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 숍은 일본에선 제4의 유통 채널로 불린다. 7만여 상품을 100엔 균일가에 판매, 주부들 사이에 백화점->할인점->GMS(양판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10년 불황 때 최고 히트상품으로 100엔 숍이 꼽혔을 정도다.
그 100엔 숍의 대명사가 ‘다이소’다. 일본 전역에 2400여 체인망을 구축, 시장의 70%를 장악한 회사다. 그 다이소 성공신화의 주역이 박정부 한일맨파워 사장이다. 이 회사가 일본 업체를 제치고 다이소 최대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박 사장이 이번엔 부산 신항에 다이소 자금 100억원을 끌어들였다. 신항 내 국제 물류센터를 건립, 일본 내 2400여 매장을 포함, 세계 16개국 2800개 매장에 상품을 수출할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서다. 2007년 말 개장을 목표로 현재 조성 작업 중이다.
컨테이너 하루 평균 125대씩 선적
박 사장은 “일본 다이소가 제3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월평균 3000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루로 환산하면 매일 125대 분량에 해당되는 규모다. 1000만달러 규모 외자유치뿐 아니라 대규모 물동량을 한국에 유치, 국제 물류 허브로서 부산 신항의 조기 정착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대규모 외자유치에는 야노 히로다케 일본 다이소 회장과 박사장의 끈끈한 신뢰가 깔려있다. 박 사장이 야노 회장과 첫 인연을 맺은 게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벌써 햇수로만 18년에 달한다. 일본 다이소가 연간 매출액 3조원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박 사장이 조연을 맡은 셈이다.
실제 박 사장은 “다이소 납품을 위해 지구를 몇 십 바퀴는 돌아왔다”고 말한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유럽, 중동, 아메리카 등 안 가본 곳이 없다. 요즘도 1년 중 100일 이상은 ‘해외 출장’을 다닌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판매가 100엔(약 830원)을 맞추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겠는지….”
그가 세계 30여 개국에서 공수해 납품해온 상품 가짓수만 6만여 종에 달한다. 저가 비결은 한마디로 바잉파워(구매력) 덕분이다. 다이소 납품이 매출액 100%를 차지하는 한일맨파워의 매출액은 지난해 1560억원. 평균 납품가를 500원으로 잡아도 1년에 3억 개 이상을 공급한 셈이다.
박 사장은 가격 통제를 위해 유통 거품을 완전히 뺐다. 이 회사의 지난해 광고 선전비(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감사보고서)는 16만원에 불과하다. 1500억원대 수출회사의 홍보비치고는 제로에 가까운 금액인 셈이다.
요즘 박 사장의 꿈은 일본 100엔 숍 신화를 한국서 재연해보겠다는 것. 한국 내 유통업체 이름은 다이소아성산업. 지난 1997년 5월 1호점으로 시작, 현재 전국에 32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GS유통 63개를 비롯, 롯데마트 37개, 하나로마트 11개, 이마트 6개 등 대형 유통점에도 진출해놓은 상태다. 금감원에 보고한 2005년 매출액은 약 600억원 수준. 올해엔 1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게 박 사장 목표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1년 중 100일은 외국서 산다는 박 사장. 그는 “남들이 뭐라해도 커피 한잔 값도 안 되는 1000원 짜리 상품의 ‘고급화’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고집’을 강조했다.
저가 비결은 한마디로 바잉파워(구매력) 덕분이다. 다이소 납품이 매출액 100%를 차지하는 한일맨파워의 매출액은 1560억원. 평균 납품가를 500원으로 잡아도 1년에 3억 개 이상을 공급한 셈이다. 박 사장은 가격 통제를 위해 유통 거품을 완전히 뺐다. 이 회사의 지난해 광고 선전비(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감사보고서)는 16만원에 불과하다.
plus tip
다이소 물류센터 규모는 “한달 물동량 컨테이너 3000대”
부산 신항에 들어설 다이소 물류센터 규모는 총 2만평 규모로 건설중이다. 이르면 내년 연말이면 물류센터가 가동될 전망이다.
운영 주체는 일본 다이소산업과 한일맨파워의 합작사인 ‘다이소인터내셔널’. 다이소가 100억원, 한일맨파워가 25억원을 투자, 125억원 자본금으로 최근 설립된 회사다.
다이소가 한국내 물류센터를 개장한 까닭은 물류비 절감이 가장 큰 이유다. 일본은 한국보다 인건비와 내륙 운송비, 창고 임대료, 보관료 등이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관세 측면에서도 득이 된다. 부산 신항은 자유무역지구로서 가공후 재수출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국제 물류기지로서 부산 신항의 조기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산 신항 최초의 외국계 물류 센터가 개장되는 셈이다.
처리 물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3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다이소가 제3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월평균 물량이다. 연간 3만 6000대 물량으로 하루로 환산하면 매일 125대 컨테이너를 나르는 대규모다. 박정부 한일맨파워 사장은 “다이소인터내셔널은 제3자 물류사업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라며 “2010년께면 연간 4만대 이상 컨테이너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