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휩쓸고 간 지역에 기업들이 복구를 위해 직접 나섰다. 고객의 아픔을 위로하고, 재생의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기업들의 수해복구지원 현장을 돌아봤다.

년 전까지도 “수해가 났다”하면 기업들은 재계 서열대로 수재의연금을 내는 형식적인 모습만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들어 기업들의 구호 활동은  주먹구구식 지원체계를 벗어나 입체적이고 조직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사원은 물론 임원진까지 수해 현장에 직접 봉사활동을 나서고 각 기업의 기업문화나 주력 업종이 잘 드러나는 지원활동도 늘고 있다.

삼성그룹의 수해 복구 지원활동은 수해 발생 이전부터 시작됐다. 7월15일 강원 지역에 폭우가 시작되자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구호품 컨테이너 차량을 해당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수해 발생과 거의 동시에 이재민들에게 음식물, 의류, 생수, 부탄가스 등이 담긴 긴급 구호 세트 5000세트를 나눠줄 수 있었다.

삼성그룹은 수해로 인해 고립된 지역에 4대의 헬기를 동원, 추가로 3000세트의 긴급구호품을 공수하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긴급재난재해통합구호시스템 협약을 맺은 대한적십자사의 요청에 의해서다.

7월19일부터 시작된 이 ‘작전’엔 삼성3119구조단의 역할이 컸다. 3119구조단은 두개 팀으로 편성돼 수해 복구 지원활동을 벌였다. 한 팀은 평창군 진부 일대를 중심으로 구호물품 전달작업을 맡았다.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고립지역엔 3119구조단이 헬기에서 레펠 강하를 통해 구호품을 전달했다. 또한 구조대 내 응급구호팀은 삼성의료원과 함께 의료지원활동을 실시했다. 다른 한 팀은 삼성화재 구조견 센터와 함께 인제군 일대 실종자 수색활동을 벌였다. 물에 휩쓸려간 실종자 수색이나 토사붕괴 등 위험이 있는 지역의 수색활동은 3119구조단이 도맡았다.

더불어 삼성그룹은 산간도로가 완전히 유실돼 고립이 장기화된 지역에 삼성중공업 포클레인 10대 등 건설 중장비를 투입해 복구활동을 도왔다. 연인원 1800여 명의 임직원이 자원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물론 함께 파견된 삼성전자 A/S팀은 침수된 가전제품을 무상수리 해 주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또 집중호우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입은 자매마을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별로 맺은 411개 자매마을의 피해 현황을 파악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된 18개 지역에 우선 지원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강원도뿐 아니라 서울 양평동 및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수해 현장에도 봉사활동에 나섰다. 삼성건설은 서울 양평동 지역에서 주택과 아파트 놀이터 보수에 나섰으며, 네트웍스는 경북 구미에서 침수 가구 정리활동을 펼쳤다. 삼성SDI는 울주에서 가옥 침수 피해 복구를 하는 등, 총 400여 명이 주민들의 복구작업을 도왔다.

이중 삼성에버랜드는 수해 지역 가축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자사 동물원 및 도우미 파견센터 수의사와 사육사로 구성된 동물사랑봉사팀 10여 명이 출동해 피해를 입은 농가의 소, 돼지 등 가축들에 대한 진료활동을 실시했다. 에버랜드는 또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축사 방역작업도 벌였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수해 지역에 400여 명 규모의 그룹사회봉사단을 파견했다. 그룹사회봉사단은 국가비상사태 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국내 기업으론 처음으로 작년 11월 창설한 재난구호 전문봉사단이다. 이들은 폭우와 태풍으로 피해가 집중된 강원도 평창 지역은 물론 인근에 있는 모든 수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구호활동에서 눈에 띄는 것은 ‘차량 지원’활동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5톤 카고차량을 개조한 이동식 세탁구호차량 두 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이는 수해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식수와 더불어 세탁 문제라는 현장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동식 세탁차량은 하루 평균 약 2.4톤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이번 수해 지역엔 연인원 400명의 정비인력과 총 64대의 정비지원 차량이 동원된 수해 지역 긴급정비지원단이 파견됐다. 정비지원단은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22개 거점을 마련, 무상점검서비스가 이뤄졌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당초 피해차량 수리 시 수리비를 30% 감면하기로 했다. 수해 피해가 큰 점을 고려해 이를 상향 조정해 50%까지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피해 지역 이재민에게는 새 차 구입 시 최대 3%의 할인을 해줄 계획이다.

LG그룹도 각 계열사의 특성에 맞는 구호활동을 펼쳤다. LG전자는 연인원 1500명이 투입된 '수해봉사단'과 '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가전제품 무상수리 및 복구작업 지원 등의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우선 수해 서비스 장비를 갖춘 특장차와 서비스 엔지니어를 투입해 침수가전 수리서비스를 실시했다. 침수가옥 정리와 토사물 제거, 물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옷가지와 침구류를 빨아 말릴 수 있는 빨래방을 운영했다. 또한 LG전자는 김쌍수 부회장, 김영기 부사장 등 10여 명의 임원과 장석춘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이 직접 복구작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LG화학과 LG필립스LCD도 수해 지역에서 임원진까지 파견돼 복구 지원활동을 했다. 이와 함께 LG텔레콤은 이재민들에게 요금을 감면키로 했으며, LG파워콤도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3개월간 면제해 줬다.

SK그룹은 구호전문 NGO와 연계한 발빠른 대응이 돋보인다. 세계적인 긴급구호 NGO인 월드비전과 함께 피해상황을 파악해 주요피해지역에 긴급재난 구호물품 950여 상자와 식수 500상자, 라면 500상자를 수해 피해 초기인 7월17일에 전달했다.

SK그룹은 이어 25억원의 성금과 3억원 상당의 의류도 수재민에게 지원했다. 하루 200여 명이상 투입된 자원봉사활동도 더욱 확대해 수해 지역이 정상화될 때까지 집과 도로에 쌓인 토사제거 작업과 집기정리 작업에 나섰다. 또 수해 피해가 큰 지역에 긴급재난 구호물품 1650상자와 식수 및 라면 2300박스를 지원했으며 무료급식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수해 지역 주민들이 사용한 휴대폰 요금을 감면해주고 임대폰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수해 지역에 위성 이동기지국 차량을 급파했다. 위성 이동기지국 차량은 무궁화 2호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집중호우로 유선 전송로가 유실된 지역에서도 휴대폰 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SK건설은 불도저 등 건설 장비를, SK가스는  LPG가스를 지원하는 등 기업의 성격에 맞는 활동을 벌였다.

한화그룹은  남영선 한화 대표이사와 조창호 대표이사, 김관수 한화국토개발 대표이사가 직접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다. 1박2일에 걸쳐 진행된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한 임직원은 400명에 달한다. 특히 한화가 봉사활동에 나선 진부면 호명리는 피해상황이 늦게 파악된 곳으로 자원봉사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행사에 직접 참가한 한화종합화학 조창호 대표이사는 “미력한 힘이나마 우리의 봉사활동이 수재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활동을 시행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 자원봉사자와 함께 한화건설에서 파견한 포클레인 5대도 하천의 범람으로 유실된 도로와 가옥, 농경지의 복구에 투입됐다. 또 가옥 침수 피해가 컸던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는 한화종합화학에서 생산한 1억원 상당의 침수가옥 복구용 바닥재 140가구분이 공급됐다.

GS그룹 역시 계열사별로 다양한 구호활동을 벌였다. GS칼텍스는 피해가 심한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라면과 생수, 주유원복 등 총 600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수해 지역에 긴급 전달했고 쌀, 김치, 취사도구 등 1억9000만원어치의 생필품을 추가로 전달했다. 임직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도 현지에 파견돼 수해 복구활동을 지원했다.

GS리테일은 장마피해가 큰 인제군에 휴대용 가스렌지, 부탄가스, 냄비, 라면, 세제, 휴지 등을 모은 생필품 300세트를 GS리테일 용인센터를 통해 긴급 지원하였고, GS홈쇼핑도 임직원 자원봉사동호회 라임오렌지를 통해 수해 지역 복구 등의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한진그룹의 구호물품 전달은 계열사인 한진택배를 통해 전달됐다. 폭우 피해가 가장 큰 양양, 인제, 평창 지역의 식수난을 해결키 위해 각각 생수 2000박스씩 총 6000박스를 지원했다.

한진그룹 산하 인하대병원은 의료봉사단을 구성해 지난 21일, 22일 양일간에 걸쳐 인제군 기린면 일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또한 대한항공도 오는 28일 강원도 평창 진부 지역에 자원봉사단을 보낼 예정이다.

수해 복구 성금 15억원을 기탁한 롯데그룹의 계열사들도 계열사의 성격에 맞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롯데백화점은 수도권

12개 전점에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장마 피해 수재민 돕기 대바자를 진행해 행사 수익금 및 기부 물품을 수재민들을 돕는데 사용했다.

또 롯데마트도 영등포점에서 수재민 돕기 특별 바자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탁했다. 롯데마트는 신선, 가공, 생활, 패션, 가전 등 전 분야에서 우수 상품을 골라 판매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자선바자와 더불어 올해로 7년째를 맞는 롯데월드 자원봉사단이 현지에 파견됐다.

강원도 연고 기업인 동부그룹은 이번 수해를 맞은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유치지원금을 강원도에 전달했다. 유치지원금 5억원에 수해 복구 및 도내 초중학교 장학지원금 5억원을 합쳐 도합 10억원 규모의 지원이다.

동부그룹 계열사 내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곳은 동부한농이다. 종합농업회사라는 동부한농의 특성을 살려 영농기술 전문 인력으로 수해 복구활동지원단을 구성했다. 수해 복구활동 지원단은 피해복구활동과는 별개로 농작물 생육 및 영양 관리, 병해충 예방 관리 등 장마 후 농작물 관리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지원을 병행해 농업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동부한농은 장마철 주요 작물보호제 등 약제 3000만원어치를 기증하기도 했다.

수해 지역에서 부족한 물품 중 한 가지는 바로 의류다. 의류를 생산하는 패션업체들은 응급키트와 의료지원봉사는 물론 주력 품목인 의류를 전달하는데 큰 몫을 했다. 트라이 브랜드는 성인 및 아동용 속옷과 반바지, 티셔츠, 양말 등 생활필수품 3만5000점을 대한 적십자사에 전달했고 신원도 5000만원 상당의 수재민 돕기 기금과 더불어 5000만원 상당의 의류를 기부했다.

이랜드그룹은 강원도 수해 지역에 이랜드복지재단이 중심이 된 사회봉사단을 파견 1억2000만원 상당의 긴급구호 키트 1200개를 이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또 자사 클리닉 소속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봉사단을 수해 현장에 급파했다.

카드사들도 이번 수해에서 금융업의 살려 다양한 지원활동을 했다. KB카드는 재해 지역 개인회원에게 카드대금을 할부로 나눠 결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기업회원은 선택에 따라 카드대금을 결제 유예하거나 최대 1개월까지의 연체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개인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결제를 유예해줄 방침이다. 개인은 최장 3개월, 기업은 최장 1개월 결제가 유예되며, 이 기간 동안 카드이자 역시 면제된다.

비씨카드 역시 타 업체와 마찬가지로 수해 피해회원들에게 최장 3개월간 청구를 유예하고 이 기간 중 발생한 연체료에 대해서는 전액 면제해 줄 예정이다. 또한 피해 지역에 ‘빨간 밥차’와 ‘빨간 사과 봉사단’을 긴급히 파견했다.

비씨카드가 사회봉사활동 차원에서 제작해 운영하고 있는 빨간 밥차는 한 번에 250명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봉사활동 기간 중 수해 지역 주민들에게 즉석에서 만든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

또한 80여명으로 조직된 빨간사과 봉사단은 수해 현장에서 침수지역 복구활동 및 수재민 급식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생수, 라면, 담요 등 긴급 생필품을 전달했다.

KT는 전화사업의 특성상 수해에 많은 피해를 입은 기업이다. 이번 수해로 강원 및 중부지방에서 1만6710개의 통신회선이 유실됐다. 하지만 이재민을 위해 회선복구작업과 더불어 수해 복구 지원활동도 활발히 이뤄졌다.

KT는 이재민을 위해  담요 25000점 등 2억원 상당의 구호품 세트와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1000여 명의 사랑의 봉사단원이 침수 가옥과 도로 보수 지원활동을 벌였다. 전국 이재민 대피소에 무료 전화를 설치했고 가옥 침수 등 피해 가구에 대한 복구 지원작업을 전개했다.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구조특공대 ‘삼성3119구조단’

“전원 특수부대 출신… 출동 없는 날엔 사회봉사”

종자를 찾기 위해 물 속에 들어가니 난감하더군요. 눈앞엔 온통 흙탕물뿐 앞이 하나도 안보였습니다.”

강원 수해 현장에 구조활동을 나섰던 도한덕 삼성3119구조단 특수구조대 대원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소속된 삼성3119구조단은 강원 수해 현장 외에도 경기도 고양, 서울 양평동 등 올해 비 피해가 컸던 지역엔 어김없이 출동했다.

3119구조단이 출동하는 곳은 비단 수해 현장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일어난 대형사고 현장에는 그들이 항상 있었다. 작년 4월19일 발생한 부천 LG백화점 붕괴 사고, 2002년 부평 다세대주택 붕괴사고 등 지난 10년간 총 3000회에 이르는 구조구급활동을 펼쳤다.

3119구조단은 해외에서도 한국 구조진의 뛰어난 구조능력을 선보였다. 1997년은 3119구조단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첫 해였다. 괌 KAL기 추락사고 현장에 정부의 요청으로 파견돼 구조활동을 펼치게 된 것이다. 당시 사고 현장은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하지만 3119구조단은 유엔에서 인정하는 국제공인 구조 전문가 자격증인 ICET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현장에서 구조활동이 가능했다.

또 급박한 현장에서도 3119구조단은 매일 같이 유가족과 대책본부에 활동 내용과 현장 상황을 브리핑해 조금이나마 유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1999년 1만2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대만 지진 현장에도 3119구조단이 있었다. 3119구조단은 지진 발생 후 구조팀을 현지에 급파 생존자 탐지기, 음향탐지기, 구조용 내시경 등 첨단장비와 구조견을 이용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여진을 무릅쓰고 시신 발굴, 부상자 치료 등 헌신적인 활동을 해 대만 당국이 감동하기도 했다.

“이 장비가 바로 대만 현장에서 사용됐던 생존자 탐지기입니다.”

도 대원은 큰 접시처럼 생긴 장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생존자 탐지기는 모든 구조작업이 끝난 후 최후에 남아있는 생존자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라며 “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선 주위에 맥박이 뛰는 어떠한 생물체도 없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삼풍백화점 참사 당시 유지환, 박승현씨가 매몰 현장에서 1주일 만에 구출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구조대가 들여왔던 이 탐지기 덕분이었다. 

이밖에도 3119구조단은 다양한 첨단장비를 갖고 있다. 물과 공기의 힘으로 일순간에 화재를 진압하는 순간진화기, 온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열화상카메라 등 총 124개 품목에 3124개에 이르는 각종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을 갖추고 있는 단체는 우리나라에서도 중앙119외엔 없다.

특히 3억원을 호가하는 특수공작차 3대도 보유하고 있다. 이 특수공작차는 사고 현장에서 활용되는 거의 모든 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발전장비, 조명장치, CCTV모니터는 물론 낭떠러지에 추락한 차량을 인양할 수 있는 윈치, 유압절단기와 같은 유압장비, 절단 파괴장비 및 개인 휴대장비 등 총 64종 238점 21개 세트의 각종 구조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특수공작차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구조상황실’이다.

“호텔에서 한 여성이 쓰러졌다고 출동 요청이 왔습니다. 부리나케 달려갔건만 여성분이 쓰러진 곳이 여자 목욕탕 안이었어요. 위급한 상황이니 들어가긴 했지만 좀 난감하더군요.”

전준우 특수구조대 대원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얼굴을 붉혔다. 화재 현장에서,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건물 붕괴 현장에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을 벌이는 3119구조단 대원들도 ‘여자 목욕탕’앞에선 움츠러드는 모양이다.

3119구조단은 현재 대형 재해 및 재난에 대응하는 특수구조대 및 기타 사고에 대응하는 8개의 지역대로 구성된다. 이중 특수구조대는 대원 전원이 해병대나 특전사, UDT 등 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구조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인명구조 기초 훈련은 물론이고 응급구조사 자격, 방화 관리자, 위험물 관리자, 수상인명구조, 스킨스쿠버 자격 등을 가지고 있으며 생화학테러, 화재조사, 긴급구조반 등과 관련된 소방학교 교육을 수료했다. 도한덕 대원은 “삼성그룹의 인재상에 맞도록 모든 구조대원들이 멀티플레이어다”라고 말했다.

출동이 없는 날엔 3119구조단은 각종 교육활동에 나선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안전 의식고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유아원과 초등학교, 재한 일본인 학교, 한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을 비롯한 사회단체를 방문해 각종 생활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저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어떤 건줄 아십니까? 바로 휴대폰 문자메시지입니다.”(김상현 특수구조대대원)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본부 안에 있는 대원들은 바로 현지로 급파된다. 하지만 외부에 있는 대원들에겐 출동 명령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된다. 일일이 전화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다. 대원들이 ‘메시지 민감증’에 걸려있는 가장 큰 이유다. 그는 “메시지로 명령이 떨어지니 스팸메시지, 안부메시지도 바로바로 확인하게 된다”며 미소지었다.

3119구조대의 이러한 다양하고 헌신적인 활동 결과 정부와 각종 단체로부터 많은 표창이 수여됐다. 1996년 대통령 단체 표창을 비롯해 행자부 장관상, 건교부 장관상, 문광부 장관상, 서울시장상, 경기도지사상, 광명시장상 등이 그것이다. 또한 KBS에서 수여하는 119상 봉사상 단체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우희 3119구조단 단장은 “돌이켜 보면 성장만능주의가 부른 대형 참사로 얼룩진 부끄러운 시기도 있었다”며 “이런 사회 현상 속에서 민간 긴급구조단인 3119구조단이 작은 힘이나마 사회안전 구현에 한 몫을 담당해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