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자이너(vagina)? 혹시 뜻을 잘 모르겠다면 영어사전을 찾아보자. 낯 뜨겁고 당황스런 이 단어를 당당히 제목으로 내건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한국에 소개된 지 이제 4년이 지났다. 그 사이 이 작품은 어느덧 연극계의 대표적인 히트작으로 자리 잡았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새 주인공 장영남씨(33)를 만나봤다.

솔직히 부담이 많이 돼요. 두 시간 동안 저 혼자서 극을 끌어가야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주연을 맡아왔기 때문이죠.”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시인, 사회운동가인 이브 앤슬러 원작으로 작가가 직접 수백 명의 여성과 만나 성기에 얽힌 경험과 고백을 듣고 이를 토대로 쓴 모놀로그 형식의 일인극이다.

미국에선 위노나 라이더, 수잔 새런든, 우피 골드버그, 케이트 윈슬랫 등의 스타들이 이 작품을 거쳐 갔으며, 한국에선 2001년 초 김지숙, 이경미, 예지원 세 여배우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2001년 11월부터 2004년까지 작품을 일인극으로 이끌어간 배우 서주희는 일약 연극계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9월 말부터 열리는 이번 공연에선 장씨가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서주희 선배의 공연을 봤죠. 그때 느낌요? 공연 내내 버자이너의 한국말 XX가 계속 들리니 웃기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지만 끝나고 나니 왠지 모르게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금기를 깨는 일이기 때문일까요. 왜 운전하다 화날 때 욕 한 번 하면 가슴이 좀 풀리잖아요.”

작은 키에 마른 몸, 큰 눈에 긴 생머리. 장씨는 가냘퍼 보인다. 그 스스로도 “공연이 없을 땐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인 조용한 성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로 연극배우 12년차의 베테랑이다. 영화, 드라마 등을 모두 섭렵한 그는 작품 안에서 여검사, 미친 사람, 게이 왕(王), 바보 등 보통 사람과는 거리가 있는 강렬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강한 역할을 하다보면 저 자신도 모르는 에너지가 생겨요. 내 안의 다른 내가 깨어나죠. 그렇게 ‘미쳐 날뛰다’ 보면 가슴 속이 시원해져 옵니다. 신기하죠?”

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장씨가 이 낯 뜨겁지만 통쾌한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주역에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 대한 금기를 무대 위에서 깨는 즐거움을 맛본 그이기에 말이다.

장씨는 “이번 공연은 선배들의 지난 공연과는 좀 다를 것”이라 말했다. 극의 완성도는 유지하되 좀 더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꾸민다는 설명이다. 그는 10대에서 70대 여성 9명과 사회자 간의 인터뷰로 꾸며진 극에서 “사회자의 역할을 좀 더 코믹하게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또 9개의 에피소드에 하나를 덧붙인다. 이번에 추가된 에피소드는 ‘앵그리 버자이너’다.

“제가 이런 말 한다고 이상하게 생각진 마세요. 극의 대사니까요. XX가 사람이 돼서 말해요. ‘왜 욕을 할 땐 꼭 내 이름을 넣는가’, ‘왜 나를 음식에 비교하는가.’ 제목 그대로 XX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에피소드에요.”

장영남씨는 극장 앞에서 주저하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자들은 이제껏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해요. 저 역시 그랬고요. 남자들은 여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겠죠. 부담 갖지 마세요. 유쾌하고 통쾌하고 사랑스런 연극이니까요.”

 << 재즈 보컬의 여왕 리사 오노 내한공연 >>

잊고 있던 당신의 추억을 두드린다

이름만으로도 옛기억을 몰고 올 비틀즈와 통기타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윌리 넬슨, 애잔함이 묻어나는 영국 민요까지, 잊고 있던 추억이 진한 브라질의 향취로 찾아온다.‘Jambalaya’,‘Take Me Home Country Roads’,‘You Are My Sunshine’,‘Danny Boy’,‘She Wore A Yellow Ribbon’ 등 포크와 컨트리의 명곡으로 제목만 들어도 마음을 설레게 할 추억의 노래가 리사 오노의 편안한 음성과 세련된 음악으로 11월 한국을 방문한다.

영국과 미국의 전통 및 대중음악을 소재로 선택한 새 앨범 <JAMBALAYA·Bossa Americana>의 수록곡으로 엮어질 이번 공연은, 1999년 발매한 Dream 앨범의 미국 스탠더드 곡 중심이 아닌 포크와 컨트리 명곡, 전통 민요 등의 고전적인 영미 음악과 브라질 음악이 문화적인 관점에서 만나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최근 몇 년간 텔레비전 CF나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는 달콤한 여성 보컬의 보사노바 사운드는 십중팔구 리사 오노의 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목소리에, 어학적으로 완벽을 기한 여러 언어의 발음, 세련된 보사노바 리듬 등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며 이제 ‘보사노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된 지 오래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11월1일(수) 오후 8시에 공연한다. 문의 마스트미디어 (02)541-6234

 << 유럽 최고의 스타 지휘자와 젊은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화려한 무대 >>

다니엘 하딩, 라르스 포그트 &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창단하고 다니엘 하딩이 이끌고 있는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가 2006년 10월1일 한국을 방문한다. 1997년 창단돼 마르타 아르헤리치, 막달레나 코체나, 체칠리아 바르톨리, 르노 까프숑 등 수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해온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는 엑상 프로방스, 페라라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등의 상주 오케스트라로도 활동 중이다.

유럽 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휘자 다니엘 하딩은 불과 18세의 나이에 사이먼 래틀에게 발탁돼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데뷔한 이후 아바도의 추천으로 사상 최연소 나이로 베를린 필을 지휘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과 런던 심포니 객원 수석을 맡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스웨덴 라디오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10월1일(일) 공연한다. 문의 크레디아 (02)598-8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