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왔다. 기업체마다 2005년 목표를 향해 매진할 때다. 회식 자리도 빈번하다. 저녁 술자리 대신 공연 관람은 어떨까. 직장인들이 단체로 관람할 만한 공연을 꼽아봤다.



 ■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에서 ‘국민 뮤지컬’로 자리 잡은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에 온다. 빅토르 위고 원작을 바탕으로 한 프랑스 고유 예술적 분위기와 아름다운 선율이 관전 포인트. 1998년 9월 초연 후 프랑스에서만 20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특히 프랑스어로 불려지는 54곡 아리아는 1000만 장에 달하는 OST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까지 더해진 안무는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익숙한 국내 관객들에게 유럽 고유 뮤지컬을 느끼게 해줄 전망. 특히 이번 내한팀은 모두 200회 이상 공연한 특급 배우들로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아닌 오리지널 팀이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흉측한 외모지만 아름다운 내면을 지닌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역엔 프랑스와 캐나다의 스타급 가수인 매트 로랑이, 아름다운 집시 여인으로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 세 남자의 사랑을 받다 죽음을 맞는 비운의 여인 에스메랄다 역엔 나디아 벨이 열연한다. 3월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2-501-1377



 ■ 연극 - ‘윤석화의 위트’

 연극 불모지였던 강남을 연극 메카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PMC프로덕션이 강남 연극 부흥 프로젝트로 기획한 ‘여배우 6인 시리즈’ 첫 주자가 윤석화의 위트다. 여배우 6인은 김지숙, 윤석화, 박정자, 손숙, 김성녀, 양희경. 배우 한 명이 각각 2개월씩 나누어 우림청담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윤석화의 위트는 작가 마가렛 에드슨의 첫 작품이며 퓰리처 드라마상을 수상한 작품. 2001년엔 영화화돼 아카데미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엠마 톰슨)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초연으로 극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윤석화의 열연이 기대된다.

 대학 교수인 주인공 비비안 베어링은 50세까지 결혼도 안하고 친구도 없이 공부에만 매달려 온 인물. 그런 그녀가 갑자기 암 선고를 받고 따뜻한 사랑을 배워 간다는 게 큰 줄거리다. 특히 윤석화도 비비안과 같은 올해 50세에다 그녀의 어머니가 난소암을 받고 기적적으로 완치한 공통점도 있다. 올해 연기 30년을 맞는 윤석화는 “비비안은 극에서 괴롭다. 그러나 그것이 더 큰 희망”이라고 말한다. 3월27일까지

문의 02-569-0696



 ■ 연극 - 추상미의 ‘프루프’

 신흥 연극 메카를 꿈꾸는 강남이 윤석화를 내세워 바람몰이를 한다면 전통의 연극 메카인 대학로엔 추상미가 나서 맞대결을 펼친다. ‘화장기 없이 수수한 얼굴과 옷차림, 작은 새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을 때에는 꼭 안아주고 싶은 연민을 느끼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분노하는 감정을 폭발하듯 표출해 내는 강한 카리스마! 그리고 6번의 키스신….’

 2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에서 추상미가 분한 캐서린이 등장하지 않는 시간이 고작 7~8분에 불과할 정도로 이 연극에서 차지하는 추상미의 비중은 엄청나다. ‘프루프’는 데이비드 오번 원작으로 수학적 공식이 인간관계 함수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천재 수학자의 딸에 관한 얘기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 엔딩 장면에서 ‘진실’을 밝혀낸 캐서린의 미소가 압권이다.

 2000년 5월 맨하탄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년 만에 브로드웨이 최장기 연극(918회)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3월1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문의 02-764-8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