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이 확산되고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존 영미식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작품이 ‘식상하다’는 평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국내 창작뮤지컬과 프랑스 뮤지컬이다. 2007년 새해의 시작은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첫손에 꼽히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열어보는 건 어떨까. 감칠맛 나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잘 구운 스테이크와 와인 한 잔을 음미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프랑스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음악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대사-노래-대사’ 형태로 극이 전개되는 데 반해 프랑스 뮤지컬은 음악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형태가 많다. 때문에 뮤지컬의 음악적 완성도가 극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악은 샹송을 기본으로 하지만 강한 비트의 록스타일로 편곡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특징은 몬테규가(家)와 캐플릿가(家)의 대립을 보여주는 작품의 첫 곡 ‘베로나’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이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오른 지난 2001년. 한 해를 결산하는 각종 프랑스 음악차트를 대중가요가 아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삽입곡인 ‘사랑한다는 건’과 ‘세상의 왕’이 1, 2위를 휩쓸었다. 현재까지 이 작품을 담은 DVD와 CD는 7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유럽지역 히트 음반에만 주어지는 ‘플래티넘어워드 유럽’을 수상했다. 그만큼 <로미오와 줄리엣>의 백미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자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셰익스피어다. 프랑스인들의 문화적 자존심은 영국 작가의 원작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더 이상 고루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순종적인 줄리엣은 자유롭고 개성이 넘치는 인물로 탈바꿈했고 로렌스 신부는 두 연인의 죽음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방황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또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죽음의 여신’도 등장한다.

무대는 세련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연출하도록 꾸몄다. 예를 들어 붉은색 옷을 입은 몬테규가 사람들이 무대에 오르면 붉은색 조명이 그들을 비춘다. 반대로 캐플릿가를 상징하는 푸른색은 붉은색의 몬테규가와 대비돼 증오와 대립을 암시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랑스 전 지역에서 450회를 공연했고 유럽지역에서 4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대히트작이다. 그럼에도 월드투어는 한국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 공연엔 프랑스 오리지널 제작진과 출연진이 그대로 참가해 해외 공연은 별도의 투어팀으로 꾸리는 여타 해외 뮤지컬과는 차별화된다.

또 프랑스 초연 당시 시원한 가창력과 수려한 외모, 탄탄한 몸매로 여성 관객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로미오, 미 사르그도 한국을 찾게 돼, DVD로 그를 지켜봐왔던 국내 마니아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악감독이자 모든 곡을 작곡한 제라르 프레스귀르빅과 오리지널팀의 연출 안무가 레다 역시 내한해 프랑스 산(産) 그대로의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세상 모든 고민을 잊게 만든다. 그 화려함과 흥겨움에 관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 뮤지컬의 진가는 공연이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설 때야 느낄 수 있다. 귓전에 맴도는 선율과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성의 여운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후자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07년 1월20일부터 2월27일까지.

▶ 문의 : 02)3141-8425

** 미샤 마이스키 첼로 리사이틀

Mischa Maisky Cello Recital in 2007

시적인 감성과 폭풍 같은 격정, 눈부신 기교의 조화!

미샤 마이스키는 윤기 있는 음색이 특징인 첼리스트다. 지나치게 감성과 기교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그의 연주는 훌륭한 성악가의 노래를 연상케 하는 매력을 지녔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흐의 서정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한 연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연주’라는 평을 받으며 바흐 모음곡의 불후의 명반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아름답고 서정적인 바흐를 표현함으로써 바흐 작품의 원류에 취해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미샤 마이스키는 특유의 화려한 무대 의상으로 ‘쇼맨십’이 강한 연주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 이유는 단 하나. 연주하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미샤 마이스키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첼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발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공화국의 수도 리가에서 태어난 미샤 마이스키는 리가의 음악원에서 처음 첼로를 배웠으며, 이후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하며 이 시대 최고의 두 거장에게 모두 가르침을 받은 유일한 첼리스트로 인정받아 왔다.

2003년 협연과 2004년 리사이틀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몰고 왔던 미샤 마이스키는 이번 공연에서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선택하고 후원하는 피아니스트 세르지오 티엠포와 함께 연주한다. 

▶공연일시 및 장소

쪾2007년 1월30일(화) 울산 현대예술관

쪾2007년 2월1일(목)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쪾2007년 2월2일(금) 예술의전당

▶예 매 : 티켓파크 1544-1555 / 티켓링크 1588-7890

**빈 소년 합창단

Vienna Boys Choir 2007 Tour in Korea

신년의 희망과 순수의 중심에서 흐르는 천상의 하모니

500년 이상의 역사와 함께 세계적인 작곡가 슈베르트와 하이든이 활동했으며, 베토벤이 직접 반주를 하고 바그너, 리스트, 요한 스트라우스 등이 자신의 곡을 헌정하기도 했던 세계 최정상의 빈 소년 합창단이 열한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10살에서 14살 사이의 100명이 넘는 단원들이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 부르크너 4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세계를 돌며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3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며 연주여행을 하는 팀은 3개 팀. 나머지 한 팀은 오스트리아에 남아 국내 연주회와 호프부르크성당의 일요 미사에서 합창을 한다.

이번에 내한하는 팀은 하이든 팀. 중세의 교회음악에서부터 오스트리아 민요, 요한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명곡, 영화음악 그리고 최신 팝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대를 초월한 명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빈 소년 합창단은 1498년 이래 비엔나 궁정성당(호프부르크성당과 같은 건가요?)의 매주 미사 때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궁정 합창단으로서 전통을 지키며 미사곡을 불러 빈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1918년 독일 사회민주혁명으로 그 활동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1924년 요제프 슈니트 신부가 재조직해 대중을 위한 콘서트를 시작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공연일시 및 장소

쪾2007년 1월12일(금)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예 매 : 클럽발코니 02)751-9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