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러시아의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이번 공연은 게르기예프가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갖는 해외 공연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발퀴레(Die Walkure)>, <지그프리트(Siegfried)>,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 등 4부작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은 바그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꼽힌다. 26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그너가 그의 작품들을 통해 담고자 했던 고대 민속 신화에서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과 주제들을 연기와 음악이 어우러진 하나의 무대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4부작은 일관된 흐름 속에서도 각기 다른 이야기 구성을 갖고 있다. 난쟁이 족인 알베리히가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라인의 황금’을 훔치는 것으로 시작된 작품은 그것으로 만든 반지와  반지를 탐하는 인간들과 신(神)들이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원작자 톨킨이 이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철학적, 종교적 사상을 가미한 것은 ‘종합예술’인으로서의 바그너의 재능을 엿보게 한다.



 종합예술인 바그너의 재능 엿보여

 마린스키 극장의 바그너 전문 가수들이 들려주는 환상적인 노래와 117명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장중한 음악도 훌륭하지만 이번 게르기예프 버전 <니벨룽의 반지 4부작>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무대다. ‘무대 미술의 천재’ 조지 티사핀(George Tsypin)은 신과 인간이 뒤섞이고 천상과 지상을 오가는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환상적이고 거대한 무대 구성으로 관객들의 눈앞에 구현해내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게르기예프와 세계 최고 수준의 마린스키 극장 300여명의 단원들은  2003년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 축제에서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초연을 가진 이후 바그너의 고향 독일에서도 성공적인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최근에는 마린스키 극장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6월초 4부작의 공연을 마친 바 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아시아 초연으로, 내년 1월 같은 구성으로 일본을 찾는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월24·25·27·29일 공연된다.

문의 02-518-7343.

강범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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