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빅토리아 하버 해변에 위치한 하버프라자호텔은 한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호텔로 꼽힌다. 올해로 오픈 11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신 시설과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를 앞세워 한국인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물론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한류를 호텔 마케팅에 적절하게 결합시킴으로써 한국인 고객 유치는 물론 홍콩 내에서의 호텔 위상까지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세계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숱한 경쟁 호텔들과의 차별화를 통한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의 중심에는 조나단 윌슨 총지배인이 있다. 그는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를 호텔 마케팅에 접목시키기 위해 한류와 관련된 각종 이벤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5년 1월 탤런트 조재현, 차인표, 송윤아 등이 주연한 SBS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의 주 촬영지 제공은 물론 출연진 및 스탭들의 숙소 유치와 4월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열린 ‘대장금의 밤’ 행사를 유치했던 것은 대표적이다.
“지난 2002년 이후 홍콩 관광업계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인 고객 수요가 괄목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호텔만 해도 수치상으로 두 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윌슨 총지배인이 밝힌 한국인 고객 증가율은 이제 단일 국가로는 무시 못 할 수준에까지 올라 있다. 그가 총지배인으로 취임한 초기였던 지난 2002년 한국인 투숙객은 연간 3% 정도였지만 지금은 6%에 달한다. 또 2년 안에 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젊은층들이다. 주5일제 영향이 주된 이유로 금요일 출발해 일요일에 돌아오는 2박3일 주말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홍콩은 동양은 물론 서구 문화가 혼재돼 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와 함께 젊은층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그의 한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강화는 오히려 당연하다. 총지배인이 직접 세일즈 현장인 한국을 방문해 거래 업체와 파트너들을 찾아다니며 감사와 함께 향후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다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뜨내기 고객보다 많은 단골 고객은 호텔 서비스 지침”
“이번 한국 방문은 신규 고객 창출보다는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 목적이 있습니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이라는 마케팅 현장도 스스로 느껴 보고 싶었습니다.”
윌슨 총지배인은 하버프라자호텔의 가장 커다란 장점으로 한 번 투숙했던 고객들이 반복해 찾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깊은 인상을 심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방문하고 다른 호텔로 발길을 돌리는 뜨내기 고객이 아니라 우리 호텔의 각종 시설과 서비스에 만족감을 느끼고 우리 호텔만을 고집하는 단골 고객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커다란 자랑거리면서도 우리 호텔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지침과도 같습니다.”
이에 따라 윌슨 총지배인은 한 번 찾은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사전에 파악해 개인별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리조트 개념의 호텔이지만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버프라자호텔은 홍콩의 많은 호텔들의 객실 이용 비율이 비즈니스 30%, 관광 70%인데 반해 50대50의 비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관광객들은 물론 비즈니스맨들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호텔은 비즈니스 혹은 관광, 레저, 휴식 등 어떠한 목적으로 방문하더라도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종 시설 역시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나 하버프라자호텔이 위치해 있는 카우롱은 지리적으로 그리 경쟁적이지만은 않다. 많은 경쟁 호텔들이 다운타운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하버프라자호텔은 홍콩 중심가에서는 약간 외곽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제반 편의 시스템을 가동함으로써 외곽이라는 불편함을 고객들이 전혀 느낄 수 없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셔틀버스 운행은 기본이고, 고객의 요청에 따른 개별적인 서비스까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윌슨 총지배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티나 쳉(Christina Cheng) 세일즈 및 마케팅 이사는 “대형 컨벤션이 개최되면 컨벤션센터까지 왕복 운항하는 페리도 운행한다”고 소개했다. 또 홍콩 내 7개 직영 호텔과 함께 첵랍콕 공항에 고객을 위한 독자적인 데스크를 운영함으로써 모든 고객들은 공항에서부터 호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버프라자호텔의 투숙객들이 환호하는 가장 큰 매력은 전망. 전체 호텔 시설 가운데 70%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객실은 물론 7개의 레스토랑에서도 언제나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다볼 수 있는 것이다.
하버프라자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홍콩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연간 86%.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15% 이상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버프라자호텔은 아시아 최고의 부자인 홍콩 리자칭(李嘉誠) 창장(長江)그룹 회장이 오너인 허치슨왐포아호텔그룹 계열이다. 홍콩에 하버프라자호텔을 비롯해 7개, 중국 중경과 곤명에 2개 등 총 9개의 직영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또 오는 2010년에는 상하이에 직영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나이에 비해 앳된 얼굴의 윌슨 총지배인은 올해 호텔리어로서의 경력만 꼭 20년째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많은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호텔리어의 매력이라는 윌슨 총지배인은 영국 출생으로 사보이그룹에서 호텔리어 생활을 시작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를 돌아다니며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1996년 태국 파타야의 로얄클리프비치리조트의 객실 매니저로 부임하면서 아시아와 인연을 맺었다. 2년 뒤 지금의 홍콩 하버프라자호텔로 자리를 옮겨 지난 2001년 총지배인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