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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금리, 전쟁, 에너지 4개의 축이 뒤흔드는 세계
자이언트 임팩트
박종훈│웅진지식하우스│1만9800원│352쪽│10월 24일 발행

올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평화롭던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를 주도했던 미국은 최근 ‘칩 4(Chip 4, 미국·한국·대만·일본)’ 동맹을 체결하고, 자국 생산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감축법’을 통과시키는 등 자국 산업 보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30년간 자취를 감췄던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례적으로 네 번 연속 단행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중동 등 각 지역에서의 패권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패권 경쟁은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 에너지 등 자원 경쟁으로도 치닫고 있다. 

책은 이러한 급격한 세계 경제 변화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급격한 변화를 45억 년 전 지구를 향해 날아온 거대한 행성과 충돌로 달의 탄생을 설명한 가설인 ‘자이언트 임팩트’에 비유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들 핵심적인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요인으로 저자는 인플레이션, 금리, 전쟁, 에너지를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인들이 만들어낼 자이언트 임팩트는 탈세계화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의 저물가 기조는 ‘세계화의 산물’이며, 전 세계가 희귀한 행운을 누린 것이라며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웠던 (세계화의)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세계화는 노동과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했고, 자유무역 환경 속에서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연준이 급격한 양적완화를 시행, 유동성이 넘치면서 전 세계 자산 가격에 거품이 쌓여갔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이 타격을 입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 세계가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됐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또 미국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강화되고, 다른 국가들로 경제적 충격이 전가되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 중인 탈세계화는 다시 인플레이션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한 탈세계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번 흔들린 세계 경제와 정치의 패권 구도는 어느 한쪽이 확실한 승리를 쟁취하기 전에는 과거의 값싸고 평화로웠던 세계화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라고 진단했다. 또 패권 전쟁과 탈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과거 세계화 시대 때처럼 경제적 효율성만 놓고 자원을 개발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난 5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중심의 경제 공동체 결성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결속력 강화, 중국 반도체 시장을 압박하기 위해 결성한 반도체 동맹 칩 4 등 미국의 동맹 체제 강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진 점도 탈세계화 현상이라고 저자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역시 탈세계화 기조에 부딪혀 원활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했다. 그는 “(탈세계화 상황에서) 이제 산유국이나 원유 회사가 굳이 많은 돈을 들여서 기술혁신이나 유전 탐사에 나설 이유가 없고,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미국을 따르지 않는 지역에선) 기존 유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뉴스가 놓친 법정의 하이라이트
법정 B컷
김중호, 정다운, 김재완│한언│1만8000원│360쪽│11월 10일 발행

수사 단계에서는 한마디 듣기 어려웠던 말들이 ‘변론’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곳이 법정이다. 재판 기사는 매일 쏟아지지만, 그 짧은 문장에 법정의 분위기를 모두 녹여내기는 어렵다. 이 책은 비록 당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꼭 살펴봤으면 하는 중요한 재판의 내용을 담았다. 옵티머스 사기, 사법농단 등 굵직한 사건의 재판을 새로운 측면에서 다각도로 다룬다. 


다정한 문장으로 담아낸 흡족한 인생 한 그릇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최갑수│얼론북│1만6500원│324쪽│10월 17일 발행

“인생은 어쩌면 먹고 마시고 사랑하는 일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여행작가로 20년을 일하며 깨달은 점이다. 저자는 “돌이켜보니, 인생 아무것도 없다. 먹고 놀고 사랑했던 기억만이 행복했던 시절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음식 칼럼니스트 박찬일은 “음식 글을 잘 썼던 하루키 이후에 처음 만나는 마음을 후려치는 아름다운 문장들”이라고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썼다. 


놀면서 돈 버는 곳,
메타버스
정종기│형설EMJ│2만2000원│360쪽│10월 14일 발행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시대를 준비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저자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혼합현실(MR) 등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기술들을 알기 쉽게 다뤘다. 또 로블록스에 구축된 ‘나이키랜드’, 메타(구 페이스북)의 아바타 세상인 ‘호라이즌 월드’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실제 활용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최신 콘텐츠 트렌드 완전정복
2023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 김봉제, 이상협│미래의창│1만8000원│336쪽│11월 1일 발행

‘오징어 게임’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리남’까지 K드라마의 글로벌 성공이 계속되는 지금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최신 콘텐츠 트렌드는 무엇일까. 이 책은 콘텐츠 산업 전반의 최신 트렌드는 물론, 2023년 콘텐츠 전망을 담고 있다. ‘소년심판’ ‘솔로지옥’ 등을 만든 K콘텐츠를 대표하는 전문가 9인과의 ‘스페셜 인터뷰’도 포함됐다. 저자들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흐름을 보여준다.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박상인│21세기북스│1만7000원│240쪽│10월 24일 발행

경제학자인 저자는 과감하고 전면적인 혁신 없이는 더 이상의 경제 성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한국 경제가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지금의 성장사를 만들어냈는지는 물론 이러한 역사를 통해 발생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구조적 문제를 분석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짚고, 한계에 닥친 한국 경제의 다음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미국의 투쟁
그리고 빛이 있었다(And There Was Light)
존 미첨│랜덤하우스│20.99달러│720쪽│10월 18일 발행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명이다. 그의 업적 중 하나인 흑인노예 해방은 미국 역사에 있어 가장 큰 투쟁이었다. 저자는 링컨이 노예 제도가 도덕적 악이라고 주장하며 끝까지 신념을 지킨 덕에 지금의 미국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그 투쟁이 미국 발전을 이끈 빛이 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흑인노예 해방 과정에서 링컨의 투쟁 과정을 다뤘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