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금성, 세후 수익률, 포트폴리오 꼼꼼히 따지자

자돈의 중요성은 눈사람을 만드는 이치와 같다. 처음에는 작은 눈덩이를 정신없이 굴려도 쉽게 커지지 않지만 어느 순간 허리를 조금만 굽혀도 굴리기 쉬울 만큼의 크기가 되면 눈덩이는 금방 커진다.

자신의 자산을 늘려가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seed(씨앗) money’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자돈은 목돈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특히 소득이 막 발생하기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의경우 우선 종자돈을 만들어야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어떤 방법으로 종자돈을 만드느냐에 따라 미래 재테크 성적은 확연히 달라진다.

게으름과 성급함 모두 위험하다

 돈이 적은 사람들은 투자가 남의 얘기로 들린다고들 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남의 세상 얘기로 들리거나, 본인에게는 별 실효성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종자돈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금이나 펀드로 종자돈 없이 조금씩 모아나갈 때에는 돈이 늘어나는 것도 보이지 않고 별 효과도 없어 보이기가 쉬우므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해지해서 써버리고는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종자돈이 부자가 되는 너무나도 확실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종자돈을 만들기 위해 매월 적립하는 돈은 아예 없다고 생각해야 성공할 수 있다. 또한 2~3년이 아니라 소득이 있는한 매월 소액이라도 좋으니 한 달도 빠짐없이 계속할 수 있는 지구력과 꾸준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막상 돈이 모여도 투자의 실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의 투자 여력이다. 이는 어떠한 투자도 투자 당시에는 확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부담이 생기고 이는 조급한 의사 결정을 내리게 하는 원인이 되어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직설적인 예를 들어보면, 1000만원을 가지고 9000만원을 대출 받아야 하는 상황과 5000만원이 있고 5000만원을 대출 받아야 하는 상황, 그리고 1억원을 가지고 대출 없이 투자를 하는 경우를 가정해 본다면, 요즘과 같이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할 때 과연 어떤 경우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가 가능하겠는지 반문해 볼 수 있다.

 종자돈의 중요성을 투자를 위한 seed money 이상의 의미로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종자돈을 투자의 기회로 활용하는 사람과 종자돈을 만들지 않고, 혹은 만들었더라도 투자에 나서지 않고 지출로 소비해 버리는 사람의 차이는 초기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복리의 효과’가 나타나는 10년 이후에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생에 큰 차이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이다.

초기에는 환금성이 좋은 방법을 선택해라

 종자돈을 만들 때 연령이나 소득 또는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그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소득이 적은 20대 후반에서30대 초반은 이제 자산을 모으기 시작한 때이므로 안전한 금융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은행이나 상호 저축은행의 적금이 좋다).

 처음부터 수익률을 노려서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은 자칫 종자돈을 모으기도 전에 원금이 손실이 나서 주택 마련이나 결혼 자금과 같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자금도 못 만드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1차 종자돈은 안전한 상품으로 우선 구성하고, 그 이후에 다소 여유 자금을 주식형으로 구성하여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2단계 구조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또한 이시기에는 소비보다는 소득 증가율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여유 자금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적인 종자돈 마련도 가능하다. 처음부터 무리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종자돈을 분산할 정도의 자금 규모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에의 투자는 삼가하고 환금성이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본격적인 투자처가 타나났을 때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먼저 찾아라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위험은 바로 부하뇌동형인 무관심 가입자라고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다들 하니까 나도 하나쯤을 해야지 라고 막연히 시작하는 사람들은 결국 해지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관심 가입자는 적절한 상품이나 금리에 관심 없이 금융기관에서 권유한 대로 가입하거나 배우자나 부모님에게 일임하는 경우인데, 단순히 열심히 불입만하면 종자돈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종자돈을 성공적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상품이 필히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대체로 종자돈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그 목적이 분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부채가 있다면, 부채를 먼저 상환하고 난 이후에 적립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적립식도 분산 투자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종자돈 마련 상품은 우선 세후 수익률을 따져 봐야 한다. 많은 적립 상품들 중에는 소득공제, 비과세, 세금우대 등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본 목돈 마련 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또는 펀드(7년, 비과세, 소득공제), 개인연금(소득공제, 비과세), 청약저축(세금우대, 소득공제)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이들 상품을 적절히 분산하여 먼저 갖추어 놓은 다음에 상호저축은행적금 상품이나, 주식 적립형 펀드로 점점 확대해 나간 다면 안정적인 목돈 마련은 물론, 추가적인 투자 수익률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적립 기간도 분산해야 한다.

 물론 절세 혜택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지만, 단점은 적립 기간이 다소 길다는 데 있다. 2년 이상 장기 적립만으로 종자돈 마련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정 부분은 적립 자산의 만기를 1년 단위로 끊어서 분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종자돈의 규모를 처음부터 너무 크게 잡게 되면, 성공하기에도 부담스러울 뿐더러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될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목돈이 모아지면 이를 지속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투자 수단으로 점차 옮겨 가는 방법도 상당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투자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투자 기간이나 투자 대상, 투자 금액이 분산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20~30대 초반의 경우 직장생활을 막 시작하면서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고 성급히 투자에만 매달리는 사람은 10년 후에는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 즉, 30대 말이나 최소한 40대 초에 자신의 재무상태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소액이나마 투자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지만, 돈을 재테크의 궁극적 목표로 정한다면 투자는 악순환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재정적 안정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