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회사를 더욱 성장시킨다. 사진 셔터스톡
엑시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회사를 더욱 성장시킨다. 사진 셔터스톡

위대한 창업가들의 엑싯 비결
보 벌링엄 | 강정우 옮김 | 시크릿하우스 | 1만9000원 | 474쪽 | 10월 5일 발행

‘사업을 일굴 때는 그것을 영원히 소유할 것처럼 하고, 동시에 당장 내일이라도 팔 수 있게끔 하라.’ 저자는 대부분의 위대한 창업가는 이 격언을 따랐다고 말한다.

어떤 창업가는 ‘엑시트(exit)’를 마치 당장 이사할 생각이 없어도 집을 고치고, 방을 늘리며, 정기적으로 페인트칠을 해 집의 시장 가치를 유지하는 것에 비유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창업가가 회사를 팔릴 만한 것으로 만들수록 그 회사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훌륭한 엑시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회사를 더 훌륭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저자는 엑시트를 창업가 입장에서는 출구 전략,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회수라고 정의했다.

모든 사업은 끝이 있다. 이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확고한 진리 중 하나다. 창업가는 언제 어떻게 엑시트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어도, 엑시트를 할지 말지는 선택할 수 없다. 우리는 사업의 시작인 창업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여정의 끝인 엑시트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창업과 투자, 마케팅, 재무, 고객 서비스, 경영, 조직 문화 등과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엑시트에 관한 정보는 아주 미약하다. 이는 비즈니스 여정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마지막 단계인 엑시트가 여느 다른 단계들보다 훨씬 덜 주목받아 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설사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도 단순히 기업 매각을 통해 수취하는 금액을 최대화하는 기술에 관한 것들뿐이다. 하지만 엑시트 과정에는 세심하고 심도 있게 다뤄야 할 많은 측면이 있다. 매각 대금의 규모보다도 이러한 세심한 정보들이 오히려 창업가의 행복한 결말을 결정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한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 눈이 닿지 못했던 창업의 세계를 그 시작이 아닌, 엑시트라는 피니시 라인에 초점을 맞춰 역으로 추적하고 기록했다. 나아가 사업을 잘하는 법,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방법도 소개했다. 저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엑시트를 경험한 수십 명의 창업가를 인터뷰하며 엑시트 프로세스를 조명했다. 저자는 창업가가 엑시트를 일찍 준비할수록 보다 높은 기업 가치를 얻을 수 있고, 더 강력한 회사를 일구는 과정을 걷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어떤 창업가들은 엑시트를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 반면, 어떤 창업가들은 엑시트를 악몽으로 기억하며 깊은 후회를 남긴다. 저자는 과연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을지 질문하기 시작했고,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첫째, 훌륭한 엑시트를 한 창업자들은 그 과정에서 공정하고 정당하게 대우받았고, 자신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들인 노력과 감내했던 위험에 대해 적절히 보상받았다고 느꼈다. 둘째, 그들은 모두 성취감을 느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을 때 스스로 사업을 통해 세상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제공했고 그 일이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셋째, 그들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업을 함께 일으키는 데 노력한 주변 사람들이 엑시트 과정에서 어떻게 대우받고 보상받았는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감정을 살펴봤을 때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넷째, 그들은 자신이 그동안 해오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적의식을 발견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삶에 몰입했고 또 흥분했다. 다섯째, 자신이 매각한 회사가 그 어느 때보다 소위 잘나간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최고경영자(CEO)가 직면하는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인 ‘후임 CEO 승계’를 이뤄낸 방식에 자부심을 가진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실패한 엑시트에 대한 요건을 뽑는 것은 어려웠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좋지 않은 경험의 포인트나 그것이 개개인에게 미치는 중요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엑시트의 공통점을 꼽으면, 거의 모든 기업의 오너들이 엑시트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끼거나,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혹은 그들이 만든 것이 엑시트 후에 파괴됐다고 느끼는 경우, 자신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엉망이 된 경우, 심한 상실감을 느끼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이를 실패한 엑시트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었다.


메트로폴리스를 움직이는 사소한 것들에 관한 인문학
도시의 보이지 않는 99%
로먼 마스·커트 콜스테트 |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1만9000원 | 504쪽 | 10월 13일 발행

교통표지판, 맨홀 뚜껑, 공원 벤치, 신장개업 가게의 풍선 인형 등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에 주목했다. 저자는 전 세계 곳곳에서 흥미로운 사물을 찾고 그 안에 숨은 디자인과 건축 이야기를 끌어냈다. 도시라는 공간이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고 나아가 어떠한 공간이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고헤이 |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1만6000원 | 376쪽 | 10월 19일 발행

일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저자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탈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한 책. 기후 변화와 경제 격차의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규모 축소와 속도 둔화 등 ‘탈성장’을 강조한다. 저자는 환경 위기, 식량난과 주거난, 양극화는 끊임없이 가치 증식을 꾀하는 자본주의의 필연적 결과라고 말한다.


스펙, 배경, 운을 뛰어넘는 5가지 비즈니스 예측의 기술
파이브 팩터
패트릭 벳-데이비드·그레그 딘킨 | 서유라 옮김 | 부키 | 1만8000원 | 448쪽 | 10월 12일 발행

영업 사원에서 시작해 직원 1만5000여 명을 둔 금융 서비스 기업을 일군 최고경영자(CEO)의 성공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최소 다섯 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으로 ‘나 자신을 제대로 알기’ ‘논리적으로 추론하기’ ‘이상적인 조직 구성하기’ ‘기하급수적인 확장 실현하기’ 등을 제시한다.


부와 성공을 이끄는 마음의 힘 사용법
성공은 당신 것
데이비드 호킨스 | 박찬준 옮김 | 판미동 | 1만7000원 | 332쪽 | 10월 13일 발행

‘어떤 비즈니스든 진실성이 성패를 좌우한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식 연구가인 고(故)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미출간 원고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성공의 원천은 우리가 하는 ‘활동’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태도는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7080 주말 TV 영화의 기록과 추억
흑백 TV로 본 영화
이병철 | 율곡출판사 | 2만5000원 | 436쪽 | 8월 13일 발행

저자가 어린 시절 흑백 TV를 통해 접했던 수많은 고전 영화에 대한 회고와 당시 기록을 모은 책. 1973년부터 1982년까지 매주 토요일 조선일보에 실렸던 영화 안내 기사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저자의 생각과 당시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을 더해 160여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저자는 한국은행 IT 부서에서 38년 동안 일하고 정년퇴직했다.


권력에 매달리는 트럼프
위험(Peril)
밥 우드워드·로버트 코스타 | 사이먼 앤드 슈스터 | 18달러 | 512쪽 | 9월 21일 발행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 말기를 다룬 책. 200명 이상의 관계자를 인터뷰했고, 권력에 매달리기 위해 필사적인 트럼프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우드워드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고, ‘공포(2018년)’ ‘격노(2020년)’ 등 트럼프를 비판하는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