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한 리먼브러더스 간판이 2010년 영국 크리스티 경매를 위해 옮겨지고 있다. 사진 트위터
파산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한 리먼브러더스 간판이 2010년 영국 크리스티 경매를 위해 옮겨지고 있다. 사진 트위터

부의 흑역사
니컬러스 섁슨 | 김진원 옮김 | 부키 | 2만2000원 | 560쪽 | 9월 30일 발행

보통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면, 그 수익금은 고스란히 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익성을 좇는 투자에 몰두하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방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융 부문에서 거둔 성장으로 투자 자본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경제 체제의 다른 부문으로 퍼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금융자산은 도움이 돼야 할 실물경제나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채 금융 부문 내에서 돌고 돌기 일쑤”라고 말한다.

금융은 흔히 ‘산업의 핏줄’에 비유된다. 미래에 대비해 저축하려는 사람에게든, 생산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려는 기업에든 금융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예를 들어 현재 영국의 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생산 활동을 위한 대출 비중은 고작 10%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신 은행들끼리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주요 업무로 자리 잡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문제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지나친 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도 설비에 투자하거나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금융 활동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갈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열을 올린다. 예컨대 자동차 공유 플랫폼인 ‘우버’는 자동차에 투자하지 않고,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많은 이가 발품을 팔고 피땀을 흘려 투자해 길어 올린 결과물에서 힘 안 들이고 수익만 뽑아 먹고 있다.

이 책은 금융을 지배하는 소수가 점점 더 부유해지는 대가로 나머지 대다수 시민이 어떤 희생을 치르는지에 대해 파헤친 적나라한 보고서다. 저자는 약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금융의 저주’ 피할 방법은

저자는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오히려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시장이 무력해지고 공공 서비스가 와해한다고 지적한다. 부패가 자행되고 대체 경제 부문이 설 자리를 잃고 민주주의와 사회에 막대한 폐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역설을 자원이 풍족한 나라가 오히려 가난에 허덕이는 ‘자원의 저주’에 빗대 ‘금융의 저주’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금융이 사회에 이바지하고 부(富)를 일군다는 전통적인 역할을 외면하고 수익을 더 보장하는 활동에 치중한다는 것은 다른 경제 부문에서 부를 약탈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쇼스타인 베블런(1857~1929)은 ‘부를 만드는 자와 부를 빼앗는 자 사이의 투쟁’이라는 통찰을 제시했다. 이것이 오늘날 금융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에 만연하고 있는 일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이 같은 약탈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 주기 위해 파생상품, 신탁, 특수목적회사, 사모투자 등 온갖 첨단 금융 기법들의 작동 원리를 사례를 들어 해부한다. 그리고 막대한 수익만 뽑아먹고 그에 따른 위험은 외부로 떠넘기는 이 수법들의 본질이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당신이 지는” 파렴치한 사기도박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책 마지막 문장에서 “오늘날 가장 첨예한 정치적 대립은 좌파와 우파가 아닌 금융화와 금융의 저주를 지지하는 편과 금융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사회를 섬기기를 바라는 편 사이에 놓여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어떤 편을 택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글을 맺는다.

경제 분석가인 저자는 현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이다.


사실에 기반한 상식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바츨라프 스밀 |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1만8900원 | 432쪽 | 9월 16일 발행

숫자를 통해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책. 사실 기반의 명확한 데이터와 입체적 통계분석으로 세상에 관한 71가지 진실을 밝힌다. 인구와 식량부터 에너지, 기술, 환경 그리고 국제 정세까지 숫자의 의미와 맥락을 파악해 분석한다. 저자는 통계분석 전문가로 유럽연합(UN) 등 국제기구에서 정책 자문을 했다. 현재는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인터뷰로 구성된
한국의 젊은 임원들
이종현·이윤정 | 북오션 | 1만7000원 | 304쪽 | 10월 28일 발행 예정

한국 젊은 임원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 한 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직원은 1%에 불과하다. 그들은 어떻게 단기간에 고속 승진을 거듭해 임원이 된 걸까. 공동 저자는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된 13명과 인터뷰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회사 젊은 임원의 목소리가 실렸다. 공동 저자는 온라인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 기자다.


인류 역사를 바꾼
과학을 만든 사람들
존 그리빈 |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 | 2만4000원 | 976쪽 | 8월 25일 발행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인물 중심으로 소개하는 책.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갈릴레오 등 유명 과학자는 물론 현미경학의 시초인 로버트 훅 등 덜 알려진 다양한 과학자의 업적이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된다. 연금술에 몰두한 아이작 뉴턴의 흥미로운 사례도 눈에 띈다. 저자는 저명한 천문학자다.


경제 전문 기자가 쓴
부의 시그널
박종훈 | 베가북스 | 1만8800원 | 388쪽 | 9월 27일 발행

경제 전문 기자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투자 시그널을 담은 책. 다섯 가지 시그널은 ‘강세장 3년 차의 흐름을 파악하고 지난 강세장과의 차이점을 분석하라’ ‘과거 반복됐던 위기의 패턴을 배우고 기회를 잡아라’ ‘자산을 현금화하거나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분산 투자하라’ ‘글로벌 시장 위험을 파악하고 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라’ 등이다.


AI 사업 전략
인공지능 비즈니스
정종기 | 형설미래교육원 | 3만8000원 | 556쪽 | 9월 17일 발행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쟁 시대다. AI는 사업 전략, 조직 문화, 인재 발굴 등 기업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저자는 고객 만족을 위한 고객 경험 개선, 제품, 서비스, 비용 절감, 프로세스 자동화, 의사결정 등 기업의 특정 업무 영역에서부터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단계별 도입 전략까지 제시한다.


사라지는 정체성
죽어가는 시민(The Dying Citizen)
빅터 데이비스 핸슨 | 베이직북스 | 23.99달러 | 432쪽 | 10월 5일 발행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가 미국 시민권의 쇠퇴와 몰락에 관해 설명하는 책. 미국 역사에서 시민이라는 개념은 최근 2세기 이상 동안 가장 가치 있는 이상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에서 시민권 개념이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미국인의 집단적 정체성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라며 “시민의식의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일갈한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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