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들이 영문 이력서에 ‘학위를 받다’라는 표현을 어떻게 쓰는지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주로 ‘Receive(받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반해, 미국 사람들은 이 단어 외에도 ‘Earned(벌다)’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합니다. 아마 한국 사람들은 학위가 주어지는 것으로 느끼는 부분이 강한 반면 미국 사람들은 스스로 쟁취한 것이라는 느낌을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Earn’과 관련된 영어 단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말은 ‘Earned Luck’이라는 단어입니다. ‘노력해서 쟁취했다’는 것과 ‘운이 좋았다’는 말이 합쳐진 이 말은 ‘작은 거인’, ‘모난 원’과 같이 상반된 개념의 단어가 합성된 것입니다. 우리말로는 ‘쟁취한 행운’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이 ‘Earned Luck’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두 명의 미국 기업인에 관한 일화를 최근 책을 읽다가 발견했습니다. 각각 <Master of enterprises>와 <Andy Grove>라는 책입니다.
<Master of enterprises>는 미국 자본주의 역사 가운데 위대한 기업가 또는 금융인 약 20여 명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앤드류(앤디) 카네기 얘기가 나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였던 카네기는 면화섬유 공장에서 일하다가 전신 회사로 옮깁니다. 그는 전신 회사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전신에 대한 공부를 거의 독학으로 해 냈습니다. 그가 일을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당시 미국 최고의 철도 회사 중의 하나였던 펜실베이니아 철도 회사의 사장 톰 스코트는 그를 채용합니다. 피츠버그의 펜실베이니아 철도 회사에서 일하던 어느 날 선로에 커다란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때 마침 스코트 사장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습니다. 누군가 책임을 지고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모든 사람이 우왕좌왕할 뿐 결정을 못합니다. 이 때 카네기는 각지에서 들어오는 모스부호를 듣고 즉각적으로 사장 이니셜을 활용해 열차 운행에 대한 명령을 각지로 보냅니다. 불과 10대 후반이었던 그는 만약에 잘못됐으면 어떨지 모른다는 생각을 뒤로 접고 과감하게 행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건 그가 모스부호의 해독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신 회사의 사환(모스부호에 나온 내용을 적은 종이를 갖고 전달을 해주는 일)들이 모스부호를 배울 필요도 없었는데도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스부호를 배웠던 것입니다. 카네기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미국 내에서 모스부호 해독표 없이 귀로 듣고 이를 바로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었던 세 번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다른 전신 회사 사환들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면 모스부호 읽는 법을 열심히 배우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결과 회사로서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책임을 지고 나설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톰 스코트 사장은 젊은 카네기를 칭찬하고 다녔고, 카네기는 철강왕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또 한 명의 앤드류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의 회장으로 인텔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앤드류(앤디) 그로브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Andy Grove>라는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헝가리 태생으로 어렸을 때 성홍열을 앓는 바람에 청력을 거의 상실했던 앤디 그로브는 20세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뒤 버클리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유명했던 반도체 회사, 페어 차일드에 입사합니다. 그가 페어 차일드에 입사해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 것도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바로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반도체 개발 문제를 놓고 수식 계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가 포트란이라는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수식 계산 프로그램을 짜서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입니다. 그는 화학공학과 유체역학이 전공이었지만 언젠가 사용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포트란을 열심히 배운 덕분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일반 기업에서는 포트란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포트란이라는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다른 데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에 있어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앤드류 카네기도 그렇고, 앤드류 그로브도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행운의 기회(Luck)가 왔을 때 움켜잡을(Earn)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1999년 한 외국계 기업인으로부터 외국 유학을 다녀올 수 있는 장학금이 있으며, 지원을 하면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조건으로 토플 성적이 필요했는데, 마감이 너무 임박해서 토플 시험을 기한 내에 치를 수 없어 포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 때 토익 강사를 해본 경험도 있는 저는 실제 그 때까지 토플 시험을 칠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영어로 책 읽고 방송 듣고 말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데 왜 호들갑을 떨면서까지 토플 시험을 칠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토플 점수만 높지 영어를 해야 할 상황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을 보면서 토플 점수 무용론을 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회가 왔는데도 확보해 둔 토플 점수가 없어 기회를 흘려보내야하는 제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달 곧바로 토플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저는 그 때 ‘Luck’은 왔지만 이를 ‘Earn’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기회라는 녀석은 앞에는 머리카락이 많은데 뒷머리는 대머리라고 합니다. 앞에서처럼 우리에게는 실제로 많은 기회가 지나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그걸 잡을 수 있는 용기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행운이 왔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으려면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갈고 닦아 놓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설령 모든 사람이 그 무기를 활용하고, 행운을 잡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Earn’과 관련된 영어 단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말은 ‘Earned Luck’이라는 단어입니다. ‘노력해서 쟁취했다’는 것과 ‘운이 좋았다’는 말이 합쳐진 이 말은 ‘작은 거인’, ‘모난 원’과 같이 상반된 개념의 단어가 합성된 것입니다. 우리말로는 ‘쟁취한 행운’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이 ‘Earned Luck’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두 명의 미국 기업인에 관한 일화를 최근 책을 읽다가 발견했습니다. 각각 <Master of enterprises>와 <Andy Grove>라는 책입니다.
<Master of enterprises>는 미국 자본주의 역사 가운데 위대한 기업가 또는 금융인 약 20여 명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앤드류(앤디) 카네기 얘기가 나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였던 카네기는 면화섬유 공장에서 일하다가 전신 회사로 옮깁니다. 그는 전신 회사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전신에 대한 공부를 거의 독학으로 해 냈습니다. 그가 일을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당시 미국 최고의 철도 회사 중의 하나였던 펜실베이니아 철도 회사의 사장 톰 스코트는 그를 채용합니다. 피츠버그의 펜실베이니아 철도 회사에서 일하던 어느 날 선로에 커다란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때 마침 스코트 사장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습니다. 누군가 책임을 지고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모든 사람이 우왕좌왕할 뿐 결정을 못합니다. 이 때 카네기는 각지에서 들어오는 모스부호를 듣고 즉각적으로 사장 이니셜을 활용해 열차 운행에 대한 명령을 각지로 보냅니다. 불과 10대 후반이었던 그는 만약에 잘못됐으면 어떨지 모른다는 생각을 뒤로 접고 과감하게 행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건 그가 모스부호의 해독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신 회사의 사환(모스부호에 나온 내용을 적은 종이를 갖고 전달을 해주는 일)들이 모스부호를 배울 필요도 없었는데도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스부호를 배웠던 것입니다. 카네기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미국 내에서 모스부호 해독표 없이 귀로 듣고 이를 바로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었던 세 번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다른 전신 회사 사환들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면 모스부호 읽는 법을 열심히 배우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결과 회사로서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책임을 지고 나설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톰 스코트 사장은 젊은 카네기를 칭찬하고 다녔고, 카네기는 철강왕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또 한 명의 앤드류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의 회장으로 인텔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앤드류(앤디) 그로브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Andy Grove>라는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헝가리 태생으로 어렸을 때 성홍열을 앓는 바람에 청력을 거의 상실했던 앤디 그로브는 20세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뒤 버클리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유명했던 반도체 회사, 페어 차일드에 입사합니다. 그가 페어 차일드에 입사해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 것도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바로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반도체 개발 문제를 놓고 수식 계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가 포트란이라는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수식 계산 프로그램을 짜서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입니다. 그는 화학공학과 유체역학이 전공이었지만 언젠가 사용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포트란을 열심히 배운 덕분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일반 기업에서는 포트란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포트란이라는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다른 데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에 있어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앤드류 카네기도 그렇고, 앤드류 그로브도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행운의 기회(Luck)가 왔을 때 움켜잡을(Earn)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1999년 한 외국계 기업인으로부터 외국 유학을 다녀올 수 있는 장학금이 있으며, 지원을 하면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조건으로 토플 성적이 필요했는데, 마감이 너무 임박해서 토플 시험을 기한 내에 치를 수 없어 포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 때 토익 강사를 해본 경험도 있는 저는 실제 그 때까지 토플 시험을 칠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영어로 책 읽고 방송 듣고 말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데 왜 호들갑을 떨면서까지 토플 시험을 칠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토플 점수만 높지 영어를 해야 할 상황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을 보면서 토플 점수 무용론을 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회가 왔는데도 확보해 둔 토플 점수가 없어 기회를 흘려보내야하는 제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달 곧바로 토플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저는 그 때 ‘Luck’은 왔지만 이를 ‘Earn’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기회라는 녀석은 앞에는 머리카락이 많은데 뒷머리는 대머리라고 합니다. 앞에서처럼 우리에게는 실제로 많은 기회가 지나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그걸 잡을 수 있는 용기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행운이 왔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으려면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갈고 닦아 놓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설령 모든 사람이 그 무기를 활용하고, 행운을 잡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