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저자는 뉴욕 같은 거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을 오가는 대중교통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뉴욕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저자는 뉴욕 같은 거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을 오가는 대중교통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리처드 플로리다|안종희 옮김|매경출판
1만8000원|392쪽|2018년 6월 29일

2002년 세계적인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는 ‘창조적 계급의 부상(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이라는 책에서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재(창조계급)만 잘 유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광역 전철망을 구축하고 도시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식의 도시 개발 공약을 내놓지만, 이는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낡은 유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이제 값싼 땅, 값싼 노동력 대신 인재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17년, 그는 ‘새로운 도시의 위기(The New Urban Crisis, 한국에서는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라는 제목으로 2018년 출간)’라는 책에서 뉴욕이나 런던 같은 거대 도시의 살인 물가, 빈부 격차 등의 문제를 나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교통 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구축해 사람들이 도심 내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이 덕에 생산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가 구닥다리 유물이라고 했던 그 인프라를 거대 도시 문제의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지난해 여름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책을 들고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 들어갔다. 한 달간 ‘강북살이’를 체험하면서 강남과 강북이 균형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었다. 그가 강북살이 후 내놓은 ‘강남·북 지역균형발전 정책 구상’에는 경전철 등을 통해 강북권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곤돌라나 모노레일 등을 통해 비탈길을 편리하게 오를 수 있는 새 교통수단도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플로리다 교수가 15년 만에 자신의 주장을 뒤집은 것처럼, 교통 인프라 구축이 실제로 거대 도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7장 ‘모자이크 대도시권’에서 말했듯이 그가 창조계급이라 말하는 인재들은 서로 인접한 지역에 머물며 모여 사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서비스·노동 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도심 내에서 떨어져 사는 두 계층은 소득이나 교육에서도 뚜렷하게 차이를 보였다. 창조계급 다수가 몰려 사는 지역은 훨씬 더 부유했고 학력이 높았다. 이런 도심 내 불평등한 계층 구조가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한다고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은 일차원적 접근일 수도 있다.


미국 거대 도시의 불균형 해부

책은 도시 문제 해법보다는 거대 도시 문제의 현실을 매우 세밀하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뉴욕, 보스턴, 워싱턴 같은 거대 도시 40곳에 거주하는 인구가 세계 인구의 18%다. 이 18%가 세계 경제 생산량의 3분의 2를 담당하고 있다. 사람이 몰리다 보니 주택 가격도 하늘을 찌른다. 플로리다 교수 연구팀이 온라인 부동산 회사 질로(Zillow)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의 1만1000개 우편구역 중 단 160개 구역만이 전체 주택의 평균값 이상이었다. 그리고 160개 구역 중 무려 80%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에 속해 있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주변 정보기술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살인적인 물가, 소득 양극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거대 도시와 다른 도시 간 차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거대 도시 내에서도 계층 간 불평등이 얼마나 심화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모두가 꿈꾸는 아마존이 되려면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위르겐 메페르트·아난드 스와미나탄|고영태 옮김|청림출판
1만8000원|368쪽|2018년 12월 6일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미국 온라인 소비의 40%를 장악한 유통 공룡으로 몸집을 불렸다. 아마존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제약·금융·미디어 등 다른 산업 분야로까지 진출해 영향력을 과시하게 된 것은 그동안 꾸준히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기술 개발 덕분이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서 기업들의 디지털화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저자들은 “기업가들은 기술력, 고객 충성도와 같이 회사가 가진 자산 중 내세울 만한 강점을 찾아내 디지털과 접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책은 자동차·유통·금융·의료·전력 등 9개 사업 영역별 미래를 예측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 내용이 흥미롭다. 맥킨지는 이 산업에서 창출될 디지털 서비스 규모가 현재 300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 1조500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봤다.

책은 디지털화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우리가 잘 알 법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다소 새롭지 않은 주제를 다룬 책임에도 쉽게 읽히는 이유다. 디지털화에 관심은 많지만, 무작정 실행만 하려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다.


뇌과학자의 뇌가 멈춰버린 생생한 순간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 볼트 테일러|장호연 옮김|윌북
1만3800원|210쪽|2019년 1월 10일

평생 뇌에 대해 연구해온 하버드대 뇌과학자에게 어느날 중증 뇌졸중이 찾아왔다. 오른쪽 팔이 마비돼 쓰러지는 순간 그의 머리에 스친 생각. ‘뇌졸중이야. 이거 멋진데!’

저자는 이 경험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뇌과학자로서 그가 뇌졸중을 겪으며 자신이 느낀 것, 경험한 것들을 써내려간 것이다. ‘타임’은 이 책을 ‘뇌에 대한 가장 과학적이고 경이로운 기록물’이라고 평가했다.

작가가 뇌졸중이 발병한 날의 상황을 시시각각 풀어낸 부분이 인상깊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침, 잠에서 깬 그는 안구 뒤를 누군가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느꼈고, 그 뒤로 몸 상태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뇌졸중임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심지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애를 쓰다가 병원에 가게 되기까지의 신체·정신적 변화상을 묘사하는 데 책의 4분의 1을 할애했다. 외부 자극에 대한 감각이 희미해지면서 낯선 고립감이 찾아오고, 집중하려고 애쓸수록 생각이 휙휙 지나가 버리다가 몸이 액체처럼 흐물거리게 됐다는 등의 생생한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증상을 체험할 수 있다.


反트럼프 장사인가 진실의 파수꾼인가
진실의 상인들
질 에이브람슨|사이먼 앤드 슈스터
19.49달러|544쪽|2019년 2월 5일 예정

출간도 되기 전에 논란의 중심에 선 책이다. 뉴욕타임스(NYT) 편집국장 출신의 질 에이브람슨의 회고록인데,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가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 것이 문제가 됐다. 저자는 2011~2014년 사상 최초의 NYT 여성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저자는 “NYT에서 디지털 업무를 맡은 젊은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침없이 공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그는 “여기엔 ‘상업적 동기’가 있다”며 “트럼프 취임 첫 6개월 동안 NYT의 온라인 구독자가 60만 명 늘었던 게 비판 기사를 더 부추겼다”고 했다. 보도 직후 트럼프도 트위터에 “에이브람슨의 말이 100% 맞다. NYT가 쓴 기사 대부분이 끔찍하고 부정직하다”고 동조했다. 몇몇 언론들도 폭스뉴스 보도를 토대로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내며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에이브람슨은 AP 등에 “책 내용을 왜곡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NYT, CNN 등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는 트럼프가 이번에는 NYT를 역이용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다음 달 출간될 책에서 저자와 폭스뉴스 간 공방의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면 어떨까?

장우정·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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