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처럼 직접 주식으로 저축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금리 고령화의 영향으로 장기 재테크 측면에서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적립식 직접투자’를 해법으로 꼽는다. <이코노미플러스>는 바람직한 투자 문화 확립과 한국 증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정기독자들과 함께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라는 기획기사를 연중 연재한다.

이무창, 전가영씨의 적립식 직접투자가 손실을 크게 줄이고 재충천에 들어갔다. 9차 평가결과(2005년 12월8일~2006년 9월8일) 이무창씨는 전월 대비 5.74%포인트 오른 -5.24%의 수익률을, 전가영씨는 전월 대비 3.48%포인트 오른 -4.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무창, 전가영씨의 수익률 호전은 1300포인트 대에 머물렀던 증시가 저점을 지나 상승세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3.2% 올랐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 대상,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종목들의 주가가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

특히 ETF에 분산투자한 것이 적중했다. 이무창, 전가영씨는 그동안 투자자금을 일반 주식과 ETF에 50:50 비율로 분산투자해왔다. 공교롭게도 적립식 직접투자 이후부터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현대증권 대상 등 일반 주식 투자수익률이 -10% 내외의 부진함을 보였지만 시장수익률을(종합주가지수 상승률) 추종하는 ETF가 그 손실을 만회해왔다.  

예를 들어 현대증권과 ETF에 분산투자한 이무창씨가 9차 평가까지 현대증권에만 투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투자수익률 -9.51%로 38만원 이상 손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ETF(KODEX KRX100)에 분산투자해왔기 때문에 손실(-5.24%, 20만원)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적립식 직접투자 상담을 맡고 있는 명노욱 현대증권 강동지점장은 “증시가 하락하거나 조정을 받을 때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무창, 전가영씨도 적립식으로 ETF에 분산투자했기 때문에 약세장에서도 큰 폭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상·현대증권 주가 향방이 중요

투자종목별로는 전가영씨가 투자한 대상이 가장 부진했다. 대상의 주가는 증시 상승 반전으로 전월 대비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대상은 부진했지만 분산투자 목적으로 편입했던 KODEX200이 선방하면서 전가영씨의 전체 수익률 하락을 방어했다. KODEX200은 3개월 만에 수익률이 1.53%로 플러스 반전했다.  

이무창씨가 투자한 현대증권은 전월 대비 6.56% 오른 -9.51%를 기록했고, 분산투자용으로 편입했던 KODEX KRX100은 투자원금을 거의 회복했다. 

앞으로 이무창, 전가영씨의 적립식 직접투자 수익률은 증시 회복 여부와 이에 따른 대상, 현대증권의 주가 향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자금 이탈 등 유동성 문제가 다소 진정된 상태고, 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도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기업실적이 가시화할 경우 8월 말부터 시작된 증시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물벽으로 예상되는 1350선을 9월 중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이 확인됨에 따라 급격한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줄어 전체 시장의 위험도가 크게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결되면 경기 둔화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지만 급격한 둔화가 아닌 연착륙으로 갈 가능성이 큰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4/4분기 증시가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현대증권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띌 때 증권주도 상승세를 타기 때문. 이에 심규선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 업종은 그 특성상 종합주가지수와 거래대금 추이에 따라 일희일비한다”며 “그만큼 증시 향방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4/4분기 전망이 긍정적이다. 정성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시적인 비용 반영 등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하반기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다”며 6개월 목표주가로 1만8400원을 제시했다.

 적립식 재테크, ETF가 대세

영원한 고수익 펀드는 없다

“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로 노후를 준비하라.” 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적립식 재테크 수단으로 ETF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펀드의 안전성은 물론 주식투자의 수익성까지 겸비해 최고의 장기 투자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적립식 재테크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국내 ETF시장의 선두 주자인 삼성투신운용의 인덱스운용팀과 함께 ‘ETF를 활용한 재테크 방법’을 연재한다. 

배재규  삼성투자신탁운용 인덱스운용팀 부장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펀드에 가입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주식시장은 개인이나 기관 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모두 열려있긴 하지만 각 투자 주체별로 크고 작은 차별이 존재하며, 또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시장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개인 투자자는 전문가 집단보다 좋은 투자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문적인 지식과 위험 관리 능력을 가진 기관들이 개인의 자산을 위임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되면 결국 주식시장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들끼리의 게임장이 되고, 전문 투자자(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도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나타낸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펀드들 사이에서도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생겨난다는 것인데 승자가 될 펀드와 패자가 될 펀드를 사전적으로 예측해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차라리 시장과 무승부를 기록하는 인덱스펀드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인덱스펀드 중에서도 저비용으로 안정적인 시장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ETF를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시장수익률보다 성과가 좋지 못한 주식형 펀드가 많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자산운용사들과 투자자들은 인덱스펀드의 패시브(Passive)한 성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의 액티브(Active)한 펀드 투자를 통해 시장수익률을 능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과연 그럴까? 1998년 중반 1600억달러에 달하는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던 모건 스탠리 딘 위터(Morgan Stanley Dean Witter)는 1987년부터 1997년까지 5년씩 나눈 두 기간 동안의 660개 주식형 펀드의 총수익을 조사한 ‘뮤추얼펀드의 위험과 운용성과의 반복’이라는 보고서를 출간했다. 딘 위터는 이 보고서를 통해 “첫 5년간의 총수익이 상위 25%에 속하는 펀드 중에서, 오직 28%만이 다음 5년 동안에도 상위 25%에 남아있었고, 51%만이 상위 50%에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즉 과거는 물론 미래에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주식형 펀드는 아주 드물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펀드를 장기간 보유하거나 또는 재빨리 갈아타면서 투자하는 전략은 시장보다 우월한 수익을 얻어내는 방법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펀드를 미리 예측해서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할 정도의 투자자라면 직접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버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결국 펀드매니저도 돈을 버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일 뿐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장기투자라는 전통적인 펀드 철학에 따라 수수료를 적당한 수준으로 줄이고, 그들이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의 자산 수준을 투자자들의 전략과 목표에 알맞은 크기로 제한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합해져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큰 이익이 되는 것이다. ‘투자자를 먼저 고려하라’는 황금률은 펀드업계와 투자자들에게 모두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