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전 유명 식품 유통업체인 피포드의 대표 빌 말로이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자 주가가 대폭 하락했던 일을 기억하는가. 이처럼 CEO 건강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여러 사람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 전체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기업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CEO가 건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폐암 공포에 휩싸이는 CEO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질기고 질긴 담배와의 악연이 가장 큰 이유라는데, 과연 CEO와 담배는 뗄 수 없는 관계일까.

 대부분의 계열사 건물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담배를 피우는 임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대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정작 CEO들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실정이다. 왜일까?

 나는 그 이유를 기업의 술자리 접대 풍토에서 찾아보았다. CEO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불가피한 술자리가 얼마나 많았을까. 또한 CEO 자리에 오른 후에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술자리는 연신 계속되었을 것이고, 그 속은 결코 온전치 못했으리라. 또한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평소보다 더 많은 흡연을 하게 되고, 피우지 않는 사람조차도 엄청난 간접흡연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계속되는 경제불황으로 대기업조차 흔들리는 현실이 되면서 CEO들의 속은 담배와 함께 타들어갔을 것이다. 기업의 술자리 접대 풍토가 존재하는 한 담배와 인연을 끊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좀더 나은 삶과 기업의 경영을 고민하는 CEO라면 이제 굳은 결심으로 금연을 해볼 것을 권한다. 금연으로 아낀 담뱃값이야 그리 큰 돈이 되지는 않겠지만, 금연으로 지킨 CEO의 건강으로 적게는 수십명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생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훌륭한 경영전략이 아닐까. 새해엔 금연으로 보다 현명한 경영자가 되어 보는 게 어떨까.



 생각 정리할 때 담배가 특효?

 사실 담배는 누구나 너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독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무서운 공공의 적이다. 단 것이야 모두가 좋아하는 얕은 맛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끊기가 쉽다. 하지만 담배의 맛은 깊다. 흡연을 경험한 사람들의 말을 빌자면, 처음엔 쓰디쓴 이런 걸 왜 피울까 싶지만 피우면 피울수록 점점 빠져드는 맛을 가졌다고 한다. 담배는 4000여종의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어 호흡기관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다. 또한 폐에서 흡수된 담배 연기는 온몸을 돌면서 암, 심장마비, 당뇨, 고혈압 등 모든 질병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담배에는 이미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다이옥신을 비롯해 26가지 발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정말 ‘건강의 가장 큰 적’이 아닐 수 없다.

 흡연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직접흡연뿐 아니라 간접흡연 또한 질병의 이환율을 2배 정도 높인다는 것이다. 당신 한 사람의 흡연으로 비흡연자인 가족과 주변 사람이 폐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담배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무서운 존재임을 늘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과다 흡연자 중에는 특히 태음인이 많다. 선천적으로 태음인은 호흡기가 약해 담배를 피우면 심한 부작용을 느낀다. 특히 태음인은 담배를 피우면 가래가 많아지는 것이 특징인데, 평소에 가래를 잘 뱉어내는 사람 중에는 태음인 흡연자가 많다.

 태음인이 과다 흡연자라고 한다면 소음인 중에는 애연가가 많다. 담배를 많이 피워도 태음인처럼 가래가 많아지지 않는다. 태음인이 담배를 피우며 맛있는 사탕을 먹는 것처럼 담배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라면, 소음인의 흡연은 커피를 마실 때 모습과 비슷하게 전해 온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머리를 많이 쓸 때, 담배를 사고의 파트너로 삼는 사람이 소음인이다.  즉, 담배에 중독에 됐다고 하기보다 생각이 복잡한 특성 때문에 심리적 안정을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은 오랜 기간 흡연을 했어도 담배의 맛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피 우면서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 안이 텁텁하게 느껴지는 불쾌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담배에 대해 큰 집착을 가지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별 어려움 없이 쉽게 끊을 수 있다. 실제로 소양인 흡연자 중에는 평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재즈바에서 시가 한 대를 피워 물며 분위기에 따라 즐기는 스모커(casual smoker)가 많다.

 담뱃값을 인상하고 금연구역을 늘리는 등 전사회적인 금연운동까지 활발히 벌어지고 있으나, 흡연자들이 금연이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금단증상 때문이다. 담배는 마약처럼 중독물질이기 때문에 끊으려 하면 반드시 금단증상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금단증상은 중독 정도나 사람에 따라서 2~4일에서 심하면 2~4주간 지속되기도 한다.



 담배 생각날 때 ‘물을 마셔라’

 금단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침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피내침을 귀에 시술하는 금연 이침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담배의 맛을 변하게 만들기도 한다. 금연 이침을 맞은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맛있던 담배가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역질과 함께 머리가 무겁거나 목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금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금연을 목적으로 침을 놓을 때는 신문, 난소, 간, 복, 액, 침소신경, 취점 등을 주 혈자리로 하고, 각각의 증상이나 체질에 따라 혈자리를 가감해서 침을 놓게 된다. 이침요법은 금연 치료뿐 아니라 식욕의 증진과 감퇴, 수면 개선, 체력 증진 등에도 효과가 있다.

 일단 금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인스턴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금연하면서 담배 대신 껌을 씹거나 사탕이나 과자를 먹어 생긴 일시적인 비만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금연하면서 담배 생각이 날 때는 물이나 녹차, 솔잎차 등을 마셔 주는 것이 이롭다. 물은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니코틴으로 탁해진 몸 속을 씻어내는 정화 효과가 있다. 녹차와 솔잎차 역시 체내 불순물을 밖으로 배출하고 담배의 해독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솔잎차는 깨끗한 솔잎을 구해 솔잎 머리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한 후 가위로 반을 자른 다음 물 0.5리터에 솔잎 50~60g을 넣고 끓여서 마시면 된다. 설탕을 조금 첨가해 하루에 한 잔씩 마시면 담배 생각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틈나는 대로 양치질, 특히 혀를 잘 닦아 주는 한편, 스트레칭 운동을 매일 하면서 깊은 호흡을 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하고 음주를 자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술과 담배는 늘 붙어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담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기 때문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잦은 술자리에 시달리기 쉬운 직장인들에게 음주와 스트레스는 금연을 실천하는 데 가장 큰 적이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담배를 끊는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올바른 방법은 자신의 굳은 의지와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가는 곳마다 눈에 띄는 ‘금연’이라는 구호가 매번 마음을 흔들어 놓지만 정작 실천하기란 쉽지가 않다. 오랫동안 담배에 의지해 온 마음의 크기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다잡고 담배를 멀리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