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300킬로미터 길이의 산호초 군락, 시시각각 햇살에 따라 변모하는 산호초와 바다 빛깔을 두 눈에 담고 있노라면
수 만 년 동안 자연이 쉼 없이 해온 그 숭고한 작업에 가슴이 먹먹해 오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케언스 Great Barrier Reef



 행에도 유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국내에 여행 자율화가 실시된 이후 1990년대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여행이 붐을 이루었고, 2000년이 넘어서는 이른바 개별 자율 여행이라 하는 독립적인 여행의 형태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관광의 형태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관광지마다 사진을 찍어야 직성이 풀리던 여행에서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떠나는 테마 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 가운데 요즘 서서히 주목받고 있는 것이 에코 투어(Eco Tour)다. 아름다운 자연을 직접 체험하며 지구의 환경과 보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으로, 사실 외국의 경우에는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자연이 말없이 선사하는 대서사시를 감상하며 그 감동을 간직하고자 하는 여행,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차원 높은 여행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케언스는 에코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곳이다. 도시를 중심으로 바다에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대보초(Great Barrier Reef) 지역을 두고 있고, 인접한 내륙지역에는 마찬가지로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때 묻지 않은 열대우림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언스로 향하는 길은 바로 순백의 자연과 만나는 길이며, 그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체험하는 아름다운 여정이다.

 대보초(大堡礁)를 찾아 케언스로 떠나는 여행은 이미 비행기 안에서부터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작은 창문을 통해 보이는 광대한 남태평양의 푸른 물결 속에 줄지어 에메랄드 빛 산호초가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진녹색, 연두, 옅은 파랑…. 인간의 언어로 이 산호초의 빛깔을 온전히 표현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태양의 빛이 닿아 연출되는 이 푸른 조화는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감탄사 뒤에 한동안 말을 잊게 만든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퀸즐랜드 주의 연안을 따라 펼쳐진 2300킬로미터의 대보초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면적만을 비교하자면 영국보다도 넓고, 넓기로 소문난 미국 텍사스 주의 절반 규모에 달한다. 오죽하면 지구 밖에서도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지구 밖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생물체가 바로 대보초이고 보면, 이 살아 있는 예술작품을 만나는 일은 실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보초는 1975년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에 의해 관리 감독되는 국립 해상공원으로 지정된 후 1981년 10월26일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명실 공히 세계 최대의 해상공원이자 세계가 보존해야 할 자연 유산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2900여개의 산호초 군락이 긴 띠를 형성하는 대보초는 해안가에서 가까운 곳은 50킬로미터, 먼 곳은 3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남태평양 해상에 자리하고 있기에, 대보초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헬리콥터나 크루즈 선박들을 이용해야 한다. 시간이 없는 여행객의 경우에는 대보초의 감동을 경험하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해서라도 헬리콥터나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두루 돌아보는 것이 좋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산호초 지역을 돌아보는 리프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저 아름다운 바다 빛깔만을 감상하기에는 그 먼 길이 조금은 허망하고 아쉽기 때문이다. 대보초 곳곳에 자리한 해상 정거장에 도착해서 스노클링이든, 시 워크든, 스쿠버다이빙이든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에메랄드 빛 배경 속에 숨겨두었던 형형색색의 또 다른 세상이 시야를 가득 메우는 환희를 만끽하게 된다.

 1500여종의 열대어, 400여종의 산호, 4000여종의 연체동물, 500여종의 해조류 등을 볼 수 있는 대보초 지역은 분명 터질 것 같은 생명력의 공간이다. 수만 년에 걸쳐 조금씩 쌓아올려 만들었다고 믿겨지지 않는 이 자연의 건조물에 인간은 한없이 작게만 느껴진다. 그 공간에서 인간은 잠시 그 신비로움을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잔잔한 물결에 햇살은 바다 속에서 번들거리고 빛에 따라 산호들은 그 오묘한 빛깔을 드러낸다.

 장담컨대 케언스를 여행하는 동안, 아니 바쁜 일상생활로 돌아온 후에도 눈만 감으면 대보초에서 만난 바다 속 풍경이 절로 떠오르고 그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머니 자궁처럼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그 투명한 물속 세상을, 그리고 그 속에서 누린 모처럼의 원초적 자유로움을.

추천 투어 프로그램



케언스에서 무얼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체험 프로그램 네 가지가 있다. 만일 모든 것을 즐길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높은 순위의 프로그램을 먼저 선택하기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그것도 이 케언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멋진 여행이 완성된다.



1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 속에 빠지다



 케언스 지역의 최고 자랑거리인 대보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바다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바다에 몸을 던져야 비로소 진가를 실감하게 된다. 현재 대보초 지역을 여행하는 크루즈 선박들이 케언스 선착장에서 매일 출발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일정에 맞추어 하루 코스 또는 반일 코스로 진행되는 다양한 크루즈 여행 상품을 택하면 된다. 이 가운데 추천할 만한 것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는 선러버 크루즈와 그린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반나절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러버 크루즈는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2시간 정도 크루징을 한 후 무어 리프에 자리 잡은 폰툰(Pontoon)이라는 해상 정거장에 머물며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게 된다. 스노클링은 크루즈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장비도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물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시 워커(Sea Walker)나 스쿠버다이빙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교육 후에 전문 다이버들의 도움을 받으며 바다 속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무료로 즐기는 반잠수함 투어나 유리바닥 보트를 이용하여 대보초의 아름다움을 손쉽게 구경할 수도 있다. 선상에서 점심을 하게 되며, 케언스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오후 5시30분 정도가 된다.

 날씨가 좋다면 리프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헬기 투어를 추천할 만하다.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모하는 대보초의 아름다운 빛깔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하루 종일 바다에서 즐기기 부담스럽거나 체질적으로 배 멀미가 심하다면 반나절 투어로 진행되는 그린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케언스 선착장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대보초의 섬 가운데 하나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스노클링을 즐기며 바다 속 산호초와 열대어들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하루에 3회 운항하는 크루즈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오전 또는 오후에 섬을 방문할 수 있어 좋다. 대보초를 경험하지 않고 돌아온다면 파리에서 에펠탑을 보지 않고 온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2위 세계 자연 유산인 열대우림 속을 거닐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열대우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보존 가치가 높은 세계 자연 유산이다. 느낌의 강도는 다르지만 에베레스트나 그랜드캐니언과 견주어 그 가치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열대우림 지역인 케언스를 방문한 대부분의 관광객이 꼭 경험한다는 열대우림 투어는 생태 관광의 꽃이라 할 만하다. 이곳을 여행하면서 맛보는 쏠쏠한 재미는 여러 가지 이색적인 탈거리에서 출발한다.

 120만 년 전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뒤덮었던 열대우림이 여전히 울창하게 남아 있는 이 지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스카이레일은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의 케이블카로 장장 7.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연결하는데 운행 시간과 중간 기착지에서 둘러보는 시간만 해도 1시간이 훌쩍 넘는다. 또 다른 관광 교통수단인 시닉 레일웨이(Scenic Railway)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풍광을 구경하는 열차로 폭포와 계곡을 지날 때면 탄성이 절로 날 만큼 흥미롭다. 케언스에서 출발하는 이 열차는 오전 8시와 오전 9시30분에 출발하며 도착지까지는 1시간40분 정도 소요된다.

 열대우림 지역 내에 도착해서 본격적인 관광을 하면서 방문하게 되는 쿠란다(Kuranda)는 오스트레일리아 생태와 민속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관광지. 스카이레일 종착역에서 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이곳을 방문하면 코알라·캥거루와 같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인 애버리진의 공연 관람, 창과 부메랑 던지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쿠란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어는 아미닥 투어. 수륙 양용 차량을 이용하여 열대우림의 늪지대와 계곡을 누비는 투어로, 가이드가 열대우림 지역 내의 나무와 식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정글 내에서의 생존 방법을 흥미롭게 설명해 준다. 한편 쿠란다 나비보호구역은 희귀한 나비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기네스북에 공식적으로 오를 만큼 유명한 곳이다. 나비의 일생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좋은 교육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3위 짜릿하게 만유인력 법칙을 경험하다



 허공에 떠 있는 물체는 아래로 떨어지게 마련. 문제는 속도. 사람이 높은 곳에서 튼튼한 줄이나 낙하산에 의지한 채 자유낙하를 하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한 공포감은 해본 사람만이 말할 자격을 갖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퀸즐랜드 주는 레포츠의 고장이라 할 만큼 자극적인 레포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늘에서 즐기는 대표적인 레포츠로는 스카이다이빙과 열기구 체험. 그 가운데 국내에서는 쉽게 즐기기 어려운 스카이다이빙은 케언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포츠 가운데 하나이다. 스카이다이빙을 전문으로 하는 탠덤 스카이다이브(Tandem Skydive)에서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고도 8000피트에서 1만4000피트까지 비행을 한 후 전문교관과 함께 한 몸이 되어 뛰어내리게 된다. 거의 60초가량 자유낙하를 하다가 낙하산을 펴게 되는데 초보자들은 이때 만감이 교차한다고 한다. 낙하산이 펴지고 난 후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대보초와 케언스의 풍경을 대략 3~4분간 만끽한 후 지상에 도착한다. 열기구 체험은 짜릿한 공포감을 느끼는데 부족함은 있지만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을 가슴에 찬찬히 담기에는 가장 적합한 투어이다. 이른 새벽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는 기구만큼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창공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국내에서 이제는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는 번지 점프 체험도 케언스에서 즐길 수 있다. 50미터 높이의 케언스 번지 타워에 올라서면 열대우림 지역과 대보초 지역의 바다가 펼쳐진다.



4위 아기자기한 케언스를 산책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케언스를 일컬어 ‘레포츠의 수도’라고 한다. 그만큼 다채로운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출발점이자 관문이 바로 케언스인 것이다.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한두 시간 정도 산책하듯이 걸으면 도시의 면모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별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 도시인 만큼 다양한 상점과 이국적인 레스토랑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꼭 방문하기를 추천하는 곳으로는 도심에 자리한 나이트마켓. 값싸고 질 좋은 물건들이 많아 쇼핑하기에 좋은 곳이다. 산책하기 가장 좋은 코스로는 ‘에스플라나데’(Esplanade)로 해안가를 따라 다양한 기념물과 잘 조성된 공원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나이트마켓에서 해변 쪽으로 자리한 곳에는 오픈된 야외 수영장이 있어 케언스 시민은 물론 여행객들도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다. 낮에는 한가롭게 책을 읽거나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케언스 리프 카지노도 한 번은 방문해 볼 만한 곳이다. 슬롯머신을 비롯해 각종 테이블 게임을 할 수 있다. 무리한 배팅만 주의한다면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며 하루 저녁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Plus Information



가는 방법 평소 케언스로 향하는 직항편이 없어 여행하기가 조금은 불편한 곳이었으나 2004년 12월31일부터 2005년 1월18일까지 대한항공에서 한시적으로 주 2회 직항 편을 운항함으로써 손쉽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케언스 여행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비행 시간은 대략 7시간 정도. 이 기회를 놓치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하여 브리즈번이나 시드니에서 경유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거나, 일본을 경유하여 외국 항공기를 이용해야 한다.



비자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여권 소지자를 제외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한국 여행객들은 전자여행허가제도(ETA)를 이용할 수 있어 항공사 또는 여행사에서 손쉽게 관광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별도의 비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후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북쪽에 위치한 케언스는 아열대성 기후로 건기와 우기로 나뉜다. 11월부터는 우기에 속하지만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연중 화창한 여름 날씨라고 봐도 무방하다. 연평균 기온이 25도 안팎이며 1월경에는 30도 수준을 유지한다.



여행 준비물 최대한 간편한 복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강렬한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모자와 선글라스, 선 블록 로션 등은 필수. 승마와 같은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편한 운동화와 긴 바지가 필요하다.



통화와 환율 통화 단위는 오스트레일리아 달러(A$)와 센트(A¢)이다. 2004년 12월 현재 A$1은 817원. 지폐는 5·10·20·50·100달러짜리 5종류가 있고, 동전은 5·10·20·50·100센트짜리와 1·2센트짜리(금색 동전) 7종류가 있다.



여행 상품 하나투어, 모두투어, 한진관광, 롯데관광, SK투어비스, 한화투어몰 등에서 케언스 특별 상품을 5일과 6일 상품 두 가지로 나누어 판매 중이다. 현지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각 여행사나 오스트레일리아퀸즐랜드관광청(02-399-5768)으로 하면 된다.



오상훈 특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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