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는 ‘솔롱고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지개가 뜨는 나라’라는 의미가 담긴 말로 바로 한국을 지칭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몽골인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단어다. 지금 몽골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희망한다. 몽골에 거세고 불고 있는 또다른 한류를 엿보았다.

 골을 매년 방문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면 이 나라는 한 해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보면 마치 중국의 상하이를 보는 기분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10년 전 상하이와 지금은 너무나 달라진 것처럼 울란바토르는 도시 전체가 공사중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과의 빠른 교류의 물살이 점차 넓어져 가고 있다.

 울란바토르는 ‘젊은 도시’다. 도시의 인구 대부분이 역동적인 활동을 보이는 10~40대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활기찬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아직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유목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울란바토르에서만큼은 세계의 거대한 흐름을 좇아 부지런히 도시화가 진행중이다. 물론 경제 지표와 전반적인 생활 수준은 아직 우리의 70년대를 연상케 하지만 울란바토르 시가지에서 만난 그들에게서 21세기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한국산 최신형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PC방을 찾아가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것을 보면 적어도 울란바토르는 낙후된 몽골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흔들 만하다.

 ‘사람은 태어나서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있듯이 울란바토르는 전국에서 몰려오는 젊은이들과 학생들로 더욱 젊고 민감해지고 있다. 선조들이 터전을 가꾸고 꿈을 키워왔던 드넓은 대지가 그들에게는 황량한 미래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서였는지 모른다.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는 사람들

 몽골에서 만난 한 대학생이 자신의 일과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한국 휴대전화의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고 한국말이 적혀 있는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죠. 학교 갈 때 ‘서울역행’이란 글씨가 남아 있는 버스를 타고 대학교에서는 한국어 강좌를 들으며 점심시간에는 학교 앞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고요. 그리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놀다가도 한국 드라마가 시작되는 저녁이면 서둘러 집으로 가요. 그리고 잠들기 전에 한국 가요를 듣는 것을 잊지 않아요.”

 이 모든 것이 한국 기자인지를 아는 그가 만들어낸 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많은 몽골 사람들의 입에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결코 허구만은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드라마의 줄거리를 줄줄이 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가수가 부른 노래 한두 가지는 외우고 있을 정도다. 한 사람은 탤런트 배용준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는 젊은 여성을 안다고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다른 나라의 배우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길을 지나가면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도로의 광고판에 자리잡은 한국 여배우들의 사진이다. 그것도 울란바토르의 중심가인 수헤바토르광장 건너편이니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그런가 하면 길가의 미용실 앞에는 김희선의 사진이, 비디오가게 앞에는 한국말로 씌어 있는 비디오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뿐인가. 한국의 중고 차량들이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예 한국과의 수교를 기념하면서 ‘서울의 거리’가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럴 듯한 정자가 거리의 한쪽을 차지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마크가 거리의 가로등에 줄지어 놓여 있다. ‘서울의 거리’ 이외에 ‘남양주 거리’(현재 남양주에는 몽골문화촌이 만들어져 몽골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도 있는데,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지명이 돼버렸다. 이런 풍경을 예로 들자면 끝이 없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커다란 희망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의 정상 외교가 큰 힘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몽골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단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몽골과 한국의 근대사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몽골의 마지막 황제 주치의였던 이태준 선생이다. 1883년 함안에서 태어난 그는 이국땅이었던 몽골에서 활동한 독립투사였으며, 몽골에 인술을 펼친 가슴 따뜻한 의료인이었다. 1921년 2월 당시 러시아백군에 의해 피살되면서 그의 짧지만 아름다운 삶을 마감해야 했다. 그를 기리는 기념공원이 울란바토르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 울란바토르에는 제2의 ‘이태준 선생’들이 곳곳에서 묵묵히 활동을 하고 있다. 연평균 강우량이 230mm밖에 안되는 몽골에서 우물을 파며 도움을 주고 있는 이준화 신부, 고장이 난 가전제품을 고쳐 주기도 하면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가르치는 김성철 목사는 종교를 떠나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가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연세의료원을 비롯한 여러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국 의사들은 박봉과 과중한 업무에도 따뜻한 인술을 펴고 있다. 나누고 베풀 줄 아는 미덕이 커져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몽골인의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고작 1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현재 그들의 꿈은 과거의 대지를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꿈처럼 자라고 있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하자원 부존량이 세계 10위권에 들만큼 잠재된 부국이며 개간할 수 있는 드넓은 땅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값싼 노동력은 그들이 발전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오랫동안 간직되기를 바라며 그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더욱 늘어났으면 한다.





 Plus Information

가는 방법 인천공항에서 몽골의 울란바토르까지 가는 항공편은 몽골항공(MIAT, 02-756-9761)과 대한항공(1588-2001)이 있다. 인천에서 울란바토르까지의 소요 시간은 3시간40분이며 돌아올 때는 3시간 정도 걸린다.



기후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날씨의 변화가 심하고 건조하다. 겨울(10~4월)이 길며 봄, 여름, 가을은 겨우 5개월 정도밖에 안된다. 울란바토르의 경우 겨울에는 보통 영하 섭씨 35~40도, 여름에는 섭씨 25~30도를 나타낸다. 여행을 하기에는 5월부터 9월까지가 적당하다. 이때의 평균 기온은 섭씨 8도 안팎이다.



시차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그러나 여름에는 서머타임이 적용되어 한국과 시차가 나지 않는다.



통화와 환율
화폐 단위는 투그릭이며, 미화 1달러가 1100투그릭 정도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화폐 단위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편리하다. 몽골로 입수되는 외화(현금)와 여행자수표에는 제한이 없다. 외화는 몽골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은행은 전산망화된 지사가 있고 각 호텔에 환전소가 있다. 환전은 호텔보다는 백화점과 은행에 위치한 전문 환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약간 유리하다.



비자
몽골에 입국하고자 할 때 비자는 동부이촌동에 위치한 몽골대사관(02-794-1350)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준비 서류는 여권, 신청서, 사진 1매. 일반적으로 여행사를 통해 비자 발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소요 시간은 3일이며 비자 요금은 단수 비자의 경우 4만5000원, 복수 비자는 5만원이다.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급행으로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있으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숙박
몽골은 언어적인 문제로 개별 여행보다는 여행사가 선정한 호텔에 묵는 게 일반적이다. 울란바토르에서는 칭기즈칸호텔(976-11-313380)과 바양골호텔(976-11-326781), 울란바토르호텔(976-11-320620) 등이 좋은 호텔로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도 호텔들이 많은 편이라 7월 나담 축제 기간을 제외하곤 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가격대는 보통 80~150달러로 성수기에는 좀더 오르기도 한다.



 몽골 추천 관광지

국립공원 테를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국립공원으로 시간 여유가 없는 관광객에겐 필수 코스다. 몽골의 아름다운 자연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 산과 강, 초원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잘 꾸며진 겔 리조트들이 많다.

 

하라호름 칭기즈칸 시대 옛 수도로 지금은 흔적만 볼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로는 420m의 담장과 108개의 불탑 흔적만이 남아 옛 영광을 가늠케 한다. 이곳에 위치한 에르덴죠사원은 몽골, 티벳, 중국의 건축 양식으로 하라호름의 폐허에서 돌을 조달해 1586년에 세워졌고 몽골 불교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2050년에는 울란바토르에서 수도를 하라호름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바양고비 작은 고비사막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모래 둔덕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고비사막으로 여행을 못해 아쉬운 사람이라면 이곳을 방문할 만하다.



고비사막 전 국토의 23%를 차지하는 고비사막은 남고비사막, 중부고비사막, 그레이트, 고비국립공원, 바양고비사막, 바양흥고르사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곳은 남고비사막이다. 울란바토르에서 남고비의 중심지인 달랑자가드까지 항공편으로 90분이 소요된다. 몽골의 전형적인 사막 풍경인 초원과 모래 둔덕 및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관광 코스로는 독수리계곡으로 불리는 욜벨리와 세계 최대의 공룡화석 발견지가 꼽힌다. 여행하다 보면 희귀종인 아르갈리 양, 프로체발스키 말, 아시아 야생 노새, 야생 백트리안 낙타, 눈표범, 아이벡스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리조트는 매년 5월부터 9월말까지 개방된다. 



흡스골호수 몽골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로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무공해 호수다. 몽골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이 호수 주변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엘크, 무스(말코손바닥사슴), 야생사슴 등이 살고 있으며 수정 같은 호수에는 거대한 타이멘(민물연어의 일종)과 각종 어류가 풍부하다. 여름철에는 유람선도 운항하며, 호수 주변에서 승마를 즐기고 현지 유목민 거주지도 방문할 수 있다. 특히 호수를 벗어난 산간 지역에는 순록을 키우고 말 대신 순록을 타고 다니는 자탄족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울란바토르 추천 관광지

간단사원
몽골 라마 불교의 중심 사원으로 거대한 금불상이 있다. 불상 높이는 27m이고 불상을 감싼 금은 무려 150kg이나 된다. 이를 제작하는 데 무려 7년이나 걸렸다. 사원 안에 종교대학이 있어 승려들이 공부중이며, 시민들은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이곳을 방문해 가정의 안녕을 기원한다. 매일 오후에 전통 의식이 재현되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자이산(승전기념탑) 1965년에 세운 2차대전 승전기념탑은 울란바토르 외곽 자이산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 오르면 몽골의 근대사를 표현한 그림이 기념탑에 장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울란바토르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수헤바토르광장 정부 종합청사 앞 광장이기도 한 이곳은 울란바토르의 심장이라 할 수 있다. 만남의 광장이라고 할 만큼 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으며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열린다. 광장 중심에 수헤바토르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자연박물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 화석과 알 등 고대 생물 화석과 여러 가지 광물, 동물 등 2만여점의 박제를 볼 수 있다. 전시실에 거대한 공룡 타르보자울스의 골격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