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태인들 사이에서는 자기가 얼마나 부자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선 자신이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순위를 정해서 1번부터 10번까지를 적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수입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적어 넣습니다. 끝자리 숫자까지 정확할 필요가 없습니다. 친구들의 수입을 10으로 나눠 평균을 냅니다. 이 숫자가 당신의 연간 수입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2002년 자기 재산으로 수천만달러를 갖고 있는 유태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후, 곧바로 그 자리에서 저의 수입을 위에서 설명한 방식으로 계산해 봤습니다. 실제 저의 연간 수입과 비슷하더군요. 결국 한 사람의 경제적 능력은 사회적 네트워크(인맥)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같은 방법은 상당히 과거 지향적이긴 합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학자들은 친구처럼 이미 상당한 정도의 유대를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강한 유대’(Strong Ties)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은 유대를 ‘약한 유대’(Weak Ties)라고 부릅니다. 비행기 옆 좌석에 만나 이야기를 나눈 사람, 친구의 친구로 술자리에서 합석한 사람 등등이 모두 ‘약한 유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흔히 미국 쪽 글에서 ‘약한 유대’를 설명할 때 동원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스턴으로 출장을 온 회계사가 택시를 타고 가면서 우연하게 택시기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출장 때문에요. 이런 멋진 도시에서 일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군요.” “그런데 손님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회계사입니다.” “아, 그래요. 조금 전에 탔던 손님분이 00회계 법인의 대표인데, 사람이 모자라서 걱정이라고 하던데요.” “그렇습니까?”
이 회계사는 손쉽게 일자리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회계사와 보스턴의 00회계 법인과의 약한 유대는 바로 택시기사입니다. 얼마 전 저는 1998년에 기록한 취재 노트를 정리하다 ‘약한 유대’가 가져온 행운을 보여주는 경우를 발견했습니다.
1998년 여름, 저는 한 외국계 금융회사 사장의 취임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금융인은 국내 외국계 은행의 임원으로 일하다가 국내 굴지의 증권사로 옮기게 된 경우인데, 그 계기를 스튜어디스를 통해 잡았다고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국계 은행 출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국내 굴지의 금융회사로 쉽게 옮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분은 비행기 좌석 부족으로 졸지에 좌석 등급을 올려 탑승하게 됐는데, 스튜어디스를 통해 옆 자리에 탄 사람이 국내 재벌회사의 회장이란 걸 알게 되었답니다. 결국 그 회장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던 중, 회장의 입에서 계열 증권사에 전무 자리가 비어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비행기 안에서 현장 면접을 거친 끝에 곧바로 직장을 옮겼다는 것입니다. 그 뒤 이 금융회사 사장은 곧 CEO급 반열에 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동료들에게 농담 삼아 마일리지를 활용하든, 돈을 더 들여서라도 비즈니스 좌석이나 퍼스트클래스 항공 좌석을 활용하라고 동료들에게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김용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3.6단계를 거치면 서로 다 아는 사이라고 합니다. 한두 다리만 거치면 서로 손쉽게 아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것이지요. 1967년 미국에서도 처음으로 이런 조사를 했는데, 결론은 5.5단계를 지나면 미국 내 모든 사람들을 다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3.6단계든, 5.5단계든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데 중요한 것이 바로 약한 유대입니다. 예를 들어 법조인, 영화인, 언론인들끼리는 한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법조인과 언론인들 간의 연결고리는 법조인 내부, 언론인 내부와의 고리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이 두 그룹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바로 약한 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약한 유대 관계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바로 ‘인맥 관리’의 귀재요, ‘마당발’이라는 평가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활용 방식입니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네트워크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집단의 순서를 보면, 친척(34.4%), 대학 친구와 선·후배(20.8%), 고교 친구와 선·후배(13.6%), 직장 동료와 선·후배(13.6%) 순이었습니다. 인맥 관리를 위해 주로 신경을 쏟는 쪽은 친척을 제외한 선·후배 그룹입니다. 즉 이미 기존의 인간관계를 다지는 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농경적 속성이 남아 있고, 각종 사안도 합리보다는 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점점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인맥 관리의 효과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대학 동창이나 친척, 직장 동료보다는 ‘약한 유대’, 또는 느슨한 관계를 계속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주 친한 친구나 친지들의 정보와 내가 아는 정보는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정보 습득이라는 측면에선 효과가 떨어집니다. 오히려 약하고 느슨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내가 모르는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의 보스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구한 경로를 조사해 보니, ‘강한 유대’보다는 ‘약한 유대’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비율이 3배가량(19%대 56%) 높았다고 합니다. 또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마틴 루프(Martin Ruef)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졸업자 가운데 혁신적인 창업을 한 766명을 대상으로 해 1999년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창업자의 특징은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시간을 적게 보내는 대신, 자신과는 배경이 다른 사람과 다양하게 만나면서 아이디어의 폭을 넓히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미니홈페이지니, 블로그니 해서 점점 더 약한 유대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느슨한 유대의 특징은 끈끈하지는 않습니다. ‘형님, 아우’ 하면서 술 마시고 때로는 비정상적인 것들도 슬쩍 넘어가 주는 그런 끈끈함은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는 아마 사회가 합리화 되면 점점 더 기능하기 힘들 것입니다. 대신 약한 유대는 정보의 난류(暖流)와 한류(寒流)가 만나는 곳이라 정보의 양은 풍부합니다. 사이버 공간이든 아니든, 여러 가지 이질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에 뛰어든다면 전혀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자들은 친구처럼 이미 상당한 정도의 유대를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강한 유대’(Strong Ties)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은 유대를 ‘약한 유대’(Weak Ties)라고 부릅니다. 비행기 옆 좌석에 만나 이야기를 나눈 사람, 친구의 친구로 술자리에서 합석한 사람 등등이 모두 ‘약한 유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흔히 미국 쪽 글에서 ‘약한 유대’를 설명할 때 동원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스턴으로 출장을 온 회계사가 택시를 타고 가면서 우연하게 택시기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출장 때문에요. 이런 멋진 도시에서 일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군요.” “그런데 손님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회계사입니다.” “아, 그래요. 조금 전에 탔던 손님분이 00회계 법인의 대표인데, 사람이 모자라서 걱정이라고 하던데요.” “그렇습니까?”
이 회계사는 손쉽게 일자리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회계사와 보스턴의 00회계 법인과의 약한 유대는 바로 택시기사입니다. 얼마 전 저는 1998년에 기록한 취재 노트를 정리하다 ‘약한 유대’가 가져온 행운을 보여주는 경우를 발견했습니다.
1998년 여름, 저는 한 외국계 금융회사 사장의 취임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금융인은 국내 외국계 은행의 임원으로 일하다가 국내 굴지의 증권사로 옮기게 된 경우인데, 그 계기를 스튜어디스를 통해 잡았다고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국계 은행 출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국내 굴지의 금융회사로 쉽게 옮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분은 비행기 좌석 부족으로 졸지에 좌석 등급을 올려 탑승하게 됐는데, 스튜어디스를 통해 옆 자리에 탄 사람이 국내 재벌회사의 회장이란 걸 알게 되었답니다. 결국 그 회장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던 중, 회장의 입에서 계열 증권사에 전무 자리가 비어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비행기 안에서 현장 면접을 거친 끝에 곧바로 직장을 옮겼다는 것입니다. 그 뒤 이 금융회사 사장은 곧 CEO급 반열에 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동료들에게 농담 삼아 마일리지를 활용하든, 돈을 더 들여서라도 비즈니스 좌석이나 퍼스트클래스 항공 좌석을 활용하라고 동료들에게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김용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3.6단계를 거치면 서로 다 아는 사이라고 합니다. 한두 다리만 거치면 서로 손쉽게 아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것이지요. 1967년 미국에서도 처음으로 이런 조사를 했는데, 결론은 5.5단계를 지나면 미국 내 모든 사람들을 다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3.6단계든, 5.5단계든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데 중요한 것이 바로 약한 유대입니다. 예를 들어 법조인, 영화인, 언론인들끼리는 한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법조인과 언론인들 간의 연결고리는 법조인 내부, 언론인 내부와의 고리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이 두 그룹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바로 약한 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약한 유대 관계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바로 ‘인맥 관리’의 귀재요, ‘마당발’이라는 평가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활용 방식입니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네트워크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집단의 순서를 보면, 친척(34.4%), 대학 친구와 선·후배(20.8%), 고교 친구와 선·후배(13.6%), 직장 동료와 선·후배(13.6%) 순이었습니다. 인맥 관리를 위해 주로 신경을 쏟는 쪽은 친척을 제외한 선·후배 그룹입니다. 즉 이미 기존의 인간관계를 다지는 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농경적 속성이 남아 있고, 각종 사안도 합리보다는 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점점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인맥 관리의 효과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대학 동창이나 친척, 직장 동료보다는 ‘약한 유대’, 또는 느슨한 관계를 계속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주 친한 친구나 친지들의 정보와 내가 아는 정보는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정보 습득이라는 측면에선 효과가 떨어집니다. 오히려 약하고 느슨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내가 모르는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의 보스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구한 경로를 조사해 보니, ‘강한 유대’보다는 ‘약한 유대’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비율이 3배가량(19%대 56%) 높았다고 합니다. 또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마틴 루프(Martin Ruef)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졸업자 가운데 혁신적인 창업을 한 766명을 대상으로 해 1999년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창업자의 특징은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시간을 적게 보내는 대신, 자신과는 배경이 다른 사람과 다양하게 만나면서 아이디어의 폭을 넓히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미니홈페이지니, 블로그니 해서 점점 더 약한 유대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느슨한 유대의 특징은 끈끈하지는 않습니다. ‘형님, 아우’ 하면서 술 마시고 때로는 비정상적인 것들도 슬쩍 넘어가 주는 그런 끈끈함은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는 아마 사회가 합리화 되면 점점 더 기능하기 힘들 것입니다. 대신 약한 유대는 정보의 난류(暖流)와 한류(寒流)가 만나는 곳이라 정보의 양은 풍부합니다. 사이버 공간이든 아니든, 여러 가지 이질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에 뛰어든다면 전혀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