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무술에서 연상이 더 되겠지만 어떤 분야든지 ‘고수’들은 존재한다. 초를 다투고 때론 직관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증시에서는 정파(펀드매니저 등 제도권 프로투자자)를 두지 않고 홀로 세력과 싸우는 고수들이 있다. 바로 ‘개인 전업투자자’가 그들이다. 고수익 전설을 만들어 낸 개인 전업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비법을 전격 공개한다.
 2월3일 오전 8시30분 서울 강남 방배동에 위치한 H오피스텔 501호. 6평 남짓 될 것 같은 이 사무용 오피스텔은 개인 전업투자자 K씨의 수련장이자 전쟁터다. 아직 주식시장 개장까지 30여 분이 남았지만 3개의 모니터에 집중된 K씨의 눈은 오늘의 적(투자종목)을 탐색하기에 여념이 없다. 6년간 실전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만의 비법으로 그동안 그가 적을 물리치고 올린 순수익만 9억 원. 연평균 5000만 원을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6년간 매년 200%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주식투자 절대무공은 주가를 움직이는 세력들의 움직임을 포착, 빠르게 치고 빠져나오는 ‘세따’(세력 따라잡기)다. “세력 따라잡기는 말 그대로 주가를 움직이는 주포(대규모 투자자)들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투자기법은 아니죠. 세력을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가 하루에 세력과 싸우며 투자하는 종목은 보통 1~3개 사이, 투자기간은 단 하루로 전형적인 데이트레이더(Day Trader)다. 투자종목이 많지 않은 것은 자칫 매매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등 투자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

 절대무공을 사용하는 데도 원칙이 있다. 세력과 싸우기 힘들 때는 손해를 보더라도 손절매를 감행하고 싸워 이기더라도 목표 수익을 취할 경우 승자의 아량을 베풀어 매도를 한다는 것. “모든 투자의 절대 원칙이 바로 ‘욕심은 금물이다’라는 것이죠. 아마 대부분의 전업투자자가 그렇겠지만 저도 목표수익을 취하거나 5% 이상 손해를 보거나 또는 주가가 이동평균선에서 밀릴 경우 매도를 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확신이 설 경우에는 투자기간에 여의치 않고 보유해 큰 수익을 보기도 하죠.”   

 그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끝나지만 퇴근시간은 대중없다. 4시 이후에는 일일투자 결산을 하고 관심권에 둔 투자종목에 대한 사전정보를 얻는 것으로 보낸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다음날 승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 또 제자 2명에 대한 투자교육도 중요일과 중 하나다. 입문 1년차인 이들은 그의 성공을 듣고 무작정 찾아와 매달렸다고 한다.

 “투자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 받아주진 않아요. 어느 정도 경험과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선별하죠. 제자라기보다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파트너죠.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는 거니까요”



 IT붐이 전업투자자 양산

 K씨처럼 생업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전업투자자들이 생겨난 것은 IT붐을 타고 코스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1997~1998년쯤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전에도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개인투자자들은 많았지만 주식투자를 생업으로 여기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고 한다.

 전업 7년차인 인천의 정호영씨(42)는 “아마도 IT붐이 전업투자자를 만들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주식투자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났고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도입으로 쉽게 매매할 수 있게 되면서 직장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당시 전업으로 뛰어든 사람 중 성공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1999년 IT버블이 꺼지면서 대박의 환상은 쪽박이라는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 일부 전업투자자는 투자실패로 자살까지 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했다.

 “폭탄을 맞은 기분이었죠. 제가 아는 분은 당시 충격으로 자살까지 시도했었으니까요. 저도 당시에는 큰 손실을 봤습니다. 다행히 수익금을 미리미리 챙겨둔 덕분에 재기할 수 있었죠.”

 IT버블이 꺼지면서 전업투자자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시련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들 중에는 고수들이 많이 배출됐다. 시련이 그들을 고수로 만든 것. 또 이들 중에는 고수 경지를 넘어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전주에 거주한다고 일명 ‘전주개미’로 소문난 A씨가 대표적이 예다. A씨는 전주 시내 주요 증권사에 맡겨둔 예탁금만 450억 원에 달하는 큰손으로 중소형주 위주로 매매하는 여타 전업투자자와는 달리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굵직한 블루칩을 주무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업투자자들의 투자규모는 경력에 상관없이 성격과 투자방법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루 1000만 원 이상 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십억 원을 투자하는 큰손도 있다. 하지만 투자규모가 실력의 잣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업 8년차인 서울 연신내의 L씨는 “베팅은 성격에서 나온다고 봐요. 따라서 큰돈을 투자한다고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죠. 전업투자자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안전하게 자산을 불리는가’ 입니다. 즉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 실력이죠.”



 고수들만의 비법은 ‘따라잡기’

 고수라 불리는 전업투자자들의 공통된 주식투자 비법은 ‘따라잡기’에 있다. 전업투자자들 사이에서 표현되는 ‘상따’(상한가 따라잡기), ‘테따’(테마 따라잡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주로 재료나 세력을 따라 투자한다고 해서 따라잡기란 표현을 쓰는 것.

 상따는 상한가 유망 종목에 투자하는 기법으로 ‘상한가에는 재료가 있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 즉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다음날 역시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상따 매매를 주로 하는 전업투자자들은 전날 상한가에 진입한 종목들 중 점상한가(연속 상한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집중 분석, 다음날 장 개시 초반에 투자한다.

 상따 매매의 기본 원칙은 연속 상한가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상승 추세가 조금이라도 무너지는 기미가 보이면 주식을 매도한다는 것이다. 상따는 증시 상황과 손실 위험을 철저히 고려한 투자로 성공시 하루 1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업 7년차인 울산 이충열씨는 “상한가 종목이 많다는 것은 증시가 좋다는 뜻이고 반대로 상한가 종목이 적다는 것은 증시가 나쁘다는 뜻이죠. 따라서 상따 매매는 증시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상한가 종목이 없을 경우 증시상황이 안 좋으니 매매를 중지합니다. 섣불리 투자해서 손해 볼 걱정이 없는거죠.”

 테따는 바이오 등 테마가 형성된 업종군에서 비주도적인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즉 테마주중 아직 관심권 밖이지만 테마 형성에 따라 강한 상승추세가 가능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테따 매매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호재가 될 테마의 가능성과 지속성,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이다. 바이오, 줄기세포, DMB 등과 같이 테마주는 주로 정부의 정책적인 영향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 따라서 테마에 속한다고 해서 아무 기업에나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업투자자들의 지적이다.

 테따 종목을 고르는 방법은 일단 테마가 형성된 업종 내에서 정배열 종목(주가가 견고하게 오르는 종목)을 추려내고 이중 외인매집 등 세력이 붙은 종목을 2차로 선별한다. 세력은 거래량 등을 보고 살피는 것이 보통이다.

 전업 7년차인 부천의 이상암씨는 “테마는 정부의 정책 발표 등 호재가 붙죠. 즉 상승추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핵심은 종목선정과 매매타이밍이죠. 호재의 영향은 종목별로 선별 적용되기도 하고 그 기간도 천차만별입니다. 기본적으로 종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세력을 판별할 수 있는 시황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이밖에도 ‘수따’(수급(거래량) 따라잡기)나 ‘세따’ 등도 전업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매매 기법이다. 이들 기법은 최근과 같이 변동성이 큰 조정장세가 이어지거나 테마가 형성되지 않을 때 주로 이용된다. 하지만 이들 기법은 상따나 테따와 같이 추세를 형성할 만한 확실한 호재성 재료 없이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리크스한 투자기법으로 분류된다.



 plus tip



 이보다 성질 급한 투자자가 있을까



 데이트레이더(Day Trader)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은 인터넷 등을 이용해 주가가 오를 때 샀다가 그날 중 되파는 등 ‘초단기 투자’를 말한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데이트레이더’라고 한다.

 데이트레이더는 장중 시세 변동을 이용, 초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기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가의 움직임만을 분석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세흐름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가 주가 움직임이 빠른 주식을 포착, 매입한 뒤 단기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오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거래시스템을 사용한다. 국내에는 HTS이 널리 보급된 1999년부터 데이트레이더가 급속하게 늘었다. 국내에서 데이트레이딩이 가능해진 것은 1998년 3월. 주식을 판 뒤에 그 돈으로 즉시 다른 주식을 사는 행위를 한번만 허용하던 제한규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스윙트레이더(Swing trader)

 스윙트레이더는 보유 주식을 당일 처분하는 데이트레이더와 구별되는 매매유형으로 몇 시간에서 며칠 정도까지 주식을 보유하며 일반적으로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스윙트레이더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이드 잡(job)으로 트레이딩을 할 때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며칠 정도 주식을 보유할 목적으로 주식을 사지만, 자신이 생각한 이익의 폭이 몇 시간 만에 발생하여 처분할 수도 있고, 며칠이 지난 뒤 수익이 발생하여 처분할 수도 있다. 스윙트레이딩은 전업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투자패턴이기도 하다.



 스캘퍼(Scalper)

 데이트레이더보다 빈번히 초단타 매매를 하는 투기적 거래자를 뜻한다. 본래 스캘프란 말은 인디언들이 적의 머리 가죽을 벗긴 전리품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구어체로 ‘박리를 챙기는 것’을 말한다. 즉 증권시장에서 스캘퍼란 ‘초박리를 취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INTERVIEW 1 전업 6년차 ‘신화창조’이순권씨

 “지난 한해 10억 원 벌어… 100억 원이 목표”



 남 마산의 광학기기 전문업체 삼양000에 근무하던 이순권씨는 1999년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 월급쟁이 생활을 할 바에는 주식 전업투자자로 승부를 보는 것이 더욱 났다는 생각에서였다.

 “직장생활을 하며 1년여 정도 주식투자를 했는데 몇 번 거래를 하다 보니 월급쟁이보다 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이 지나 투자에 자신이 생기면서 결심을 굳혔죠. 하지만 맞벌이 하는 아내가 문제였죠. 당시 미안한 마음에 아내에게는 솔직히 전업투자자가 되겠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더 나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표를 냈다고 거짓말을 했죠.”

 하지만 처음 시작한 전업투자의 결과는 참담했다. 전업투자를 시작한지 보름 만에 총 투자자금 300만 원을 모두 날린 것. 일명 깡통을 찬 것이다.

 “막상 전업투자를 시작하니 안 되더군요. 사실 당시에는 주식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어요. 그냥 여기저기서 귀동냥한 기업에 초단타로 투자한 거죠.”

 깡통을 찬 후 그는 주식투자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현재 그의 주특기인 상한가 따라잡기다. 첫 투자로 투자자금을 모두 날린 그는 모의투자를 통해 상따 매매의 실전 경험을 익혔다.

 “몇 개월 동안 모의투자로 상따 매매를 실험한 결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기법이라는 판단이 섰죠. 하지만 실전에 나설 자금이 없었죠. 그때 처음 카드깡을 해서 500만 원의 시드머니(초기 투자자금)를 마련했습니다. 지금은 돈 빌려 주식투자는 절대 안 해요.”

 상따 매매는 실전에서도 통했다. 초기 투자 실패에서 배운 리스크관리 원칙에 따라 상따 매매를 한 결과 투자자산은 빠르게 불어났다. 그가 지난 6년 동안 상따 매매 등을 통해 번 돈은 20억 원. 현재 투자자산은 5억 원에 달한다.

 “처음 상따 매매를 접한 것은 신문에서였어요. 상따 매매로 수익을 올릴 확률이 70%가 넘는다는 기사였죠. 그 기사를 읽고 상따 매매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모의투자로 경험을 쌓았죠.”

 이순권씨가 최고의 수익을 올린 것은 2005년. 지난 한해에 올린 수익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인 10억 원이다.

 이씨의 상따 매매는 증권사가 개최하는 실전투자대회도 휩쓸었다. 지난 2004년 11월 한화증권에서 개최한 14회 실전투자대회에서 3개월 만에 무려 1134%라는 가공할만한 수익률을 기록, 1위를 기록했고 이어 16회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상따 매매는 철저한 정보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종목선정의 키포인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재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속 상한가가 가능한 재료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매일 장마감 후 저녁 10시까지 다음날 신문과 인터넷검색으로 투자종목과 재료를 분석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증시가 급등락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는 이 같은 철저한 정보 분석에 따른 상따 매매로 어김없이 큰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씨가 올해 들어 투자한 종목은 큐로컴, 파루, 휴림미디어 등으로 대부분 3번 이상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다.

 이씨는 올 한해 증시가 상반기 조정을 보이다 하반기 1500포인트 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업종은 와이브로와 DMB. 이들 업종은 정부의 정책사업으로 향후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분산투자나 가치투자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충분한 주식투자 공부와 실전경험 없이 대박환상에 젖어 시장의 소문만 좇다보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씨는 이름보다 필명인 신화창조로 더 유명하다. 실전투자대회나 인터넷 동호회에서 사용되는 이 필명은 전업투자를 꿈꾸는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닉네임. 신화창조란 필명처럼 주식투자로 100억 원을 모으는 것이 그의 목표다.



 INTERVIEW 2 전업 7년차 ‘충열왕’이충열씨

 “철저한 리스크관리 원칙이 성공 밑거름”



 식시장에서 상따 매매 전문가로 통하는 울산의 이충열씨가 처음 주식을 접한 것은 20여 년 전 대학을 다닐 때다. 당시 이씨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부산파이프 주식 300주를 받았고 이것이 증시라는 미지의 세계로 빠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주식을 받기 전까지는 주식의 ‘주’자도 몰랐죠. 주식을 받고나서 주가가 하루하루 다르게 움직이면서 손익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재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흥미로웠을 따름이었죠. 나름대로 주식 전문서적을 가지고 공부도 했지만 학생 때라 본격적인 주식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것은 10년 전인 1996년부터다. 본업인 부동산공인중개사를 하면서 틈나는 대로 주식투자를 병행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타 전업투자자들과는 달리 부동산공인중개사를 겸업하고 있지만 이제는 주식투자가 본업이 돼버렸다. 주요 수입원 역시 주식투자다. 실제로 그는 지난 한해만 주식투자로 2억1000만 원을 벌었다. 현재 투자자산은 1억 원.

 “지금도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하면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목표는 주식전문사무실을 개설, 여러 사람들에게 주식투자 방법을 가르치는 겁니다. 주식투자와 교육이 본업이자 목표인 거죠.”

 주식시장에서 충열왕으로 불리는 그의 주특기는 상따 매매다. 상따 매매는 전업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중 하나이지만 절대 위험투자는 하지 않는 보수적인 투자가 그의 특징. 그는 확실한 재료와 거래량이 많은 소수 종목에만 투자하며 손절매는 확실히 챙긴다. 이 같은 철저한 리스크관리 덕분에 그는 지금까지 깡통을 찬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매매기법은 같아도 리스크관리 여하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죠. 전 매일 모든 신고가 종목과 첫 상한가 종목, 이상급등종목, 테마주 등을 연구합니다. 이들 종목을 재료와 거래량, 주가 이동평균선을 가지고 세세히 분석한 후 투자종목은 2~3개로 한정하죠. 하지만 모든 분석이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한 종목이 예상과 달리 추세가 무너지면 재반등 가능성이 있어도 무조건 손절매하고 거래를 쉽니다.”

 울산 지역 내에서만 조용히 활동하던 그가 주식시장에서 급부상한 것은 증권사 실전투자대회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이 2005년 10월부터 9주간 실시했던 실전투자대회에 충열왕이라는 필명으로 참가했던 그는 4주간 우승을 했고, 종합 1~2위를 차지했다. 당시 그는  3000만 원을 투자해 5일 만에 7200만 원을 벌어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충열왕이라는 필명은 울산 상따 전문가를 말하는 명칭이 됐다.

 “충열왕이라는 필명은 그냥 이름에서 따온 건데 무슨 절대 고수의 위세를 말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앞으로 필명에 걸맞게 주식투자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할 생각입니다.”

 이씨는 올 한해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장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3년간 크게 오른 만큼 조정의 폭이나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300포인트 이하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펀드멘털이 좋아졌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다소 해소됐기 때문.

 “올해는 조정의 해로 봅니다. 이미 연초부터 큰 폭으로 지수가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죠.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장기투자나 저점매수, 고점 매도하는 타이밍 매매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최근 그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종은 IT업종과 로봇업종이다. 앞으로 이 두 업종이 한국 증시를 이끌어나갈 기둥일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IT산업은 그동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로봇관련주는 정부가 2020년까지 100조 원을 투입, 집중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투자가 유효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 업종에 많은 관심을 두고 투자한다면 고수익도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INTERVIEW 3 전업 7년차 ‘지킬박사’이상암씨

 “매매 타이밍을 알면 당신도 고수”



 식시장에서 부천의 ‘지킬박사’로 유명한 이상암씨는 전업 7년차의 프로투자자다. 이씨가 전업투자자로 나선 것은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 생활을 접은 1999년. 안정되고 편안한 직장을 버리고 불투명한 확률의 세계인 주식시장으로 나선 것은 그만큼 주식투자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서점에 갔는데 주식관련 서적이 눈에 띄더군요. 이후 주식에 쏙 빠졌습니다. 당시에는 시계바늘 같은 직장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었죠. 주식은 도전의 세계였고 당시 제게 꼭 필요한 활력소였죠.”

 전업투자자로 나섰지만 처음은 늘 그렇듯이 쉽지만은 않았다. 재기불능 정도는 아니지만 깡통도 여러 번 찼다고 한다.

 “원래 고액 베팅을 하는 체질이 아니라 깡통을 차도 재기불능 정도가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뼈아픈 실전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자기만의 투자원칙을 세울 수 있었죠.”

 이씨의 주식투자 비법은 수급과 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세력 따라잡기와 테마 따라잡기다. 주로 종목분석을 통한 선취매로 이루어지는 이 투자방식에는 몇 가지 철저한 원칙과 정확한 확률이 바탕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종목은 내재가치가 있는 우량 중소형주 중에서 차트와 거래량, 시장심리분석 등을 통해 선정됩니다. 재료를 볼 경우에는 투자종목이 재료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선정된 종목 중에서 선취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거죠.”

 그는 오전 장에서 승부를 내는 것을 즐긴다. 전날 종목분석을 끝내면 다음날 9~10시 사이에 매매를 끝낸다. 이는 거래가 가장 활발한 오전 장에서 수익을 얻을 확률이 가장 높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시간(매매타이밍)의 위력을 깨닫는다면 고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오전 장에서는 전날 두각을 나타낸 종목에 대해 일반적인 매매는 물론 심리적 추격 매수도 많이 따라붙죠. 그만큼 주가 탄력이 크다는 뜻이죠. 따라서 오전 장이 선취매에 따른 수익률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칙과 확률을 바탕으로 투자해도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변수를 판단할 수 있는 오랜 실전경험과 시장을 보는 눈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도 항상 맞는 것은 아니듯 주식시장에서 절대적인 투자기법이라 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항시 리스크에 노출되죠. 교육도 중요하지만 실전경험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투자자산이 1000만 원으로 소액이지만 지난 한해 주식투자로 1억 원 가까이 벌었다. 또 한화증권에서 2005년 9월에 실시한 실전투자대회에서 3개월간 889.3%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 1500만원 의 상금도 받았다.

 이씨는 최근 증시가 지루한 조정을 나타내는 것과 관련 “증시체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보약이 되는 조정”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 횡보장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이는 나쁘게 볼게 아닙니다. 증시는 마라톤과 같죠. 오래 뛰기 위해서는 그만큼 체력보충이 돼야 하는 만큼 증시가 또 다시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조정도 필요한 거죠.”

 이상암씨의 전업투자 목표는 주식 전문학교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오랜 공무원 생활로 꼼꼼한 성격의 그는 지금도 부천에 소재한 오피스텔에서 제자 2명을 가르치고 있다. 또 대중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여타 전업투자자들과는 달리 증권사나 주식 투자 동호회가 개최하는 투자설명회에 나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주식 전문학교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예요. 재정경제부에서 증권대학을 설립한다고 하는데 이를 계기로 주식 전문학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10년간 주식투자를 하면서 나름대로 정립한 주식투자 비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 도움이 됐으면 해요. 또 기술적 분석의 창시자인 그린 빌과 같은 주식 전문 서적도 써보고 싶어요.”



 plus tip



 상따 매매 종목 고르는 법



 1  정배열 종목(주가가 견고하게 오르는 종목) 중 첫 상한 종목을 골라낸다.

 2  2차로 외인매집 또는 호재성 재료가 있는 종목을 추려낸다.

 3  이중 10여 종목 내외로 관심종목에 편성한다.

 4  다음날 3분 차트에서 매집이 있으면서 5% 이상 상승하여 신속하게 상한가에 들어가는 종목을 시장가로 신속히 매집한다.

 5  매입에 성공하면 상한가 매수 잔량 쌓기를 잘 살핀다.

 6  5% 이상 시초가가 갭상승하여 상한가에 진입한 종목이 시초가를 붕괴시키면 손절매 후 추세를 살핀다. 상한가 따라잡기의 최대 핵심은 손절선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