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에서 쇼트게임과 퍼팅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는 김규태 코치가 선수들과 동계훈련 중인 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퍼팅 연습 장비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 코치는 “홀 3m 거리 사방에서 다양한 라인을 연습하면 자신만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진다”며 “이 같은 ‘패턴 스터디’로 장단점을 파악하면 퍼팅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민학수 조선일보 기자
미국과 한국에서 쇼트게임과 퍼팅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는 김규태 코치가 선수들과 동계훈련 중인 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퍼팅 연습 장비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 코치는 “홀 3m 거리 사방에서 다양한 라인을 연습하면 자신만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진다”며 “이 같은 ‘패턴 스터디’로 장단점을 파악하면 퍼팅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민학수 조선일보 기자

“타수를 확 내리고 싶다면 버디 잡으려 노력하지 말라.” 이게 무슨 말일까? 알쏭달쏭하면서도 궁금증이 들게 하는 이 주장은 미국 최고의 골프 교습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클로드 하먼 3세(이하 클로드 하먼)가 한 말이다.

골프를 잘 치고 싶어 하는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말이지만 프로골퍼에게도 적용되는 골프의 진실이 담겨 있다. 올해 1월 골프 매거진 코리아 유튜브를 통해 소개된 이 영상에 따르면 프로골퍼의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3.6개다. 핸디캡 20(약 92타)을 치는 주말골퍼의 경우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는 0.3개로 거의 버디를 잡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다. 프로골퍼는 핸디캡 20인 주말골퍼보다 라운드당 30타를 더 잘 친다. 하지만 버디 수는 3.3개가 더 많을 뿐이다. 그럼 어디서 30개의 타수 차이가 나는 것일까. 프로는 스코어가 불어나는 큰 실수가 거의 없다. 반면 주말골퍼는 파와 보기 이외의 스코어가 너무 많다. 100타를 깨고 90타, 80타, 70대 타수를 칠 수 있는 비결은 단순하다는 게 클로드 하먼의 주장이다. 무리한 거리 욕심으로 OB(아웃오브바운즈) 내지 말고 쇼트 게임과 퍼팅을 갈고닦으면 타수를 확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급 프로골퍼가 되려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섬세한 쇼트게임과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퍼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쇼트게임과 퍼팅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코치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경기에 미치는 쇼트게임과 퍼팅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그 영역에 특화된 코치들이 등장한 것이다.

매년 PGA투어 대회 현장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규태(32) 코치도 골프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쇼트게임과 퍼팅 스페셜리스트다. 2020년부터 PGA투어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임성재가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할 때를 비롯해 이경훈 등 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을 현장에서 지원하며 다양한 경험을 익히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필요한 연습들을 준비해주고 함께 훈련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역할이다.

국내에서도 아버지 김종필 코치가 지도하는 옥태훈 등 많은 선수의 쇼트게임과 퍼팅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김종필 코치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활약한 뒤 코치로서 1000명 넘는 제자를 길러낸 인물이다. 아버지 김 코치도 예전부터 쇼트게임과 퍼팅을 가르치는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한 한희원을 비롯해 김주연, 허윤경, 장하나, K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옥태훈, 김병준 등이 한때 그에게 배웠거나 지금도 배우는 제자들이다.

김종필 코치의 차남인 김규태는 2009년부터 5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자 코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유명 퍼팅 코치인 스티븐 스위니에게 직접 코칭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성실하고 바른 자세로 제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며 “선수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꽃피우는 데 옆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주말골퍼의 스코어를 확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김규태 코치에게 들어보았다. 첫 번째 비결은 패턴 테스트다. 자신의 퍼팅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패턴을 지니는지 파악하는 것이 패턴 테스트다. 3m 거리의 퍼팅을 홀 주변 4개의 방향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 4개의 방향은 각기 다른 라인들로 구성해야 한다. 오르막 훅라인, 내리막 훅라인, 오르막 슬라이스라인, 내리막 슬라이스라인 이렇게 4개의 방향에서 홀에 여러 번 퍼팅을 했을 때 자신에게 쉬운 패턴과 어려운 패턴을 분석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시계의 12개 시침처럼 12개의 방향에서 연습을 한다.

이렇게 패턴을 꾸준히 분석하여 자신만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면 코스에서 어프로치나 샷을 공략할 때 쉬운 퍼팅의 패턴에 맞게 홀을 공략해야 하고 자신에게 어려운 패턴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또한 어려운 패턴을 확실히 알고 보완한다면 퍼팅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아버지 김종필(왼쪽) 코치는 1000여 명의 제자와 즐거움과 아픔을 함께했다. 아들 김규태 코치는 “아버지처럼 진심으로 선수들을 대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진 민학수 조선일보 기자
아버지 김종필(왼쪽) 코치는 1000여 명의 제자와 즐거움과 아픔을 함께했다. 아들 김규태 코치는 “아버지처럼 진심으로 선수들을 대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진 민학수 조선일보 기자

짧은 퍼팅은 뒷벽을 맞춰라

두 번째는 ‘우정에 금 가는 거리’의 퍼팅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주말골퍼들은 대개 퍼터 길이 이내의 퍼팅에는 기브(OK)를 준다. 하지만 그 거리를 벗어난 약 1.2m의 거리에서 자신 있게 퍼팅에 성공하는 주말골퍼는 많지 않다. 김 코치는 과감한 공략을 주문했다. 쇼트 퍼트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홀의 뒷벽을 공략해야 한다. 홀의 뒷벽을 맞춰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미세한 잔디의 결과 라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공 확률을 올릴 수 있다.

심리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팁도 있다. 발의 위치는 넓게 자세는 낮추는 것이다. 평소보다 발을 넓게 서면 홀과 몸이 조금이라도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되고 자세를 낮춤으로써 공과 홀의 집중도가 올라가게 된다.

세 번째 고수로 가는 지름길은 3m 거리의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프로 선수의 경우에도 세계 최고의 퍼팅 플레이어인 1~20위와 하위권인 140~160위 선수들의 퍼팅 경기력을 분석했을 때 하루 평균 0.9타 차이가 난다. 이 타수 차이 가운데 0.6타 차이가 바로 3~12피트(약 0.9~3.6m) 거리에서 나온다. 주말골퍼든 프로골퍼든 3m 퍼팅의 달인이 돼야 다른 차원의 경기를 할 수 있다.

3m 퍼트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원칙은 먼저 퍼팅 스피드를 정하고 그다음 퍼팅 라인을 보는 것이다. 대부분 주말골퍼들은 스피드는 생각하지 않고 퍼팅 라인만 보고 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퍼팅 스피드에 따라 퍼팅 라인은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골프장마다 그린 스피드가 다르기 때문에 라운드에 앞서 연습 그린에서 자신의 퍼팅 스트로크 크기에 따른 퍼팅 스피드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퍼팅 스피드와 퍼팅 라인을 조화시킬 때 퍼팅 성공률이 높아진다. 김 코치는 “퍼팅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피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홀에 가장 들어가기 쉬운 공의 구름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3퍼트를 줄이는 것이다. 3퍼트를 하는 원인은 무작정 한 번에 넣거나 가까이 붙이려는 조급함 때문이다. 홀 주변의 라인을 읽고 자신에게 쉬운 라인을 찾아 깔때기 모양의 가상 존을 만들어 이 존에 넣는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다. 자신 있는 퍼팅 라인에서 두 번째 퍼팅을 할 수 있도록 그린을 폭넓게 공략하는 방법이다.

다섯 번째는 퍼팅 라인 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 주말골퍼가 프로골퍼처럼 정확하게 보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짧은 시간에 퍼팅 라인을 보는 방법이 있다.

그린은 주변 경사와 그린 내부의 경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착시현상이 쉽게 일어난다. 홀에서 공까지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가상의 원을 그리고 가장 긴 곳과 가장 짧은 지점을 찾으면 공이 어떤 경사의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게 된다.

김 코치는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시계추 움직임”이라며 “정상급 선수들의 퍼팅을 보면 퍼터의 그립 끝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곳을 향해 있다”고 했다. 시계추 원리가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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