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에선 신한금융지주, 코스닥 등록 기업에선 오리콤이 연봉‘킹’
“당신의 연봉은 어느 수준인가”
지난해 상장 기업 591개의 1인당 평균 연봉은 3846만4402원, 코스닥 등록 기업 909개의 평균 연봉은 3034만5098원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특성상 업무에 대한 이해가 높은 상위 직급 위주로 구성돼, 예컨대 10년차 이상의 부장급 혹은 회계사 등 전문직이 많아 연봉 수준이 높아진 것”이라 설명했다.
상장 기업들 중 남자 평균 연봉은 4082만2478원, 여자 평균 연봉은 2536만219원으로 조사됐다. 상위 10개사와 차이는 직원 평균 연봉, 남자 평균 연봉, 여자 평균 연봉 순으로 각각 3350만864원, 3881만6722원, 2756만4618원이었다.
남자 평균 연봉은 직원 평균 연봉보다 120만원 정도 높지만 여자 평균은 직원 평균 연봉에 무려 1300만원가량이나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남자 평균 연봉의 경우 상위사 10개사와의 차이가 4000만원가량 되나 여자는 2700만원가량에 불과해 ‘부익부 빈익빈’은 덜하다고 할 수 있다.

남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봉은 7963만9200원이다. 남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 중에선 무려 6개사가 금융 업종으로 나타나 ‘남자 은행원’이 결혼정보 업체에서 최고의 신랑감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여자 평균 연봉의 상위 10개사는 금융 업종이 휩쓰는 남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와는 달리 다양한 업종들이 자리하고 있다. 여자 평균 연봉 1위는 6100만원을 기록한 벽산건설(근속연수 11.5년). 하지만 벽산건설 관계자는 “전체 급여액을 여직원과 남직원의 비율대로 나눠 여직원의 총급여액을 구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 여직원 평균 연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여직원의 연봉이 평균 이상이긴 하지만 1위라고 하기엔 부족한 듯하다”고 해명했다.
여자 평균 연봉 2위(5502만2000원)는 텔레윈이 차지했다. 작년 매출액 58억원, 직원 수 14명의 ‘꼬마 상장 기업’ 텔레윈은 휴대전화이나 블루투스, DMB 제품의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1989년 내외반도체(주)라는 이름으로 상장해 핵심텔레텍, 텔레윈으로 이름을 바꿔왔다. 텔레윈은 남자 평균 연봉보다 여자 평균 연봉이 오히려 380만원가량 높은 게 눈에 띈다. 남자 평균 연봉 순위는 112위, 직원 평균 연봉 순위는 87위다.
텔레윈 관계자는 “여성 직원의 수가 1년간 변동이 있었음에도 연말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평균 연봉이 높게 파악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여성 직원들이 경력직, 사무직 위주라 실제 수준도 타 기업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라 귀띔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한국프랜지공업도 쟁쟁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여자 평균 연봉 5위에 올랐다. 남자 평균 연봉은 5659만원으로 87위. 전체 평균 연봉 순위는 59위를 기록했다. KT&G와 쌍용자동차, 대우건설도 여자 평균 연봉 10위 안에 들었다.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팬택엔큐리텔은 전체, 남자, 여자 평균 연봉 항목 모두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어 눈길을 모았다. 여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봉은 5292만4900원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담배제조업이다. 하지만 담배제조업에 속한 기업은 KT&G 단 한 기업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1위는 금융업이라 할 수 있다. 금융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5968만5777원으로 전체 직원 평균 연봉보다 64% 높았다. 그 뒤를 전기 가스 및 수도 사업과 코크스, 핵연료 및 석유정제업이 따랐다.
샐러리맨에게 있어 ‘월급봉투’와 함께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내가 얼마나 오래 이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하는 고용 안정성이다. 상장사 중 가장 긴 근속연한를 자랑하는 곳은 바로 비앤지스틸이다. 삼미특수강에서 명칭을 바꾼 비앤지스틸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얼마 전 아나운서 노현정씨와 결혼한 정대선씨의 큰형인 정일선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 규모는 8138억원이다.
조사 대상 기업 전체 직원 근속연수 평균이 8.5년인데 비해 비앤지스틸은 직원들의 근속연수 평균이 21.5년에 달한다. 남자와 여자 근속연수 평균이 각각 21.8년 15.3년으로 모두 톱 10 안에 든다. 직원 평균 연봉 역시 4870만원으로 전체 기업 직원 평균 연봉액보다 1000만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안정적인 고용 조건을 가진 기업으로 평할 수 있을 것이다.
비앤지스틸 관계자는 “주품목인 냉연강판의 제작 특성상 타 기업에 비해 공장 환경이 깨끗하고, 공장 설비 합리화로 1인당 노동 생산성이 높아서 신규 인력의 충원이 적기 때문”이라면서 “노사관계가 안정된 것도 또 다른 이유일 것”이라 설명했다.
직원 근속연수 평균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업들의 평균 연봉을 따져보면 4977만3900원으로 전체 직원 평균액보다 훨씬 높았다. 업종별로는 포스코나 S&T중공업 등 주로 중화학공업이었으며 한국전력공사와 KT&G 등 공기업 혹은 이전에 공기업이었던 기업들도 근속연수 평균 상위 기업 안에 들었다.
5위를 차지한 풍산은 동제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작년 매출액은 1조7504억8520만원, 영업 이익은 1283억9536만원이다. 9위를 차지한 대동공업은 트랙터, 콤바인 등 농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로 올해로 창사 58년을 맞는 장수기업이다. 매출액 규모는 3429억1191만원.
이밖에 남자 근속연수 평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직원 근속연수 평균과 마찬가지로 비앤지스틸이었으며, 여자 근속연수 평균이 가장 높은 기업은 KT&G였다. 각각 22.8년, 19.2년이다. KT&G는 직원 수가 적은 텔레윈이나 여성의 급여를 단순 계상한 벽산건설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인 여자 평균 임금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즉 안정성과 임금 모두 최고의 대우를 여성에게 보장하는 기업이다.

KT&G 관계자는 “경쟁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담배 업종의 특성상 이직률이 낮고, 경영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여성의 근속연수이 길 수밖에 없다”면서 “근속연수이 길다보니 자연스레 연봉도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자 근속연수 평균 상위 10개사의 평균은 19.3년, 여자 근속연수 평균 상위 10개사의 평균은 15.3년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4년 정도 길었다. 조사 대상 전체 기업의 남자 근속연수 평균은 8.9년, 여자 근속연수 평균은 5.3년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기업과의 차이는 각각 9.4년, 10년이다.
한편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 순으로 나타났다. 남자 직원 수가 가장 많은 회사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 순이었으나, 여자 직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하이닉스, 신세계 순이었다.
코스닥 최고 연봉 기업은 오리콤
코스닥 등록 기업 중 최고 연봉을 기록한 회사는 오리콤이다. 광고대행사인 오리콤은 두산그룹 계열사로 작년 매출액은 534억원이다. 특히 오리콤의 여자 평균 연봉 5500만원은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중 최고액을 자랑한다. 남자 평균 연봉은 9000만원으로 코스닥 등록 기업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여자 평균 연봉은 코스닥 내에선 5위다.
오리콤 관계자는 “성과급이 다른 해에 비해 많았고, 주식 보상 비용(스톡옵션)이 함께 포함돼 있어 평균 연봉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직원의 경우 회사의 특성상 전문직과 경력직이 많아 연봉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등록 기업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를 살펴보면 오리콤의 뒤를 한국기업평가, 한미창업투자, 한국기술투자 등이 잇는다. 5위를 차지한 에스에프에이는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공장자동화 설비 업체로 매출액과 영업 이익은 각각 3513억원, 640억원이다.

7위 스카이뉴팜은 제약사, 6위 기산텔레콤은 중계장비 전문 업체, 9위 모티스는 문화컨텐츠와 통신기기 제조 업체, 10위 에프와이디는 디지털 앰프 제조 업체로 상장사에 비해 다양한 업종들이 직원 평균 연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한미창업투자, 우리기술투자, 한국기술투자 등 금융 업종이 코스닥 직원 평균 연봉에서도 강세다.
하지만 에프와이디는 횡령 사고로 지난해 1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자본잠식률이 89.5%에 달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으로, 만약 에프와이디를 제외한다면 직원 평균 연봉이 5922만7668원으로 11위인 하나로텔레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코스닥 등록사의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봉은 6097만4657원이다. 상장사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와의 차이는 1100만원가량이며 코스닥 전체 직원 평균 연봉(3034만5098원)과 3062만9568원의 차이를 보인다. 상장사 전체 직원 평균 연봉과 코스닥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의 차이는 811만9304원.
남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봉은 7886만2102원으로 집계됐다. 1위부터 3위까지는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와 같았으며, 4위는 통신장비 업체인 홈캐스트였다. 홈캐스트의 여자 평균 연봉은 2658만8000원으로 여자 평균 연봉 순위 188위로 남자와 여자의 임금 차이가 뚜렷한 편이었다. 나머지는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와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며, 에프와이디가 20위권으로 밀려난 것이 눈에 띈다. 실질적 11위였던 하나로텔레콤은 6178만9793원으로 24위를 차지했다. 전체 남자 평균 연봉은 3225만50원이었다.
여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평균 연봉은 5547만1647원이었다. 2위인 케이이엔지는 반도체, LCD 공정 솔루션 업체로 LG필립스LCD의 협력 업체다. 작년 매출액 규모는 528억원 규모, 순익은 마이너스 69억원이다. 텔로드는 유무선통신장비 관련 업체이며, 가드텍은 보안 제품 전문 업체다. 에스엔에이치는 통신장비와 게임소프트웨어 제작 업체. 직원 평균 연봉과 마찬가지 이유로 1위 에프와이디를 제외하게 된다면 11위는 한단정보통신이다. 전체 여자 평균 연봉은 2174만714원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상장사와 등록사 간의 직원 평균 연봉 상위 10개사의 차이는 1100만원에 이르지만 상장사와 등록사의 남자 평균 연봉 차이가 100여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 여자 평균 연봉의 차이는 오히려 등록사가 200여만원 높았다.
즉 임금 수준이 높은 등록사는 임금 수준이 높은 상장사에 비해 액수는 적지만, 여자에 대한 대우가 남자 직원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사의 직원 평균 연봉이 상장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전체 직원 중 여자의 비율이 낮다고 파악될 수 있다. 즉 코스닥의 여자 직원들은 고임금을 받는 ‘소수 정예’란 뜻이다.

전체 평균 연봉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보인다. 상장사와 등록사의 직원 평균 연봉와 남자 평균 연봉의 격차는 8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여자 평균 연봉의 격차는 400만원이다. 다만 코스닥 기업에선 여자들이 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선 상장사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즉 전체 직원 평균 연봉보다 상위 10개사 평균 연봉에서 여자가 직원 임금의 평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극히 적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코스닥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여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만 남자를 제치고 고액 연봉자로 올라서기는 상장 기업에 비해 힘드나, 한번 올라서고 나면 상장 기업에 비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코스닥 전체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은 4.1년(남자 4.29년, 여자 3.3년)으로 조사됐다. 상장사의 평균 근속연수 8.5년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