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펀드, 뮤지컬펀드, 드라마펀드, 아트펀드, 한우펀드, 유전펀드, 쓰레기펀드 등등. 이색 펀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식, 채권, 예금 등 고만고만한 투자 판에서 이들 이색 펀드는 새로운 투자 기회는 물론 재미도 안겨준다. 그렇다면 실속은 어떨까.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이후 펀드의 투자 대상 제한이 풀리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색 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 사모(私暮) 형태인 이색 펀드는 주로 PB(프라이빗뱅킹) 등을 통해 기관 투자가나 부자들에게 판매된다고 해서 ‘부자 펀드’로도 불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출시된 이색 펀드는 30여 개로 모집 규모만 5000억원에 달한다. 가장 먼저 출시된 이색 펀드는 마이다스에셋이 강제규 사단과 손잡고 만든 ‘강제규&명필름영화투자펀드’. 이후 영화 관련 펀드가 무려 10여 개 이상 쏟아지면서 이색 펀드의 대명사가 됐다. 이처럼 영화펀드가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04년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부터다. 영화 투자도 돈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종 펀드들이 만들어졌다.

2006년에는 이색 펀드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나 엔터테인먼트 등이 주를 이뤘던 이색 펀드 시장에 그야말로 이색적인 펀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미술품에서부터 쓰레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한우펀드와 미술품펀드, 유전펀드 등이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한우펀드는 NH투자증권과 마이에셋자산운용,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와 7개 축산업협동조합(고흥, 곡성, 구례, 보성, 순천·광양, 여수, 장흥) 등이 함께 만든 펀드로 말 그대로 국내산 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우펀드의 예상 목표수익률은 8.5%. 예상 목표수익률은 한우의 평균 등급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므로 한우의 성장 발육이나 시장 여건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서울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서울명품아트사모1호펀드’라는 이름의 아트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명화와 조각 등 예술품을 매입한 뒤 이를 다시 팔아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가장 많이 팔린 이색 펀드는 유전펀드다. 한국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유전펀드는 무려 2041억원이 모집됐다. 이 펀드는 베트남에서 개발하는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만기 5년의 장기 상품이다. 투자 기초 자산은 한국석유공사가 14.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베트남 15-1광구 유전’의 수익권. 투자자는 이 광구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받고, 석유공사는 펀드 모집액을 신규 유전개발사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화려하지만 실속은 ‘글쎄요’

과연 이색 펀드는 세간의 관심을 끈만큼 속도 꽉 찼을까. 지금까지 실적만 보면 실속은 별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펀드평가의 이색 펀드 누적수익률(이하 수익률, 1월29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펀드가 시중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펀드는 원금마저 까먹은 상태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펀드는 CJ자산운용의 ‘베리타스퍼스트리콥엔터테인먼트특별자산’으로 5.19%였다. 이어 CJ자산운용의 ‘무비엔조인특별자산1, 2호’가 4%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가장 나빴던 펀드는 이색 펀드의 장을 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강제규&명필름영화투자사모특별자산’였다. 이 펀드는 -16.62%의 수익률을 기록, 맏형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강제규&명필름영화투자사모특별자산2호’도 -1.4%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06년 펀드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우펀드, 미술품펀드, 유전펀드 등도 부진하기 마찬가지였다. 한우펀드의 수익률은 1.87%에 불과했고, 미술품펀드나 유전펀드도 2%대로 정기예금보다 못한 수익률에 그쳤다.

이색 펀드 대부분이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당초 예상과 달리 투자 자산이 실적을 못 내기 때문이다. 영화펀드의 경우 한국 영화 르네상스라는 장밋빛 전망을 보고 투자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대박 영화가 나오지 않으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여타 엔터테인먼트펀드들도 마찬가지다. 한류를 등에 업고 다수의 엔터테인먼트펀드가 출시됐지만 과거만 못한 인기에 드라마나 음악 등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결국 펀드 수익률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한우펀드나 미술품펀드, 유전펀드 등은 투자 자산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거나 늦게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 초기 수익률은 저조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영화, 미술품 등 이색 펀드는 변동성이 커 수익률이 기대보다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색 펀드로 재미만큼 실속도 챙기려면 보다 더 꼼꼼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펀드 투자 자산의 안정성과 수익성은 물론 시장 분석이 가능한 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것.

또 이색 펀드는 대안투자상품으로 집중투자보다는 분산투자를 위해서만 활용하고, 보통 개인 자산의 5~10%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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