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거대한 가속’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판도, 고등교육 시장, 공공 시스템 등 3가지 분야에서 10년 빨리 찾아온 미래를 분석했다. 사진 유튜브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거대한 가속’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판도, 고등교육 시장, 공공 시스템 등 3가지 분야에서 10년 빨리 찾아온 미래를 분석했다. 사진 유튜브

거대한 가속
스콧 갤러웨이|박선령 옮김|리더스북| 1만7000원|281쪽|9월 24일 발행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거대한 가속’을 출간했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등 정보기술(IT) 공룡 ‘빅 4’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분석한 ‘플랫폼 제국의 미래(2018)’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 3년 만에 그가 낸 책이다.

‘거대한 가속’에서 갤러웨이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초래한 가장 결정적인 영향으로 ‘속도’를 주목했다. 코로나19가 일부 트렌드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역학 관계를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바꾸고 있고 이로 인해 개인과 사회, 비즈니스의 모든 추세가 10년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2020년 8월 애플은 미국 증시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2조달러(약 2400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그해 3월에 있었던 충격적인 글로벌 증시 폭락 이후 5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애플이 시가총액 1조달러(약 1200조원)를 돌파하기까지 걸린 기간이 42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단기간의 엄청난 상승이었다.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20년 중반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이렇게 한쪽에서 쾌재를 부르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무자비한 학살이 진행됐다. 엔터테인먼트, 항공사, 크루즈 및 카지노, 호텔 및 리조트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을 단순히 ‘팬데믹 시기에 유리한 비대면 업종은 살아남고 대면 업종은 추락한 것’으로 분석한다면 매우 단편적인 통찰이다. 갤러웨이는 지나칠 만큼 빠르고 가혹하게 전략 스펙트럼을 바꾸는 ‘과잉 수정’, 가치와 프라이버시가 교환되는 세상에서 ‘개인정보의 프리미엄화’, 손쉽게 비용 구조를 바꾸는 ‘자본의 경량화’ 등이 가능한 기업은 어떤 업종이든 갑작스러운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갤러웨이는 팬데믹이 ‘빅 4’ 같은 시장 지배자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신생 기업들의 펀치를 더욱 날렵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기회로 작용하면서 혁신과 자본이 홍수처럼 밀려들며 교란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하는 시장 교란자와 무늬만 화려한 스타트업의 차이를 지적하며, 요가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 홈 트레이닝 기업 ‘펠로톤’, P2P 자산·손해보험 회사 ‘레모네이드’ 등 주목할 만한 도전자들을 해부했다. 또 테슬라, 쇼피파이, 트위터, 우버, 위워크 등 도전자와 지배자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다양한 기업의 미래를 냉철하게 진단했다.

갤러웨이는 고등교육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 발전과 혁신에 힘입어 다른 모든 분야가 진보하는 동안에도 7000억달러(약 840조원) 규모의 이 시장은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캠퍼스는 텅 비어버렸고, 완고한 교수들의 저항을 뒤로 한 채 강제적으로 온라인 강의와 원격 교육이 도입된 덕분에 지리적·물리적 제약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되자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캠퍼스 생활의 이점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의 필요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갤러웨이는 지금의 고등교육 시스템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등록금 값어치를 못하는 10~30% 대학이 사라지며, 살아남은 학교는 벤처캐피털이나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커리큘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갤러웨이는 팬데믹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혼란을 조망하며, 혁신과 발전이라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과 정부가 효율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의 그림자 서플라이 쇼크에 대비하라
뉴 애브노멀
요시 셰피|김효석·류종기 옮김| 드루|1만8800원|476쪽| 10월 1일 발행

볼트 하나가 없어서 자동차 공장이 멈추는 세계가 온다. 글로벌 공급망 분야 석학인 요시 셰피 MIT대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의 미래를 분석했다. 저자는 보다 심층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 시스코 등 기업 사례를 들며,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현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웨이, 텐센트 등이 탄생한
중국의 실리콘밸리, 광둥을 가다
김수영|삼성경제연구소|1만8000원|360쪽|9월 10일 발행

화웨이, 텐센트, DJI 등 중국 첨단 기업들을 탄생시킨 혁신의 허브 광둥성을 모르고는 중국 경제를 말할 수 없다. 이 책은 중국 산업과 기술의 혁신 현황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광둥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중국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2017년부터 3년간 주광저우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상무영사로 근무했다.


‘게임 인류’의 뇌과학 이야기
게임하는 뇌
이경민·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팀|몽스북|1만6800원|260쪽|8월 31일 발행

게임을 통해 미래를 살아가는 기술을 익힐 수 있다면, 게임을 ‘잘’ 이용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교수인 저자와 그의 연구팀이 게임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게임을 하면 주의력과 전략적 사고 능력, 인지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폭발 직전에 처한 지구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마야 괴펠|김희상 옮김|나무생각|1만5800원|264쪽|9월 14일 발행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일궈낸 물질적 풍요는 빈부 갈등과 자원 고갈, 기후 문제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성장을 지향하는 경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고, 한계에 직면한 지구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자의 분담과 책임만이 파국으로 치닫는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최강의 기술
야수의 집중력
스즈키 유|홍미화 옮김|윌컴퍼니|1만5000원|244쪽|9월 27일 발행

인간의 뇌에는 본능과 이성이라는 두 가지 힘이 있다. 이 책에선 본능적인 힘을 ‘야수’, 이성적인 힘을 ‘조련사’로 일컬으며, 야수의 힘을 끌어내 업무를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뇌 기능을 높이는 식이요법, 성취감을 높이는 작업 관리법, 집중력을 높이는 과학적인 테크닉 등 마음을 움직이고 집중력을 기르는 방법도 소개한다.


경제 넘어 정치 권력까지
역발상 투자가: 피터 틸과 실리콘밸리의 권력 추구
(The Contrarian: Peter Thiel and Silicon Valley’s Pursuit of Power)
맥스 채프킨|펭귄 프레스|19.89달러|400쪽|9월 21일 발행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자인 저자가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피터 틸을 다룬 책. 틸이 투자한 기업은 페이팔 등에서 일했던 동료가 창업한 회사가 많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며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 그룹으로 성장했다. 책에선 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추적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