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붙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 광고 현수막.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뉴스1
도로에 붙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 광고 현수막.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뉴스1

기회를 동반한 또 다른 위기의 시작
R의 공포가 온다
김효신│트러스트북스│2만원│396쪽│7월 11일 발행

7월 27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했다. 6월 15일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지 약 한 달여 만에 두 번째로 가파르게 금리를 올린 것이다. 연준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6월의 자이언트 스텝도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27년 7개월 만이었다.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고는 하나, 연준의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CNN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을 꺾으려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지만, 이로 인해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0.7% 하락하고, 실업률은 5% 상승하는 등 경기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경제 위기는 연쇄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민간 기업을 거친 금융위원회 과장인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공식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지 않은, 그 직전 단계로 규정했다. 그는 방대한 자료와 현장 경험을 통해 한국 경제는 그동안 총 8번의 경제 위기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1950년대 6·25전쟁으로 인한 위기, 1959~61년 4·19혁명과 5·16군사 쿠데타 등 정치적 격변에 의한 위기, 1972년 닉슨 쇼크, 1980년 제2차 석유 파동, 1989~92년 6·29선언 후 사회 욕구 분출로 인한 위기,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위기 등이다.

이 가운데 6·25전쟁과 1960년 초 정치적 격변기를 제외한 6번의 경제 위기는 모두 부동산 가격 폭등이 문제였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현재도 같은 문제가 불거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오면 심각한 자산 가격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만약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면 그 파장은 얼마나 클까. 이 책엔 세 가지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첫째, 1997년 IMF에 준하는 상황으로, 금융 회사의 파산과 도산이 이어지고, 실업률이 급격히 치솟는 최악의 위기다. 둘째,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저성장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 상승) 형태의 경기 침체다. 셋째,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서서히 경제가 회복되는, 가장 타격이 작고 바람직한 상황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최악의 결과에 맞닥뜨릴 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비록 지금은 위기 상황이지만, 저자는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기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침체나 위기는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반복해서 일어나는 경제 현상이며, 그 주기는 약 10년”이라고 설명한다. 바닥을 치면 올라올 때가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는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 단계로서, 부채·자산을 조정하고, 비효율을 개선하며, 교육·연구개발(R&D)·투자 등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도약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선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부채를 줄이고, 위험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현금 보유를 늘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마련한 안전자산이 추후 경제가 확장기로 전환되면 가치가 하락한 자산을 재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리스크 관리를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눈여겨보면 좋을 책이다.


국내 최초 우주 기업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
쎄트렉아이 러시
박성동, 이강환│위즈덤하우스│1만6000원│212쪽│8월 11일 발행

국내 최초 우주산업 분야 상장회사인 쎄트렉아이의 성공 스토리. ‘국내 최초’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진 딥테크 스타트업의 모든 비결을 담았다. 우리별 1호 연구진의 회사 설립부터 상장과 투자 유치에 이르기까지 기술 기반 창업의 실전 노하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우주 사업 창업자 박성동과 천문학자 이강환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사례도 재미를 더한다.


경험을 설계하고, 트렌드를 만드는 힘
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
정희선│미래의창│1만7000원│320쪽│7월 29일 발행

팬데믹 시대에 ‘공간’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재택근무, 원격 근무 등이 일반화되면서 공간에 대한 기존 관념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공간의 개념·역할 변화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뿐 아니라 산업 전반과 소비의 지형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변화의 시작점으로서 공간을 분석하고, 공간에 대한 참신한 시각을 제시한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필승 경영의 기술
사장을 위한 마지막 경영 수업
아사쿠라 유스케│김수빈 옮김│더퀘스트│1만9000원│336쪽│8월 1일 발행

스탠퍼드대 경제연구원, 맥킨지 경영컨설턴트, 스타트업 창업가 등 경영 전문가로 활동했던 저자는 자기 경험과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위기에 봉착한 기업들이 어떻게 재무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을 이뤄냈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전 세계 1% 리더만이 아는, 미래를 경영하는 법을 배우다 보면 위기를 극복하고 V 자 성장을 이룩하는 방법을 깨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대체하려는 중국의 대전략
롱 게임
러쉬 도시│박민희, 황준범 옮김│생각의힘│2만7000원│632쪽│8월 5일 발행

아시아 안보를 연구하는 학자이자,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인 저자는 중국 공산당과 중앙 정부의 권위 있는 문서, 고위 관리들의 연설과 회고록, 유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대체하기 위해 어떻게 100년간 ‘긴 게임’을 이어왔는지 보여준다. 출간 당시부터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국제적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책이다.


‘칼의 노래’ 저자 김훈이 돌아왔다
하얼빈
김훈│문학동네│1만6000원│308쪽│8월 3일 발행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작가들의 작가’라고 일컬어지는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작품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한 생애를 소설로 쓰려고 구상했고, 그가 뿜어낸 강렬한 에너지를 글로 감당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집필했다. 이 책은 작가가 장시간 치열하고 절박하게 써 내려간 결과물이다.


이자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시간의 가격: 이자에 대한 진짜 이야기
(The Price of Time: The Real Story of Interest)
에드워드 챈슬러│애틀랜틱 월간 프레스│25.2달러│401쪽│8월 16일 발행

대출은 과거부터 존재했고, 대출엔 항상 이자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관행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항상 너그러웠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고대 고리대금과 사채업에서부터 시작된 이자가 자본주의를 거치면서 자본을 거래하는 데 따른 보상으로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재미 있으면서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