거부했던 르네 마그리트(1898~1967). 그의 작품 세계엔 낮과 밤이 공존하고 새와 식물이 한 몸이 된다. 마그리트의 예술은 우리가 속해 있는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과, 돌, 새, 담배 파이프 등 친숙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되 모순 되거나 대립하는 요소들을 화폭 안에서 결합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지며 철학적인 근거를 가진다. 많은 철학자와 미학자 심지어는 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까지 그의 그림과 씨름하는 이유다.

화가라는 이름 대신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길 원했던 마그리트는 실제로 철학에 조예가 깊었다. 마치 철학자와 같이 끊임없이 존재와 세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그림을 통해 재현하고자 했던 작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 철학적인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르네 마그리트 展'에서는 <붉은 모델> <회귀> <신뢰> 등 유화 대표작 70여 점과 드로잉·판화 50여 점, 사진·희귀 영상 작품·친필 서신 150여 점 등 총 27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과 자료들을 소개한다.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마그리트 재단을 비롯해 뉴욕, 런던 등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과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소장품이 대거 출품됐다. 

▶일 시 : 2007년 4월 1일까지

▶장 소 : 서울시립미술관

▶문 의 : 문화아이콘 02)332-8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