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How to Wear 



 전의 니트(Knit)는 화려함보다 무채색을, 다양함보다는 심플함을 좋아했다. 그래서 니트는 가장 정형적인 아이템 중 하나로 손꼽혔다. 게다가 남자의 니트는 스타일이나 디자인보다 보온이라는 실용적 측면이 확실히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니트의 트렌드는 실용성과 미감이라는 두 요소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제휴를 맺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겠다.

일단 보온이라는 실용성을 따져보면 소재가 고급스러워진 것이 눈에 띈다. 예전 남자들의 니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소재는 아크릴이었지만, 요즘엔 여성용 니트에 주로 사용하는 소재, 예를 들면 울이나 캐시미어가 남자 니트에도 그대로 즐겨 쓰이고 있다. 소재가 다소 얇아져 가볍고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입었을 때 더욱 포근함이 느껴진다.

 컬러적인 측면을 살펴봤을 땐, 무채색이 주류였던 니트에 컬러감이 생동감 있게 반영된 것이 핵심. 최근 꽃미남 열풍이 패션에도 무지막지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런 영향 때문에 니트 역시 컬러풀해지고 젠더리스해진 디자인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색상은 블랙이나 그레이 등을 탈피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대신 그 자리엔 파스텔 톤과 과감한 프린트가 새롭게 진입했다.

 무엇보다 니트라면 넉넉한 사이즈로 입어야 한다는 편견에서 탈피해야 진정한 트렌드 세터가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요즘 니트는 몸에 딱 맞게 디자인되어 옷의 여분 없이 피트되게 입는 것이 멋스럽다. 특히 입었을 때 허리 라인이 타이트하게 느껴질 정도로 바디 라인이 중요시되고 있다.

 캐시미어나 울 등 소재가 고급스러워진 것과 발을 맞추어 디자인도 럭셔리해졌다. 예전 상류층의 ‘아이비(Ivy) 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최근 최전방 트렌드. 니트를 입었을 때 좀 더 럭셔리해 보이고 또 캐주얼해 보이는 두 가지 장점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

 30·40대뿐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니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평상복뿐 아니라 위크엔드 룩의 추가적 성격이 부가되었기 때문이다. 앞이 트인 지프업 카디건과 감각적 컬러의 니트는 레저 룩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마지막으로 니트는 여자의 관능을 자극한다. 니트를 입은 남자는 자신이 원래 가지지 못했던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니트라는 아이템을 빌려 새롭게 창출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드러난 따뜻함은 여자들의 닫힌 열망을 활짝 열어젖힌다. 다이어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약속들 중에서 그녀와의 데이트 날짜에 맞춰 니트 스케줄을 짜보는 것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