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돈을 한꺼번에 주식펀드에 투자한 경우: 인프라 펀드나 부동산 펀드를 추가 고려

● 주가가 바닥일 때 펀드에 투자하려는 경우: 증권사 CMA에 목돈을 넣고 조금씩 투자

●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 주가 하락 시 투자자금 늘리기

● 새롭게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려는 경우: 지금이 적립식 투자의 적기

“매일 신문에 ‘이제는 끝났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와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라도 주식펀드에서 자금을 빼야 하는 게 아닌가요?” 며칠 전 한 투자자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실제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부실 문제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이후 시장은 깊은 불안에 빠졌다. 특히 가파른 주가 상승에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든 많은 투자자들이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의 조정을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던 투자자들 역시 막상 급락에 놀라 어떻게 할지 방향을 못 찾고 있다. 그런데 과거 시장의 오랜 경험을 되돌아보면 안 좋을 때는 한없이 안 좋은 이야기만 나온다. 반대로 좋을 때는 한

없이 좋은 이야기만 나오는데 이런 흐름이 시장의 기본적인 생리인 듯하다. 따라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흐름에 밀려다니기보다 역행하는 과감한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이는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 

서브프라임 부실 확산 장기적으로 보면 기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미국 모기지 회사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부실 차입자들에게 높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 준 데서 비롯됐다. 금융 회사들끼리 서로 경쟁적으로 대출에 나서면서 불건전 대출까지 양상하게 된 것이다. 이때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기반으로 일종의 증권을 발행했고 이 수익률 좋은 증권에 글로벌 대형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대거 투자한 것이 연결 고리가 됐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게다가 대출 금리까지 올라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해 연체가 늘면서 대출해준 금융 회사들의 부실로 이어졌다. 증권에 투자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역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게 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던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이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마치 지난 2003년 우리나라의 카드사태와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당시 카드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카드 발급을 남발했다가 카드 부실 사태로 번졌다.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카드가 마구 발급된 것이 그 원인이었다. 결국 부실 자산이 크게 늘었고 카드 회사의 부실이 전체 금융시장으로 번지면서 불안의 나락으로 빠졌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조정으로 카드사태는 일단락됐다. 물론 그 후유증은 한동안 계속돼 왔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와 같은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 유예) 선언으로 파산을 맞게 됐던 롱텀캐피탈(LTCM) 사태 역시 유사했다. 대형 헤지펀드의 하나였던 LTCM은 차입을 통한 파생 금융 상품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러시아 모라토리엄 충격으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자본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피해 규모가 드러나면서 철옹성 같던 미국 금융시장마저 흔들리게 됐다. 당시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사카키 바라 차관에게 “세계가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메모를 보내 사태의 절박함을전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FRB)은 주요 은행을 불러 모아 LTCM에 대한 구제금융책을 내놓았다. 또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하는 등 물불 가리지 않는 긴급 조치를 취해 결국 시장을 안정시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금방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대출 담보 자산을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증권을 발행하는 과정 등을 거쳤기 때문에 부실에 따른 피해액이 정확히 얼마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FRB와 유럽 중앙은행(ECB) 등은 긴급 자금을 방출하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확산되자 적극 개입하고 나섰다. 결국 전문가들은 시간이 문제일 뿐 사태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전망이다.

 우리가 산 위에서 바다를 보면 거대한 파도도 고요하게 보인다. 멀리 하늘 위에서 육지를 보면 한눈에 모든 것이 들어온다. 이를 스칸디나비아항공 얀 칼슨회장은 ‘헬리콥터 뷰 (Helicopter View)’라고 불렀다. 어려울때 일수록 일희일비하지 말고 미래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멀리 크게 보면 단기적인 변화는 작게 보이기 마련이다. 나쁠 때 좋아질 것을 대비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 성공적인 펀드 투자의 방법이다.

변동성 큰 주식대신할 투자대상 찾아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러한 시장 불안기에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역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2001년 벌어졌던 9?11테러 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뉴욕시 한복판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여객기 두대가 날아와 부딪혔다. 전 세계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뉴욕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전문가들은 1930년대 이래 최대 공황에 빠져 고통이 오랜 기간 계속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하지만 결국 그 공포는 열흘을 가지 못했다. 주가는 다시 힘차게 상승했고 언제 공황을 걱정했냐는 듯 정상으로 돌아갔다. 다만 테러에 놀라 주식을 판 사람만이 손실을 입었을 뿐 이었다. 따라서 시장 불안기에 함부로 펀드를 환매해 시장에서 빠져 나온다면 손실만 확정지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목돈을 한꺼번에 주식펀드에 투자한 경우다. 특히 올해 초 가파르게 상승하는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로‘뒤늦게’ 목돈을 넣은 투자자의 고민이 깊다. 이 경우 자

신의 자산을 주식과 채권으로, 혹은 국내나 해외펀드 등으로 분류해서 적절하게 나눠져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있다. 투자자산이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몰려 있다면 이를 일부 줄이고 다른 유형 등으로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같은 주식펀드라도 운용하는 스타일에 따라 나눠서 비중을 조정한다. 이 경우 주식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인프라 펀드나 부동산 펀드를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주가가 바닥일 때를 기다렸다가 새롭게 목돈을 펀드에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있다. 이는 주식시장을 예측해서 적절한 시기에 목돈을 투자하려는 것인데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목돈을 한꺼번에 펀드에 투자하기 보다는 증권사 CMA(자산관리 계좌)에 목돈을 넣고 조금씩 자금이 펀드로 옮겨가도록 자동이체를 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것이다.

 셋째, 이미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다. 적립식 펀드는 주가의 움직임이 클수록 투자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

려 주가가 떨어졌을 때 투자자금을 늘리는 ‘투자의 역발상’이 요구된다.

 넷째는 새롭게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려는 경우인데이 역시 주저할 필요가 없다. 적립식 투자는 가입 후 일정기간 동안 주가가 떨어진 다음 환매할 때쯤 상승선을 타는 ‘V’자 유형일 때 수익률이 가장 높다. 따라서 어느정도 조정이 우려되는 요즘과 같은 상황이 오히려 적립식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주식펀드에 지나치게 몰려 있거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프라 펀드나 부동산 펀드와 같은 다른 대체 펀드(Alternative Assets)에 대한 추가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이들 대체 펀드를 통해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인프라 펀드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인프라(Infra-structure)’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인프라는 한 나라의 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시설이나 제

도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동력이나 에너지, 관개시설, 도로, 항만, 공항, 교통·통신시설 등의 산업 기반과 학교, 박물관, 병원 등의 시설물 등을 말한다. 인프라 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 건설은 10~20년 장기로 투자해야 하지만 6~7% 안팎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치 예금에 돈을 넣어 놓고 이자를 받듯이 한 번 큰돈을 들여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만들어 놓으면 일정기간 동안 높은 통행료를 받는 식이다. 또 인프라 펀드는 사회 경제적 으로나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충격이 발생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도로나 다리를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인프라 펀드는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 등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프라 펀드는 물가가 상승하면 통행료 등을 같이 올리기 때문에 펀드 수익 역시 함께 올라간다. 결국 인프라 펀드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피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급속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의 경우 열악한 인프라 시설이 인도의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인프라 산업에 대해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인도에서 예상되는 인프라 투자 규모는 약 1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역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0년까지 약 2000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대륙의 철도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며 도로, 항만, 발전소, 통신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힘을 기울여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의 확대는 인프라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또 하나의 대체 펀드인 부동산 펀드는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부동산 사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수익을 올려 다시 투자자에게 성과를 돌려주는 금융 상품이다. 최근 부동산 펀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으로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의 상당수는 개발형이나 임대형보다 개발 사업에 자금을 빌려 주고 이자를 받는 대출형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는 상장된 외국 리츠(REITs)에 재투자하거나 상장된 부동산 개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가 많다.  지난해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직접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차이나1호’가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의 대형 건물을 매입한 바 있다. 올 초 설정된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부동산펀드(맵스리얼티1호)’의 경우 증권시장에 상장돼 주식을 사듯 언제든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때는 첫째,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관리할 전문 인력을 충분히 갖췄는지 따져야 한다. 그리고 운용사에서 밝힌 전문 인력들이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도 체크포인트다.

 둘째, 제 아무리 각종 안전장치를 설계해놓았다고 하더라도 사업 자체가 부진하다면 결국 부동산 펀드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동산 펀드가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있는 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인프라 펀드와 부동산 펀드 등은 어디까지나 자산 배분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한 한 주식이나 채권 펀드 중심으로 투자 자산을 장기간 운용하고 다른 투자 대안과 함께 분산 투자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요즘과 같은 시장 불안기에 안정적인 투자 수단을 갈망하지만 현실에서 안정적으로 높은 성과를 주는 상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어떤 자산에 투자하든 그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성과가 변하는 것이 바로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시장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란 꿈에나 있을 뿐이다. 다만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를 통해 서라야 안정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성격이 다른 상품으로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다. 적절한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구조를 만들어 놓는 다면 한쪽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한쪽에서 얻은 이익으로 전체적인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불안기, 함부로 움직이기 보다는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