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레스토랑 ‘라 칼라스’를 소개한다. 서울 강남 예술의 전당 앞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모습으로 가득해 이탈리아의 문화적 성향과 특색이 음식 곳곳에 배어있는 곳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오감을 깨우는 이곳에 가보자.
1950년대와 1960년대 세계를 풍미했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기념하는 레스토랑 ‘라 칼라스’.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고, 잔잔한 음악은 이탈리아의 향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목재 건물이라 외양도 이국적인 모습을 풍겨 유럽의 어느 레스토랑에 와 있는 기분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마리아 칼라스의 사진들이 보인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그녀의 것이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기념하는 레스토랑은 성악가 출신 안보현씨(31)가 그녀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마리아 칼라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곳을 열기위해 안씨는 2년간 밀라노, 파리, 뉴욕, 시카고 등을 방문하며 오페라극장 앞 레스토랑에 대한 공부도 했다.

이곳은 18개의 테이블이 놓인 작은 공간이지만 감성적인 면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 작은 울림과 향기까지 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 앞에 있기 때문에 많은 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이 찾는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도 꼭 한번 쯤 들르는 명소가 됐다. 성악가 레오누치와 조수미, 지휘자 정명훈과 금난새, 디터케기, 연출가 리카르도 프리차 등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있다. 그들이 남긴 메모와 친필 사인이 그것이다.

많은 예술인들이 감동한 이곳의 음식은 어떨까. 이탈리아 색채에 푹 빠져있는 동안‘모둠 애피타이저’,‘연어스테이크’, ‘105 디저트’를 차례로 맛봤다.

‘바다가재요리,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홍합찜, 토마토와 생 치즈, 연어, 쇠고기 안심육회인 까르파치오, 참치 육회, 과일, 샐러드’가 커다란 접시에 나오는 ‘모둠애피타이저’는 4인이 먹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풍성하다. 와인과 함께 먹으면 해산물의 맛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어 좋다는 게 이소희 실장의 설명이다. 애피타이저의 데커레이션도 일품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딱 떨어진다. 바다가재의 단백하고 쫄깃한 맛, 신선한 과일과 해산물의 만남이 절묘하게 어울렸고 와인으로 목을 축인 뒤에 먹는 생 치즈의 맛도 그만이다. 다음으로 ‘연어스테이크’. 육질이 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인 연어는 상큼한 레몬크림소스가 생선 비린내를 없애줘 개운하다.

‘105 디저트’는 모차르트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백오연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으로 밤과 호두가 들어간 초콜릿 케이크 위에 뿌려진 달콤한 밤크림이 인상적이다. 밤크림에 그려진 다섯 줄무늬가 오선을 상징한다는 뜻도 담겨있어 먹는 재미를 더한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의 도시를 다녀오고 싶은 분들에게 ‘감히’ 이곳을 추천한다. 모둠 애피타이저 3만 5000원, 연어스테이크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