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존테스의 ‘ZT310X’는 중국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풍부한 힘과 안정적인 하체가 매력적이며, 중량이 가벼워 다루는 데도 큰 부담이 없다. 사진 양현용
중국 존테스의 ‘ZT310X’는 중국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풍부한 힘과 안정적인 하체가 매력적이며, 중량이 가벼워 다루는 데도 큰 부담이 없다. 사진 양현용

“중국산 모터바이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십중팔구는 부정적인 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시승한 존테스의 ‘ZT310X’는 이런 편견을 깰 만큼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손놓았던 사이 중국은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 모터바이크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못했다. 과거 한국에 판매됐던 저질 스쿠터와 모터바이크가 만든 인식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당시 저질 제품들이 생겨난 원인은 한국에도 일정 부분 있었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중국 공장에 넣었던 건 한국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국에서 중국산 모터바이크는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프로젝션 램프와 LED 램프가 어우러져 앞모습은 로봇의 얼굴 같은 느낌이 든다. 사진 양현용
프로젝션 램프와 LED 램프가 어우러져 앞모습은 로봇의 얼굴 같은 느낌이 든다. 사진 양현용

전체적인 마감 기대 이상

존테스라는 브랜드의 모회사는 광둥 타요 모터사이클이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쿼터급 시장에 적합한 ‘310시리즈’가 대표 진용이다. 쿼터급은 배기량이 1000㏄의 4분의 1로, 250~300㏄급 중형 바이크를 말한다.

ZT310X는 자연스럽게 상체가 세워진 업라이트 포지션에 페어링(헤드라이트와 붙은 카울)과 꽤 큼직한 바람막이 창을 갖췄다. 포장도로용이며 17인치 휠 사양을 가진 스포츠 투어링 모델이다. 디자인은 공격적이고 날카롭다. 특히 앞모습은 프로젝션 램프와 발광다이오드(LED) 보조 램프가 어우러져 마치 로봇의 얼굴 같은 느낌이다.

독창성과 디테일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그래도 전체적인 마감은 기대 이상이라, 아쉬운 부분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소재 면에서 철보다는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해 가볍고 부식에 강하게 만든 점이 마음에 든다. 현재 상태에서 좀 더 세련된 페인팅과 데칼로 꾸민다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확대된 전면과 큼직해 보이는 디자인 덕분에 미들급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을 만큼 당당한 외모를 가졌다. 하지만 시트에 앉으면 콤팩트한 차량의 실제 크기가 느껴진다. 사실 이 바이크는 축간 거리가 1394㎜에 차체 길이도 2m를 겨우 넘는 쿼터급 크기다. 발도 잘 닿고 차량 중량이 159㎏으로 가벼워 다루기에 부담이 적다. 촬영을 위해 이리저리 바이크를 끌고 밀기도 쉽다. 바이크를 다루기 쉽다는 건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시작하게 될 운전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차체 길이가 2m이지만, 큼직하게 보이는 디자인 덕분에 훨씬 덩치가 커 보인다. 사진 양현용
차체 길이가 2m이지만, 큼직하게 보이는 디자인 덕분에 훨씬 덩치가 커 보인다. 사진 양현용

반전의 성능

지금까지 쿼터급에는 없던 호화 사양을 탑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은 기본으로 장착됐고 기어 변화를 통한 감속 때 안정성을 높이는 슬리퍼 클러치도 탑재됐다. 스마트 키와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풀 컬러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계기반도 갖췄다. 상하로 높이 조절이 되는 전동 바람막이 창에 스마트키를 지원한다. 기계식 키를 사용해야 할 일을 완전히 없애 주유구와 시트까지 버튼으로 연다. 이런 사양 덕분에 주행하기 전부터 첫인상이 상당히 좋았다.

주행을 시작했다. 클러치가 붙는 느낌과 가속감, 엔진의 진동 등 바이크를 움직이는 데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토크는 풍부하고 고르며 가속감도 시원했다. 처음에는 “아니 이게 왜 이렇게 좋지?” 하고 당황했다. 멋쩍은 기분에 슬금슬금 웃음도 나왔다. 엔진은 매끄럽게 돌고 진동은 억제됐다. 스펙상의 동력 성능은 비슷한 배기량의 BMW ‘G310’시리즈와도 비교되는데, 최고출력이나 토크는 오히려 살짝 높은 것을 보면 이 회사를 상당히 의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 도로 주행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속 50㎞에서 90㎞ 사이의 가속이 상당히 경쾌하다. 이 차량에 기대할 수 있는 최고속도는 시속 160㎞ 이상이니 국내 도로를 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콤팩트한 차체의 장점은 코너 주행에서 두드러진다. 바이크가 저항 없이 훌쩍 기울고,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짧은 원을 그린다. 하체의 움직임도 상당히 가볍고 민첩하다. 투어링 콘셉트로 만들어진 만큼 조금 더 안정감이 느껴지는 세팅이어도 좋았겠지만, 지금과 같은 날렵함도 꽤 매력적이다. 슬리퍼 클러치가 기본 장착된 점도 인상적이다. 변속에 서툰 초심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쉬웠던 점은 브레이크였다. 제동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리어 브레이크는 조금 물컹거리는 조작감으로 반응이 즉각적이지 못했다. 물론 차량을 제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시속 50~90㎞의 가속이 경쾌하다. 사진 양현용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시속 50~90㎞의 가속이 경쾌하다. 사진 양현용

중국산 모터바이크 편견 버려야

처음에는 예상보다 괜찮아서 놀랐고, 이후에는 꽤 잘 만든 바이크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여기에 존테스 수입원인 모토스타 코리아가 책정한 549만원이라는 가격표도 적절해 보였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쿼터급 사이에서 “꼭 이거 사세요”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모델이 마음에 들었다면 대안을 권하기 어려울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현대차의 화려한 옵션에 마음을 빼앗기면 비슷한 예산에서 다른 브랜드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존테스  ZT310X를 타보고서 이제 중국산 모터바이크에 대한 편견은 완전히 버려야 할 때가 됐음을 깨달았다. 한국 모터바이크 제조사들이 공장 문을 닫고 신차 개발을 소홀히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중국은 이리저리 부딪히며 확실히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자존심 때문에 외면했지만 이번에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모터바이크는 이미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수준으로 멀어졌다.

양현용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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