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엉뚱하게 늘고 있는 질환이 있다. 알레르기 관련 질환이 바로 그것이다.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 알레르기 질환은 봄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종류와 대처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알레르기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를 공격해야 하는 인체의 면역 체계가 몸에 별다른 상해를 끼치지 않는 물질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함으로써 염증, 발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알레그렌’이라 한다)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각종 화학 물질이다. 이들에 대해 신체의 면역 체계가 과잉 반응을 일으킨 결과, 쓸데없이 항체를 만들어내고, 이 항체와 알레그렌이 서로 반응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됨으로써 신체 조직에 염증 등의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알레르기가 급증하는 이유로는 위생 상태의 개선, 주거 환경의 변화, 인공 신물질 등장, 농약 살포, 흡연 등이 꼽힌다. 의학과 보건의 발달로 세균 감염 등의 위험이 줄자 면역 체계에도 변화가 일어나 엉뚱한 물질에 과잉 반응을 보이고(위생 상태 개선),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을 수 있는 환경이 알레르기를 발생시키는 집먼지 진드기 등의 서식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다(주거 환경의 변화). 그런가 하면 생활 전반에 걸쳐 과거에는 없던 화학 물질들이 대거 사용되면서 면역 체계가 이들 ‘인공 물질’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오인하게 만들었다(인공 신물질의 등장)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농약 살포가 광범위하게 일어나면서 곤충이 사라지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잎응애’와 같은 작은 벌레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농약 살포)의 환경 변화와, 담배 속 여러 화학 물질이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흡연).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이 있다. 최근 들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급증하고 있는 아토피성 피부염도 넓은 의미에서 알레르기 질환으로 꼽힌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다시 상세히 다루기로 하고, 먼저 일반적인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회피요법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물질 수십 가지를 주사기나 바늘로 환자의 등이나 팔에 주입한다. 이때 그 양은 극미량에 불과해 건강에는 별다른 위험이 없는 수준. 검사 결과 어느 물질에 대해 신체가 과잉 반응을 일으키면 그 물질을 환자의 주변에서 철저히 멀리하는 방법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을 땐 마스크를 쓴다든가 하는 방법이 그 예다.



약물요법 콧물, 코막힘,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일 때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하는 방법이 있다. 생활에서 알레르기의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상 회피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지낼 수 있다.



면역요법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오랜 기간에 걸쳐 환자에게 조금씩 주사함으로써 면역력을 갖게 만드는 방법이다. 치료법으로는 유일한 면역요법은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일 경우엔 완치율이 70~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그러나 3년 이상 꾸준히 병원을 다녀야 하고,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치료를 그만둘 경우 재발 확률이 높은 단점이 있다. 심장병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는 적절하지 않기도 하다.



 현대의 난치병 ‘아토피’ 

 우리가 숨 쉬는 환경, 먹을거리들이 오염되면서 발병 추세가 증가하는 질병들이 있다. 그 중에서 현대인을 가장 괴롭히고 잘 낫지 않는 질병이 바로 아토피다.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이 아토피로 인해 온통 붉은색이기도 하고, 다 자라 성인이 되어서 느닷없이 아토피가 생기기도 하고, 소아 때 아토피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서 성인 아토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토피란 피부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 질환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체의 뺨, 눈, 목, 팔꿈치 안쪽, 오금, 발목 등의 주로 겹치는 부위에 진물, 각질, 홍반, 태선화, 색소 침착 등의 병변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대의 난치병이다.

 아토피란 피부에서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생긴 문제가 인체의 유기적인 네트워크에 의하여 피부에까지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아토피를 일으키는 그 내부의 문제란 바로 맑고 깨끗한 영양분(기혈)을 생산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피부가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기혈 순환의 장애’로 인해 아토피가 생긴다는 것이다.

 물도 흐르지 못하고 한자리에 고이게 되면 썩게 된다고 하였듯이 피부도 깨끗한 영양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면 썩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토피가 생기는 원인이다. 태열과 아토피는 같은 병이 아니냐고 묻는 환자들이 많은데 태열과 아토피는 다른 병이다. 태열이란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 있을 때 열 기운을 받음으로 인하여 출생 후에 얼굴이 붉어지고, 눈을 뜨지 못하고, 변비가 심하고, 소변이 붉거나 샛노랗고, 젖을 먹지 못하는 것이라고 <동의보감>은 전하고 있다. 그런데 아토피 환자들의 경우는 손발이 찬 냉증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태열의 증상과 유사한 병증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옛날에는 태열은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낫는 병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요즘 소아들은 걷기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낫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부모들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아이가 태열이라면 이런저런 민간요법을 성급하게 시행한다. 연고제나 내복약, 심지어는 주사제까지 아이에게 맞추어 가면서 눈으로 보이는 피부 증상을 일단 가라앉히는 데 급급해 한다. 이런 성급한 치료를 하다 보니 아이의 태열이 아토피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

 분명 태열은 애써 치료하지 않아도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낫는 병이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한다는 것은 팔다리를 움직인다는 것이고, 이는 곧 기혈 순환이 원활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태열은 아이가 걸으면 자연스레 없어졌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이를 기다려 주지 못하고 일단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려고 알로에, 녹차 등의 차가운 성질로 피부를 억누르거나 연고제 등으로 피부의 생체 반응을 억눌러 버린다. 그러면 잠깐 동안은 피부가 깨끗해지지만 다시 피부가 발병이 되면 좀더 강도를 높이게 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의 태열은 아토피가 되고 또 난치병인 성인 아토피로 이어지는 것이다.



Plus TIP  아토피 한방 치료법



 아토피의 가장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증이란 기혈의 순환이 제한받는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인체의 자발적인 노력이다. 즉, 긁어줌으로써 순환이 막힌 것을 풀어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나치게 긁다 보면 피부 손상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홍반은 피부에 붉게 반진이 생기는 것인데 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기혈이 국소 부위에 갇혀서 통행하지 못하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진물이란 기혈이 순환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것들이 피부를 통하여 배출되는 과정이다. 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다 중단하는 경우에 나타날 때가 많다. 피부 건조는 피부에 기혈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피부가 말라 들어가는 것이다. 각질 또한 기혈이 피부에 공급되지 못해 피부가 괴사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각질이 피부를 대신하여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는 방어 역할을 하기도 하므로 각질이 생겼다고 억지로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 태선화란 피부가 코끼리 가죽처럼 두꺼워져서 정상적인 피부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기혈의 공급이 단절됨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병적인 과정에서 제일 심한 것이다. 색소 침착이란 영양분인 기혈이 오랫동안 피부에까지 공급되지 못하여서 피부의 원래 밝은 색을 잃은 것이다.

 아토피는 피부만의 병이 아니므로 전신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부의 건강을 되찾고 운동성을 회복하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옛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보자면 조선시대의 임금들은 피부병이나 각기, 눈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였고 이의 치료를 위해 온천행을 하였다. 그 이치는 온천욕으로 신체의 순환을 도와서 병변을 빨리 회복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신체의 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으로 반신욕과 족욕이 있다. 반신욕이나 족욕을 함으로써 신체의 상하내외의 순환을 도모할 수 있고 이로써 묵은 것을 땀으로 배출시키고 새로운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지속적인 걷기 운동이 필요하다. 중증 환자의 경우라면 하루에 2~3시간 정도 걸어 주어야 한다. 무조건 아무렇게나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극으로 장시간 지속할 수 있는 등산, 자전거, 먼 거리를 천천히 오래 달리기 등의 운동이 효과적이다. 이들 운동은 움직임을 잃은 기혈을 활성화시켜서 운동성을 찾아준다.

 목욕과 운동법만으로 효과적이고 극대화된 치료를 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기혈 순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순환제의 투여가 필요하다. 아토피 완치라는 힘든 고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신체의 운동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목욕법, 그리고 지속적인 운동 이 세 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만 난치병인 아토피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물치료는 결론적으로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현상의 회복에 주안점을 둔다. 피부의 질병 개선뿐만 아니라 비만 해소, 식욕 증대, 피로감 감소, 변비 해소 등이 함께 나타나야 치료가 가능하다.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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