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 ㈜에이지슈터 대표는 “좋은 레슨은 느낌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느낌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했다. 주말골퍼 사이에서 ‘갓진한’ ‘레슨계의 대부’라 불리는 그는 늘 대한민국 베스트 교습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사진 골프다이제스트 코리아
임진한 ㈜에이지슈터 대표는 “좋은 레슨은 느낌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느낌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했다. 주말골퍼 사이에서 ‘갓진한’ ‘레슨계의 대부’라 불리는 그는 늘 대한민국 베스트 교습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사진 골프다이제스트 코리아

‘골프 레슨계의 대부’라 불리는 임진한(63) ㈜에이지슈터 대표가 나오는 ‘터닝포인트 임진한의 전국투어’란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임 대표가 구수한 말솜씨로 알기 쉽게 느낌을 전달하는 레슨 방법도 좋지만, 몇 년 혹은 수십 년 고치지 못했던 문제점을 마침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골퍼들의 감동에 깊이 공감하게됐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로 꼽히는데, ‘기술자’처럼 척척 해내는 모습은 언제 봐도 놀랍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 인기가 치솟으며 새롭게 골프에 입문하는 2030 젊은 세대와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골프팬을 겨냥한 골프 유튜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임 대표는 이런 가운데 학원 강사로 치면 ‘대치동 1타 강사(1등 스타 강사의 줄임말)’ 같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직접 배워보고 싶다는 사람이 줄을 잇고 1년도 안 된 그의 유튜브에도 남녀노소 골프팬이 몰린다. 유명 프로골퍼 출신인 그가 전국 ‘백돌이 백순이’들로부터 ‘갓진한’이란 찬사를 듣는 비결은 무엇일까?

요즘은 워낙 인기 레슨프로로 알려졌지만, 그는 1977년 최상호 등과 함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 입문해 국내에서 5승, 일본에서 3승을 거둔 뛰어난 선수 출신이다. 그는 41세이던 1996년 ‘임진한 골프 트레이닝센터’를 열어 골프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 팔꿈치 부상도 있었고 은퇴할 나이였다. 일본에서 경험한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먹구구식이던 국내 골프 트레이닝 시스템을 바꿔보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엔 선수도 부족했고 전문 지도자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당시 그의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익히던 양용은, 장익제, 허석호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고 예전엔 7번 아이언을 잡던 거리에서 9번 아이언을 잡는 것을 보고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주니어 골퍼들을 가르치며 겪은 안타까움도 만만치 않았다. “어른도 사람마다 다 특징이 다르잖아. 어린 선수들은 처음 골프를 배우면 각각 자질과 감각이 달라서 몇 달 만에 잘하는 선수도 있고 1년은 지나야 재능을 꽃피우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성급한 부모들이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부담을 느낀 아이들이 더는 운동을 못 하고 그만둘 때 지도자로서 가장 힘들었다.”

그가 어떤 골퍼의 문제점을 순식간에 파악해서 해결책을 찾아주는 ‘원스톱 레슨’이 가능한 것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자신만의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년 넘게 프로부터 초보 골퍼,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 등 다양한 골퍼를 가르치다 보니 그 사람 직업과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레슨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터닝포인트 임진한의 전국투어’는 웬만한 KLPGA 투어 대회보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주말골퍼의 스윙 고민을 즉석에서 해결해주는 게 인기 비결이다. 사진 SBS골프
‘터닝포인트 임진한의 전국투어’는 웬만한 KLPGA 투어 대회보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주말골퍼의 스윙 고민을 즉석에서 해결해주는 게 인기 비결이다. 사진 SBS골프

‘갓진한’의 알파 “힘 빼고 헤드 무게 느끼며 푱~”

레슨을 시작할 때부터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신문 사설을 열심히 보았다고 했다. “내가 사투리도 쓰고 아는 것도 많지 않다 보니 어떻게 하면 내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다. 신문 사설은 아주 제한된 분량으로 사회의 온갖 복잡한 현상을 진단도 하고 해석도 하고 해결책도 제시하고 그러잖아. 그래서 신문 사설을 열심히 읽으면 내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애를 써도 지금도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진한 레슨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힘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공을 ‘푱’ 하고 날아가게 치는 것’이다. 주말골퍼가 실제 자신의 스윙으로 낼 수 있는 비거리를 제대로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유는 헤드 무게를 느낄 줄 모르고, 어드레스 때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제대로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나이 드신 분이 비거리 20야드를 더 내고 싶다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될까 싶었지만, 힘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스윙을 하니 가능하더라”라고 했다. 먼저 헤드 무게를 느끼는 방법이다. 엄지와 검지만으로 그립 끝을 잡아 본다. 손가락 끝으로 그립을 잡고 흔들어 보면 클럽 헤드의 무게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프로선수들이 클럽을 잡고 흔드는 왜글 동작을 하는 것도 상체 힘을 빼고 채 끝 무게를 느끼려는 것이라고 한다. 그립을 있는 힘껏 잡아서는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없고, 다음 단계인 스피드를 내는 훈련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평소 손목 힘을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는 연습을 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장타 훈련의 두 번째 단계는 헤드 스피드 늘리기 연습이다. 손목의 힘을 뺀 상태에서 휙휙 소리가 나도록 빈 스윙을 하는 것이다. 그는 “주니어 선수들에게도 처음에는 공을 많이 치는 것보다는 휙 소리가 나도록 연습 스윙을 많이 하라고 시킨다”고 했다. 연습장에 가서 무조건 공만 많이 칠 게 아니라 타석에서 휙 소리가 나도록 휘두르는 연습을 두 달 정도만 해도 드라이버 비거리는 매우 많이 는다는 설명이다.

임진한 레슨은 초보자도 알기 쉽다는 정평이 있다. 한편에선 ‘골프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데 너무 쉽게만 설명하려 한다. 어려운 골프를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골프가 진짜 쉬워지는 건 아니다’라며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레슨을 할 때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사람들이 정말 문제를 해결하고 실력이 향상됐겠느냐는 질문이다. 임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골프 스윙을 모두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이거 우즈 스윙이 멋있다고 해서 누구나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체형에 따라, 나이에 따라,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 스윙이 다를 수밖에 없거든.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주면 편한 골프를 할 수 있다.”

싱글이 눈앞인데 3홀 남기고 무너졌던 주말골퍼가 임 대표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는 질문이 있었다. 골프의 ‘멘털 갑(甲)’이 되는 비결?

“골프는 실수하는 운동이다. 1번 홀 티샷부터 18번 홀 홀아웃할 때까지 한 샷 한 샷이 나의 마지막 샷이라고 생각하고 스윙하면 최선이지. 압박감이 오거든 편안하게 내가 하고 싶은 스윙의 이미지를 그리면서 샷 해 봐라.”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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