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이다.

소설의 무대가 된 강원도 봉평의 메밀밭.

작은 개울 위에 놓인 섶다리를 건너 메밀꽃밭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소설 속 주인공인 허생원이 된 기분이다.

원두막 아래선 봉숭아물을 들이고 있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웬지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내린 메밀꽃밭에서 남몰래 눈시울을 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